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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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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신축 정전발전소자: 손가락 터치로 발생하는 정전기를 전기 에너지로
이영훈(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람의 욕구와 기술의 발전이 맞물려 다양한 전자제품들이 소형화되고 가벼워지며 사람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점점 가벼워지고 얇아지는 핸드폰이 이제는 시계 형태로 구현되고, 이미 안경 형태로도 제작되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스마트 콘택트 렌즈 기술 확보를 위해 굴지의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Fig.1).



그런데 잔자제품이 인체 부착형으로 구현되기 위한 과정에서 다양한 해결해야할 이슈들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소재가 큰 이슈가 될 수 있다. 가벼워야 하며 인체의 움직임에 이물감을 주지 않기 위해 부드러운 소재여야 한다. 나아가서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의 경우 부착한 뒷면의 시각정보 전달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투명해야 한다. 그리고 소재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파워소스 이슈이다.

전자제품이 휴대가능 해지기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서 건전지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건전지는 소형화될수록 패키징 이슈로 인해 건전지 용량이 현저히 낮아지고, 가벼워지거나 혹은 차세대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위해 유연한 소재가 활용되면 그 용량은 눈에 띄게 감소한다. 따라서 전자제품이 인체부착형이 되기 위해서 소재와 전력 공급원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건전지가 작아지고 가벼워질수록 건전지의 용량 또한 작아지고 그만큼 1회 충전 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베터리를 지속적으로 충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완벽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건전지의 낮은 용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 전력원으로서 가볍고 지속가능한 전력 공급원인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태양광 발전, 태양열 발전, 압전 발전, 열전 발전 등 다양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인체의 움직으로 마찰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정전발전(Triboelectric nanogenerators)이 주목받고 있다. 정전 발전은 대전(Contact Electrification)과 정전기 유도(Electrostatic induction) 현상을 기반으로 기계적인 마찰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Fig.2).



쉽게 말해, 건조한 겨울철 종종 발생하는 정전기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정전발전에 대한 자세한 설명 ‘정전발전 소자: 정전기를 전기 에너지로’를 참고 바란다). 구조가 간단하고 몇 장의 필름으로도 손쉽게 제작 가능하여 보행 시 발생하는 마찰을 활용하기 위해 신발의 깔창으로 적용되기도 하고 심장 박동의 지속적인 움직임을 활용하기 위해 심장 주변부에 부착하기도 한다.

최근 물방울만으로도 약 100 Vpp가량 전압을 생성하는 정전발전 기술이 제시되며 정전발전의 상용화를 위한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 정전발전 기술이 인체 부착형 전자제품에 적용되어 건전지를 대체하거나 건전지의 부족한 수명을 보조해줄 수 있다면 인체부착형 전자제품이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정전발전 소자가 인체 부착형이 되기 위해서는 가볍고 얇을 뿐만 아니라 인체의 움직임에 이물감을 주지 않기 위해 부드러운 소재여야 한다.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하며 전자제품의 일부로서 내구성을 지녀야한다. 나아가서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와 같이 부착한 뒷면의 시각정보를 가리지 않기 위해 투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세계 많은 연구진들이 투명성, 신축성, 내구성이 있는 정전발전 소자 개발을 위해 노력해왔다.



정전 발전소자가 인체부착형이 되기 위해서는 얇아져서 플렉서블(flexible)해지고 나아가서는 신축성을 지녀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들며 인체의 움직임에 이물감을 주지 않을 필요성이 있다. 최근 정전발전 소자에 신축성을 부여하기 위한 소재로 대전체로는 절연성을 지닌 고무 계열의 재료들이 이용되어왔다. PDMS (Polydimethylsiloxane), EcoFlex, Dragon skin 등의 엘라스토머(Elastomer)가 대표적인 예시이며 이들의 낮은 모듈러스 (Modulus; ~1 MPa)와 높은 신축성 (100%~)을 지닌 점에 착안하여 이를 정전발전 소자의 대전체로 이용해왔다 (Fig.3a).

인체에서 발생하는 고관절의 최대 신축성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신축성임을 알 수 있다. 정전발전 소자의 소재로 대전체와 함께 쓰이는 전도체의 경우, 기존에 흔히 쓰는 금속 전극으로는 신축성을 확보하는데에 한계가 있어서 금속을 물결 형태로 패터닝(Patterning)하는 접근들이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에는 카본 그리스 (Carbon grease)나 액체금속(Liquid metal), 은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와 같은 액체 형태의 전도체들이 정전발전 소자의 신축성 확보를 위해 전도층으로서 사용되어 왔다. 다만, 재료의 특성상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지는 못해 여전히 웨어러블 소자로서의 개발 방향을 남겨두었다.



정전발전 소자를 인체에 부착 시 소자 뒤의 시각 정보 전달을 방해할 수 있다. 또한 미적 측면에서 소자가 지저분한 색을 가진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에서 멀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신축성 확보 못지않게 투명성 확보를 위한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졌다. 대전체의 경우 PDMS와 같은 투명 소재가 이미 많이 활용되어 온 반면, 투명 전도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였다.



최근 ITO, 그래핀(graphene), 은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카본나노튜브 (Carbon nanotube) 등을 얇게 만들어 육안상 투명한 특성을 보이는 점에 착안하여 신축성이 높진 않지만 이들을 정전발전 소자의 전도체로 활용해왔다 (Fig.3b). 이를 통해 약 90%의 높은 투명성을 확보하며 투명한 정전발전 소자 역시도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왔다.



정전발전 소자가 인체에 부착되어 인체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기계적인 에너지를 수집하는 경우, 인체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소자 뒤의 시각 정보를 가리지 않는 등 이물감 없이 자연스럽게 인체에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축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지닌 정전발전 소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투명성과 신축성을 지닌 전자 제품(Electronic device)을 개발하기 위해 기능성 폴리머인 하이드로젤(Hydrogel)이 적용된 연구가 2013년 제시되며 하이드로젤의 다양한 응용 가능성 주목받고 큰 화제가 되었다 [10]. 이를 바탕으로, 신축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지닌 정전발전 소자가 2018년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되었다 [11].

하이드로젤은 다량의 물을 머금은 폴리머 네트워크이다. 폴리머 네트워크가 친수성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다량의 물(80%~)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투명도(99%)를 가질 뿐만 아니라 다량의 이온 역시도 함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온 전도성(1 nS/m ~ 1 mS/m)을 부여할 수 있다. 이온 전도 기반의 정전발전은 ‘대전’ 현상과 하이드로젤 내 이온의 ‘정전기 유도’ 현상을 기반으로 전력을 만들어낸다. ‘대전’의 경우 기존 전자 기반의 대전현상과 같으며, 정전기 유도 현상에서 기존에는 전도체 내에 charge carrier가 전자였다면 하이드로젤을 기반 정전발전 소자의 경우는 ‘이온’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Fig.4의 (c) 와 (d)에서 볼 수 있듯이 물체와 소자 사이의 간격이 가까워지고 멀어짐에 따라 소자에 쌓인 전자가 아래층의 하이드로젤 내 음이온을 전기적으로 밀어내고 회복하며 교류 형태의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Fig. 4c,d). 이 과정을 통해 생산하는 순간전압이 최대 약 600 Vpp까지 도달했으며 금속 전도체를 이용한 정전발전 소자와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다.



본 연구에서는 정전발전의 구성요소인 대전체 역시도 투명/신축 소재인 PDMS로 활용하면서 전도체로서 하이드로젤을 성공적으로 적용하여 투명/신축성을 동시에 지니는 정전발전 소자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정전발전 소자의 투명도는 약 99%이며 신축성은 본래 길이의 약 4.5배까지 늘어난다. 하이드로젤이 물로 덮혀 있는 구조이고 PDMS와 서로 다른 젖음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 두 소재를 안정적으로 붙이는 것이 큰 이슈이다.



접착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아무리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이용하였다고 하더라도 변형이 가해질 시에 쉽게 소자 내 층(Layer) 간의 탈착(Delamination)이 일어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불안정한 접착문제를 해결하기위해 Benzophenone을 이용한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였다. 두 소재가 늘어나고, 접히고 구겨지는 등의 변형이 가해져도 여전히 벗겨지는 현상없이 서로 잘 붙어있는 내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Fig.5).



나아가서 정전발전 소자의 발전 원리 상 물체와의 계속적인 마찰이 있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오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에 따라, 아무리 정전발전 소자가 높은 투명도를 가지더라도 표면이 오염되고 먼지로 덮여서 더러워진다면 그 투명한 특성이 크게 퇴색된다. 본 연구에서는 투명한 정전발전 소자에 자가세척(Self-cleaning) 기능을 적용하여 높은 투명도를 유지하고자 하였다. 오염된 표면에 물을 뿌려주면 물방울이 굴러 떨어지며 먼지들을 세척되어 나가도록 만든 것이다. 정전발전 소자 외곽 표면에 표면에너지를 낮추어주는 특수 코팅 (Heptadecafluoro-1 1 2 2-tetrahydrodecyl trichlorosilane; HDFS)을 하였다 (Fig.6).



특수 코팅에 사용한 HDFS는 다량의 Fluorine기를 가지고 있어 표면 에너지를 낮춰주었고 이로인해 물방울과 정전발전 소자 간의 인력을 낮추어주어 잘 굴러 떨어지게 만들어 주었다. 그 결과 표면 코팅 처리가 되지 않은 소자에 비해 표면 코팅이 잘 된 소자의 표면에서 더 효율적인 세척력을 보여주었다 (Fig.7a). Fig.7b에서 볼 수 있듯이, 흡착력이 높은 이물질(활성탄)을 정전발전 소자에 각각 덮어 둔 후 물방울을 뿌려 소자 표면 처리 유무에 따른 세척력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HDFS 표면 코팅처리가 된 샘플에서 확연하게 물방울이 더 잘 굴러 떨어지고 그에 따라 이물질도 잘 제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고투명성과 높은 신축성을 바탕으로 정전 발전 소자를 인체 부착형으로 활용하고자 할 때 이물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정전발전 소자를 골무 형태로 손가락에 붙인 후 발전 성능을 확인하였다. 면소재의 옷이나 피부에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약 10 V에서 60 V의 높은 전압을 생산해냈다 (Fig.8a).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더 나아가서 정전발전 소자를 입을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로 제작하였다(Fig. 8b).



다섯 손가락에 소자를 부착한 후 각 손가락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1, 2, 4, 8, 16이라는 숫자로 해석하였고 들어온 신호에 맞게 미리 프로그래밍 해 둔 알파벳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때 손가락은 5개이고 알파벳은 26개이기 때문에 모든 알파벳을 표현하기 위해 터치 조합을 활용하였다. 예를 들어, A(1), B(2), D(4)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엄지(1), 검지(2), 중지(4)를 각각 터치하면 된다. 하지만 C(3)는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는 손가락이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를 위해 C(3)을 표현하기 위해 엄지(1)와 검지(2)를 동시에 터치하여 프로그래밍 된 숫자의 합인 3, 즉, C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26개의 알파벳 모두를 성공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Fig.9).



지금까지 정전발전 연구의 입을 수 있는 형태가 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살펴보았다. 정전발전은 2012년 처음 학계에 보고된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며 이제는 사람이 이물감 없이 입을 수 있는 형태로도 제작이 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의 부족한 베터리 용량을 보충하기 위해 정전발전 소자가 인체의 움직임을 활용하여 보조 전력원으로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된다. 향후, 정전발전 소자가 다른 디바이스와 조립되어 보조 전력원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디바이스가 소형화 되고 가벼워질 수 있도록 정전발전 소자 자체가 다양한 기능들을 할 수 있으면 어떨까하는 기대를 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이미 정전발전분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노력에 대해서는 다음 연재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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