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실(포항공대 기계공학과 노준석 교수님 나노포토닉스 및 통합생산 연구실)에서는 두 가지 초정밀 나노 공정을 개발하였다. 첫번째는 나노 임프린트 등을 이용해서 50nm ~ 1µm 나노 기둥을 제조한 후 모세관력 유도 붕괴 리소그래피(Capillary-force-induced Collapse Lithography: CCL)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조건을 변화시켜 응집과 붕괴를 미세하게 제어하여 안테나를 생산할 수 있다.
두번째는 연속 도미노 리소그래피 공정(Cascade domino lithography: CDL)이다. 이를 사용하면 용해도가 다른 두 레지스트를 가지고 도미노와 같이 넘어지는 것을 기반으로 안테나를 생산할 수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뾰족한 모서리를 가질 수 있으며 모서리와 모서리 사이의 매우 좁은 갭을 동시에 형성하여 빛을 강하게 집속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진다. 즉, 10 nm 미만의 갭을 갖는 광 극한 집속 나노 안테나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모세관력은 마이크로/나노 스케일의 구조를 쉽게 변형시킬 수 있다. CCL은 좁은 간격으로 배열된 기둥 모양의 나노 구조가 모세관 역할을 하여 내부 액체에 의한 모세관력을 사용한 방법이다.
CCL은 모세관력에 의한 응집(cohesion)과 모세관력을 발생한 액체를 제거하면서 발생하는 붕괴(collapse)에 의해 패턴을 생성한다. 응집은 나노 기둥이 조밀하게 배열되고 모세관력이 기둥의 변형을 일으키기 충분히 클 때 발생한다. 붕괴는 나노 기둥이 조밀하게 배열되어 있지 않아도 발생하지만 이 경우 Fig 2과 같이 방향의 규칙성 없이 무작위로 붕괴 될 수 있다.
현상액이 퍼지는 방향, 현상액을 제거하는 방향에 의해 나노 기둥이 받는 힘이 달라지므로 기둥의 기하학적 구조를 조절하여 붕괴되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CCL에서 응집과 붕괴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먼저 나노 기둥이 원기둥이 아닌 경우, 기둥이 기판과 접해 있는 면적이 커질 수 있는데 이 경우 낮은 종횡비로 복원력이 너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붕괴를 위해 응집력을 사용한다.
또한 기존에는 효과적인 응집을 위해 나노 구조체는 매우 조밀하게 배열되어 있기에 나노 기둥의 형태를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워 원기둥형으로 제작되어 왔다. 나노 기둥의 가로, 세로 등 기하학적 특성을 조절하여 다양한 형태의 나노 기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붕괴 효과를 향상시키면서 구조의 공간 밀도를 낮춰야 한다.
본 기술에서는 스웨이 모델(Sway model)을 이용해 나노 구조의 붕괴 메커니즘을 설명함과 동시에 더 나아가 이를 제어할 수 있다. Fig 3의 그림과 같이 두 나노 기둥 사이의 간격 d, 나노 기둥의 디멘션(가로 L, 세로 D, 높이 H), 그리고 응집으로 인해 변형된 각도 θ를 알면 단위 길이당 응집력과 복원력을 계산할 수 있다.(부록 1) 응집력이 복원력보다 커지면 나노 기둥 패턴은 붕괴하게 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붕괴를 위해서 복원력이 충분히 작아야 한다. 이는 높이와 나노 기둥이 기판과 접해 있는 면적의 비율인 종횡비(Aspect Ratio: AR)를 크게하고, 구조의 영률을 작게 함으로써 만족시킬 수 있다. 나노 기둥의 영률과 종횡비는 현상 시간과 나노 기둥을 기판에 붙이기 위해 쬐어주는 전자 빔의 에너지, 그리고 나노 기둥의 기하학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
각각의 조건들만 다르게 하고 다른 변수는 통일시킨 후 실험을 해 본 결과, 현상 시간이 길수록 쉽게 붕괴되었으며, 전자 빔의 에너지가 낮을수록 기판과 나노 기둥 사이의 결합이 덜 형성되어 영률이 낮아지고 복원력이 낮아져 보다 쉽게 붕괴되었다. 이처럼 현상 시간과 전자 빔의 에너지는 붕괴의 발생 유무에 영향을 미친다.
붕괴방향은 나노 기둥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쪽면이 긴 직사각형을 가정하면 상대적으로 긴 변에 수직한 방향으로 붕괴가 일어난다(Fig 4-a,b). 그러나 직사각형의 경우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쓰러지는 방향을 결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위해서는 커브를 주는 등(Fig4-c,d)의 추가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기하학적인 나노구조의 정밀한 붕괴 제어 기술은 도미노와 같은 연속적 붕괴 방식에도 응용될 수 있다. 도미노의 붕괴 과정을 관찰하면 볼 수 있듯이 하나의 도미노가 어긋난 도미노 위로 쓰러질 때, 인접한 두 개의 도미노로부터 매우 뾰족한 모서리를 만들 수 있다. CDL은 도미노가 쓰러지는 양상에서 영감을 받아 레지스트 마스크가 쓰러질 때의 양상을 제어한 나노 공정 기술이다. CCL 기술과 마찬가지로 구조의 기하학적 형상에 따라 넘어지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현상액에 대한 용해도가 다른 두 레지스트(본 연구에서는 PMMA(상단)와 MMA(하단)을 이용)를 이용하여 아래쪽의 용해도가 더 큰 이중층 구조를 현상 시켜주면 Fig 6의 상단의 그림과 같이 T자 모양의 구조가 만들어 진다. 이 현상 시간이 너무 짧으면 쓰러지지 않고 너무 길면 레지스트 마스크가 아예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현상액 처리를 하는 시간을 잘 조절해 주어야 한다. 현상액 처리가 끝난 레지스트에 질소를 분사하면 T자 모양의 구조가 넘어지게 된다.
넘어지게 될 도미노 모양의 외곽 부분과 외벽 구조에 각각 반 쪽짜리 안테나 모양을 EBL을 이용해 새기면 도미노 모양의 구조가 넘어지며 안테나 모양의 뾰족한 부분이 만나는 부분에 갭이 형성될 수 있다. 레지스트 마스크 위에 금속을 증착하고 레지스트를 제거하는 리프트오프(Lift-Off) 공정을 거치면 광 극한 집속 나노 안테나가 완성된다.
광 극한 집속 나노 안테나의 모양은 구조 길이, 각도, 갭 등을 조절하여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각 변수들이 집속 효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구조 길이를 조절하면 결과 값에 큰 변화가 없지만 각도를 조절할 경우 공명 파장이 조정된다. 특정 공명 파장에서 빛 집속이 최대화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변수이다.
Fig 9에서 볼 수 있듯이 갭의 거리가 10 nm 미만으로 감소함에 따라 빛 집속 정도를 나타내는 필드 향상이 급격히 증가한다. CDL을 이용하여 만든 구조는 1 nm 이하의 ROC와 5nm 정도의 갭을 가져 가장 큰 필드 향상을 나타내며 이는 태양표면 에너지 밀도의 약 100만 배 정도로 빛을 집속할 수 있다.
CCL 및 CDL을 이용해 만든 광 극한 집속 나노 안테나는 초민감도 바이오센서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 표면증강 라만 분광법(Surface-Enhanced Raman Spectroscopy: SERS)을 측정해 주었다. SERS는 신호가 약해서 관찰하기 어려운 라만 산란 신호를 증폭시켜 물질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고감도 분석기법이다. 이는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이 나노 크기의 금속 표면에 물질에 흡착되거나 근접하게 존재할 때, 표면 플라즈몬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전하전이효과)를 하며 라만 산란이 증폭되는 원리이다. 빛을 잘 집속 시킬수록 단일 분자에 대한 SERS 신호가 크게 증폭된다.
기존 EBL을 이용한 공정은 SERS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CCL 및 CDL 공정을 통해 제작된 안테나는 뾰족한 팁과 수 나노의 갭을 가지므로 빛을 효율적으로 집속하여 Fig 10, Fig 11과 같이 선명한 SERS 신호를 나타내었다.
EF는 얼마나 라만 산란 신호가 크게 증폭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인자이다. 산란세기에 기여하는 분자 개수는 표면적과 분자 밀도에 의해 계산된다. 본 연구에서는 평균 EF(Average enhancement factor: AEF)와 국부 EF(Local enhancement factor: LEF)를 비교해주었다. AEF는 안테나의 전체 면적에 대한 향상 효율을 나타내서 공정이 균일하게 잘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LEF는 안테나의 갭에 대한 향상 효율을 나타내어 센서로 활용되기 위해 중요한 인자로 여겨지는 단일 분자에 대한 민감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LEF가 AEF보다 큰 값을 가진다. Table 1.을 통해 안테나의 각도를 다르게 하여 관찰한 AEF와 LEF 값을 통해 라만 산란 신호의 증폭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기존의 방법에 기계공학적인 구조 제어 기술을 결합하여 극한으로 광 집속이 가능한 나노 안테나를 초정밀 가공할 수 있다. 낮은 ROC와 갭 크기를 달성함으로써 앞서 살펴본 SERS 플랫폼을 이용한 센서 이외에도 광학 핀셋 및 단일 광자 소스와 같은 응용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나노 공정의 한계를 돌파함으로써 고전 광학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현상을 나타내는 나노 구조체를 손쉽게 제작하고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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