소프트 로보틱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로봇 기술로, 전통적인 단단한 로봇들과는 다르게 로봇이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휘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로봇들은 본질적인 부드러움과 유연성으로 인해 인간이나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접촉시 부상 위험을 크게 줄여주어 사람들이 거부감을 덜 느끼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빅 히어로 6" 영화에 나오는 풍선 같은 로봇 베이맥스는 친근하게 보이며, 사람을 안거나 들어올리는 동작을 할 때 사람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런 장점들로 인해 소프트 로보틱스는 의료 분야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소프트 로보틱스를 적용한 의료 기기로는 신체를 감싸면서 움직임이나 힘을 보조해주는 웨어러블 기기, 몸안에 이식되어 장기나 내부 구조를 보조하는 이식기기, 신체 내 특정 치료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혈관 등의 관 속을 탐색하는 카테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기들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을 우선시하는데, 이는 소프트 로보틱스의 유연성과 안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본 연구자는 이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로, 심부전을 겪는 환자를 위해 폐동맥을 감싸고 심실내 압력 조절을 보조하는 electrohydraulic vascular compression device (e-VaC) 소프트 구동기를 개발했습니다 (Fig 1). 심부전을 겪는 환자는 심실 내의 압력이 높거나 낮을 수 있습니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폐동맥에 소프트 구동기를 감싸서 폐동맥을 눌러줌으로써 우심실 내의 압력을 조절하는 기기를 개발하였습니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의 사이클을 반복하는데, 심장이 수축했을 시 심실 내 압력이 최고가 되고, 이완했을 시 압력이 최저가 됩니다. 만일 환자의 심실 최고 압력을 높이고자 한다면, 수축기때 구동기가 폐동맥을 압박하면서 최고 압력을 높일 수 있고, 반대로 최고 압력을 낮추고자 한다면, 이완기때 구동기가 폐동맥을 압박하여 co-pulsation 효과를 줌으로써 수축기때의 최고 압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Fig 2). 부드럽고 유연한 재료로 만든 구동기를 활용하였기 때문에 폐동맥과 안전하게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또한,소프트 로보틱스는 인간의 피부와도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햅틱 기기에 자주 사용됩니다.


 

본 연구자는 원격으로 바늘을 환자 몸에 삽입하여 생체검사나 약물주입과 같은 시술을 할 때, 바늘이 얇은 막을 뚫는 느낌을 의사에게 전달해줄수 있는 햅틱 기기를 개발하였습니다 (Fig 3, 4).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한 소프트 구동기를 제작하여, 의사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의 피부를 스트레치 시킴으로써 바늘이 받는 힘을 느끼게 해주는 햅틱 기기를 개발하였습니다.

바늘 시술 경험이 있는 영상의학과 대상으로 유저스터디를 진행하였는데, 본 연구진이 개발한 햅틱기기를 사용했을시 시각정보 없이도 98% 확률로 얇은 막을 뚫림을 인지하였습니다 (Fig 5).

사용한 실험 셋업은 Fig 6에서 볼수 있습니다. 이로써, 햅틱기기 개발을 통해 원격 바늘 시술의 정확도를 높일수 있는 가능성을 검증하였습니다.

이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재료를 활용한 소프트 로보틱스 기술은 근본적으로 사람과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 로보틱스 기술이라고 하여 모든 의료 분야에 적합한 것은 아니며, 전통적인 강성 로봇보다 정밀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현재의 소프트 로보틱스 기술은 높은 정밀성보다는 안전성을 요구하는 작업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