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우주 발사체 개발 동향
김채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 UAM(Urban Aviation Mobility), 로봇, 인공지능 AI등이 활발히 개발되어 상용화되기 시작하였다. 자율 주행, 통신, 인공지능에서 중요한 것은 그래픽 카드와 같은 반도체와 데이터 처리 속도이다. 그런데 이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기 위해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인공위성이다. 인공위성은 GPS로 우리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장비의 통신기기의 신호를 주고 받으면서 인공위성이 있는 곳에는 통신 사각 지대가 사라지고 있다. SpaceX가 시도하고 있는 Star-link 역시 이런 인공위성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프리카와 같은 저소득 국가에 값싼 통신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와 같은 이류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공위성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위성 산업은 2011년 1760억 달러에서 2020년 2710억달러로 10년가 53% 성장을 하였다[1]. 특히 소형 위성 발사와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2020년에 발사된 위성은 총 1282기로 2019년이 비해 808기가 증가하였다. 큐브 위성이나 소형급 위성의 경우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군사 위성, 기상 위성과 같은 특수 목적이 아닌 이상 소형급 인공위성으로도 통신이나 다른 목적의 운용이 가능해졌으며, 소형 인공위성을 이용한 군집이나 집단 운용 등을 이용한 운용 방법들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2031년까지 총 170기의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이와 같이 위성발사라는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발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매번 발사를 위해 새로운 발사체를 조립하고 발사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고비용이 소모된다. 따라서 재사용 발사체를 사용하여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SpaceX의 Falcon 9이나 Falcon Heavy가 보여주는 발사체의 재착륙 영상은 10년전만 해도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많은 국가에서 연구하던 재사용 발사체라면 보통 낙하산을 사용하여 회수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연구되었고 낙하산의 재질이나 하중 제한으로 소형 발사체나 캡슐 정도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런 이유로 우주탐사 모듈의 지구 재진입시 감속을 위해 사용했던 낙하산 외에 발사체에 사용된 경우는 거의 없다. 낙하산 방식 외에 재사용을 위해 활강을 하는 방식을 채택한 발사체가 있는데 바로 Space Shuttle이다. 1981년에 NASA에서 개발한 Space Shuttle은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에 사용된 최초의 재사용 우주 비행선이다[2].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RS-25 엔진 3개를 사용하며 이륙시 고체 부스터 2개를 사용하였다. 현재 RS-25엔진은 NASA의 달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에서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초대형 발사체인 SLS의 엔진으로 다시 재사용 중이다. Space Shuttle은 다들 알고 있는 것처럼 비행기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기에 우주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 때는 지구 대기권에서는 활강을 하면서 수평 착륙을 하게 된다. 이 때문에 활강 시 대기 마찰로 인해 고열이 되는 하부는 방열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Space Shuttle은 활강 방식으로 재사용이 되었고, 발사에 사용되는 고체 부스터는 낙하산을 사용하여 바다에 낙하하면 회수하여 재사용하였다. Space Shuttle은 총 5대가 제작되었으며 마지막 비행까지 135회 사용되었다. 고체 부스터는 낙하산을 사용하여 바다에 추락하면서 이를 회수해서 다시 수리하고 정비해야 하며, Space Shuttle 역시 활강하면서 고온에 노출되고 비행기와 같은 구동 장치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비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었다. 또한 챌린저호나 콜롬비아호와 같은 폭발 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가 자주 발생하자 2011년에 퇴역하였다. 미국 정부에서는 Space shuttle의 퇴역과 함께 발사체의 발사 비용을 줄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때 선정된 업체가 SpaceX와 Blue Origin이다. SpaceX의 Falcon9 1단의 경우 재사용으로 인해 단일 발사에 비해 1/3비용을 줄였고, 전체 발사 비용의 58% 정도 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aceX는 2015년 12월 Falcon 9의 수직 착륙 시험이 성공하면서 이후 상용화에 성공하였다[3]. 2023년 6월 현재 231번의 발사와 189번의 착륙, 165번의 재비행을 성공하였다. Falcon 9의 변형된 버전인 Block 5을 개발하여 star-link 프로젝트를 위한 여러 소형 위성 발사에 사용되고 있다. Falcon 9은 그리드 핀, TVC, 질소 RCS를 사용하여 자세 제어를 하며 착륙시에는 4개의 다리(landing leg)가 내려와 지상에 착륙을 한다. Falcon Heavy는 대형 우주발사체로 2단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Falcon 9과 같은 Merlin 1D 엔진을 사용한다. 1단은 9개의 Merlin 1D 엔진을 2단은 2개의 Merlin 1D 엔진을 사용하였다. 2018년에 최초 테스트에서 부스터로 사용된 2개의 부스터의 재착륙을 성공하였고, 2019년에 1단 로켓도 재착륙을 성공하였다. 현재 Falcon Heavy는 6번의 발사와 11번의 착륙, 8번의 재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Starship은 달, 화성에 인간이나 물자를 보내기 위해 개발된 초대형 발사체이다. Starship과 Super Heavy 로켓이 결합된 높이는 120 m이며, 100~150 톤을 탑재할 수 있다. Starship은 50 m 길이에 지름 9 m이며 추진제는 약 1200 톤을 실을 수 있으며 추력은 1500 tf이다. Starship과 Super Heavy에 사용되는 Raptor엔진은 메탄-산소의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이며, 추력은 Merlin 1D의 2배이고, 재사용이 가능하다. Starship은 SNxx로 발사부터 재착륙 시험이 진행되었다. 메탄이라는 기체를 사용하다 보니 추진제의 누설이나 안정성 문제로 여러 번의 폭발이 있었다. 2021년 3월 5일에 SN15 기체는 성공적으로 재착륙을 하였다. Falcon 9의 지상 재착륙을 위한 비행에서 공력제어를 위해 사용되는 자세 제어 시스템은 엔진 짐벌(engine gimbal), 그리드 핀(grid fin), 질소 RCS(reaction control system) 3가지가 있다[4]. 엔진 짐벌은 대부분의 발사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다. TVC(thrust vector controller)라고 불리며 유압시스템으로 엔진에 연결된 축을 움직이며 엔진의 추력 방향을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질소 RCS는 진공 상태에서 주로 작동되는 시스템으로 발사체 측면에 있는 노즐을 통해 질소를 분사하여 발사체의 자세를 제어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의 자세 제어나 궤도 변경에 사용되는 추진시스템으로 콜드 가스(cold gas)를 사용하기 때문에 진공인 고고도에서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그리드 핀은 질소 RCS와 달리 대기 상태에서 작동을 한다. Falcon 발사체 상단에 4개의 그리드 핀이 장착되어 있으며 공기 저항에 의해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진공상태에는 작동되지 못한다. 특히 그리드 핀은 천음속과 초음속에서 충격파로 인한 저항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는 공기가 압축이 되면서 핀 사이를 공기가 지나지 못하고 핀 전체가 하나의 판과 같은 저항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체 길이는 18 m이며 1단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단 상단에는 사람이 탑승가능한 Capsule이 탑재된다. 2021년 7월 20일에 처음으로 사람이 탑승한 Blue Origin NS-16을 성공적 수행하였으며, 10분간 우주에서 비행을 하고 귀환하였다. 2021년 7월과 2022년 8월에 6명이 탑승한 우주 비행을 하기도 하였다. New Shepard는 수소 기반 엔진인 BE-3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엔진의 추력은 490 kN, 비추력은 141 초이다. 현재까지 23 번의 발사 중에 21 번을 성공하였고 21번 재착륙을 성공하였다. 재착륙을 위한 시스템은 SpaceX와 다소 차이가 있다. New Shepard는RTLS(Return-to-Launch-Site) 방식이지만 발사되어 목적 고도에 올라간 후 Falcon 9처럼 자세를 전환하는 게 없다. 그렇기에 질소 RCS도 기체에 보이지 않는다. 발사된 궤적에서 그대로 다시 재진입을 하기 때문에 Ring과 Drag Brake가 상단에 위치한다. 즉 New Shepard는 직선으로 발사되어 올라가면 그 자세 그대로 내려오게 되며 Wedge Fin이라는 발사체 아래 부분에 위치한 Fin과 엔진 TVC를 사용하여 자세 제어를 하면서 하강하며 Drag Brake를 펼쳐서 감속을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이와 같은 Fin은 마하 4의 초음속에서도 자세 제어가 가능하다. 랜딩 기어 역시 Falcon 9이 사진기의 삼발이 형태라면 New Shepard는 바이러스의 다리와 같은 형태를 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구 재진입 후 발사장에 재착륙하는 방식은 발사장 근처에서 착륙하는 RTLS(Return-to-Launch-Site)과 해상 바지선에 착륙하는 ASDS(Autonomous Spaceport Drone Ship) 방식이 있다[6]. 이 2가지 착륙 방식은 SpaceX의 Falcon 발사체의 재착륙으로 선보였던 방식이다. RTLS, ASDS 모두 flip maneuver, boost-back burn, landing guidance의 재착륙을 위한 기동이 필요하다. RTLS와 ASDS 모두 발사 후 비행 방식은 유사하다. 발사 후 탑재체가 분리되면 부스터를 사용하여 kick turn을 하여 일정 구간 상승 비행을 하며 flip maneuver를 하며 부스터 역추진을 통해 지구 대기권 재진입을 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게 된다. 즉, 발사할 때와 비슷하게 엔진이 지면을 향하도록 자세를 세우는 것이다. SpaceX 같은 경우는 그리드 핀을 사용하여 탄도 비행을 하면서 방향을 잡으면서 공력 감소를 하게 된다. 하지만 Blue Origin의 New Shepard의 경우는 kick turn이 없으며 발사 경로에서 발사체의 방향 전환 없이 그대로 지구로 재진입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RTLS와 ASDS의 경우 페이로드를 분리하고 나서 궤적의 차이가 발생한다. RTLS는 발사장 근처의 재착륙장으로 비행을 하기 때문에 kick turn을 크게 하여 발사 궤적과 유사하게 재착륙 지점으로 이동하며 부스터 역추진으로 착륙을 하게 된다. ASDS는 바지선이 발사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궤도 진입 자세를 잡을 경우 flip maneuver을 통해 포물선 궤적을 그리면서 재진입을 하게 된다. 즉, RTLS는 부메랑이 날라 가다가 어느 지점에서 운동 방향이 변경되어 돌아오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며, 역추진 부스터와 그리드 핀을 사용하여 방향이 전환된다. ASDS는 발사 궤적에서 역추진 부스터로 궤적을 살짝 바꿔서 포물선 궤적으로 해상의 바지선으로 향하게 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2단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메탄엔진을 사용하는 산소과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인 Archimedes을 사용하고 있다. 높이 42.8m, 무게는 480톤이다. Rocket Lab은 SpaceX의 Falcon 9을 경쟁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SpaceX가 매 발사비용에 6700만 달러가 소요되는데 Rocket Lab은 5000만 달러를 목적으로 재사용 로켓을 개발 중이며 24시간 안에 발사가 가능하도록 계획 중이다[8]. Neutron의 특이한 점은 2단과 페어링이 발사체 내부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목적 고도에 도달했을 때 1단 앞부분이 열리면서 2단과 함께 페이로드가 분리되어 추진되어 나아간다. 열렸던 앞부분은 다시 닫혀 지구로 재진입하여 착륙을 하게 된다. 2022년 9월에 1단 엔진은 7개에서 9개로 수정되었고 이때 가스 발생기에서 다단연소사이클엔진으로 변경되었다. 이로 인해 같은 추력 대비 터빈의 온도를 낮추었으며, 다른 비슷한 추력의 엔진에 비해 연소실 압력을 현저히 낮추어 비용대비 성능을 높였다. 발사 장소는 NASA의 MARS(Mid-Atlantic Regional Spaceport)이며 2024년에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Relativity Space는 특히 3D 프린팅 기술로 발사체의 엔진부터 주요 부품과 단까지 제작하는 곳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미 축소형 모델이라 할 수 있는 Terran 1을 2023년 3월에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최대 동압 구간을 지나가는 데 성공하였지만 2단 분리에는 실패하였다. Terran R은 2021년 6월에 공식적으로 개발을 발표하였다. Terran R은 지구 저궤도에 23 kg의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으며, 성능 확장이 된다면 33.5 kg까지 페이로드 중량을 늘릴 수 있다. 1단 엔진은 13개의 메탄엔진인 Aeon R을 사용하며 2단 엔진 역시 진공 추력을 높은 Aeon R Vac 엔진을 사용한다. 현재 Falcon 9보다 지구 저궤도에 보낼 수 있는 페이로드를 33.5 톤까지 더 늘릴 예정이다. 2022년 7월에 Impulse Space와 합작하여 2026년에는 Terran R을 통해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예정이다. SpaceX라는 기업이 Falcon 발사체로 재착륙을 성공하면서 시작된 재사용 발사체는 발사체 시장의 발사 단가를 낮추었다. 특히 소형 발사체 분야에서는 기존의 1회용으로 발사되는 발사시스템은 시장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나라와 기업들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재사용 발사체를 위해서는 비행 제어 뿐만 아니라 로켓 엔진의 추력 조절이나 재점화와 같이 기존의 발사체에 비해 시스템이 복잡해지게 된다. 그리고 SpaceX가 보여준 초기 개발 모델들처럼 이륙, 비행, 재착륙과 같은 과정에서 폭발 위험이 많기에 쉽게 구현해볼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누리호의 연속적인 성공이후 발사체 시장 경제성을 위해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재사용 발사체 연구도 포함되어 있으며, 민간 업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소형 발사체들도 재사용 기능을 같이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개발되는 대부분의 발사체는 재사용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도전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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