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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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이해와 개발동향
김채형(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최근에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무기 사용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필자는 2006년도부터 극초음속 흡입구와 스크램제트 엔진의 혼합 및 연소 시험 등을 수행하였고 메릭의 연구 동향에도 극초음속 비행체 기술과 관련하여 일부 기고한 바가 있다. 이번 연구동향 보고서에서는 무기적인 측면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개념과 개발 동향에 관해 기술하고자 한다.

극초음속은 마하수 5이상이 될 때를 의미하며 초음속 영역과 가장 큰 차이는 온도적인 측면이다. 극초음속이라 하면 최신의 기술이라 생각이 되지만 극초음속 유동에 대한 연구는 우주발사체 분야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된 주제이다. 우주발사체가 지구 대기권에서 벗어나거나 캡슐이나 스페이스 셔틀이 지구 재진입시 마하 5 이상(재진입시 마하 20)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게 되며 이때 일반적으로 궁형 충격파에 의해 정점 영역(stagnation point)에서 수 천도가 된다.

이때 기체는 해리되는데 2000K 이상에서는 산소 분자가 산소원자로 분해되고 4000K이상에서는 질소 분자가 질소 원자로 분해되거나 재결합하면서 이온화된다. 이런 이온-전자 층으로 인해 지구 재진입을 하는 스페이스 셔틀이나 유인 캡슐은 지상과의 전파 통신이 두절되는 순간이 발생하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극초음속 분야의 연구가 시작되었다.

최초의 극초음속 무기라 하면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이 개발한 최초의 로켓인 V-2일 것이다. 최초의 로켓이기에 V-2가 독일에서 발사되어 영국을 타격할 때까지 이를 요격할 수 있는 무기도 없었고 탐지할 수도 없었기에 V-2가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면서 발생하는 충격파음은 영국인들에게는 공포였을 것이다. 이후 로켓의 경우 레이더와 인공위성의 발전으로 인해 로켓의 포물선 궤적만 알면 요격할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이에 러시아와 미국은 로켓의 궤적 비행이 아닌 자유 비행이 가능하고 대공망 시스템을 무력화 시키는 신형 무기 즉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주력하게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 형태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지구 300km 고도의 근궤도까지 고체 로켓 발사체로 발사되어 자유 낙하하면서 글라이더 방식으로 비행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초음속 연소 제트 엔진인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하여 고도 20-30km에서 비행하는 방법이다.

글라이더 방식은 근궤도에서 공력만으로 비행하는 방식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같이 수천 km의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핵탑재가 가능하다. 근궤도 활강비행을 할 경우 지상 레이더에서 탐지가 어렵고 위치가 확인이 되더라도 빠른 속도로 인해 요격이 어렵다. 하지만 극초음속 미사일 탑재체를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소형 고체 발사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때 위성 추적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북한이 최근에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시험 전에 위성 등으로 추적이 가능하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공대지, 공대함, 함대함, 함대지 등 소형으로 수십에서 수백 km의 목표물을 신속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의 작동 특성과 제어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실전에 배치되지 못하고 비행 성능 시험을 통해 개발 검증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개발된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부분 마하 5 이상의 가속을 내기 위해 고체로켓을 사용하는 RBCC(rocket based combined cycle)방식이다. 일본과 미국 기업에서 터보제트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TBCC(turbo based combined cycle) 극초음속 기체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비행 시험 성공까지 진행을 못하고 있다. 로켓을 기반으로 하는 RBCC보다 TBCC는 기체의 구성이나 작동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TBCC가 RBCC에 비해 개발 난이도가 높지만 재사용 가능하고 비행하면서 아음속/초음속/극초음속으로 자유롭게 비행영역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세계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의 비행시험을 성공하여 실전 배치했거나 배치 예정인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뿐이다.

미국의 LRHW(long range hypersonic weapon)은 미육군의 지대지용 극초음속 미사일 프로그램이자 미해군의 IRCPS(Intermediate range conventional prompt strike) 프로그램의 일부로 군함이나 잠수함에서 신속하게 발사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다[2]. LRHW은 1단 고체 부스터 로켓과 C-HGB(Common hypersonic glide body)로 구성되어있다. C-HGB는 Dynetics에서 개발 및 제작하였으며, 고고도에서 활강하면서 극초음속 비행을 한다. LRHW의 고체 로켓 발사체와 발사 시스템은 Lockheed Martin에서 설계 및 제작하였다.

LRHW는 2017과 2020년에 비행 시험을 성공하였으며, 2023년에 미육군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미해군은 2025년 까지 줌와트급 구축함(Zumwalt class destroyers)과 2028년까지 버지니아급 잠수함에 배치될 예정이다.


AGM-183 ARRW(air 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은 미 공군에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로 글라이드 부스터(glide booster)방식을 사용한다. 글라이드 부스터는 물수제비처럼 준궤도(suborbital)면을 활강하면서 궤도면에 진입했다가 다시 궤도를 이탈했다가 재진입하여 가속하는 방식으로 마하 20까지 비행 가능하다. 2021년 7월 B-52에서 분리된 로켓 부스터가 점화가 되지 않아 아직 비행 시험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3].


2022년 3월에 미국 Lockheed Martin과 DARPA는 스크램제트 엔진 기반의 극초음속 비행 시험을 성공하였다[4]. 프로젝트명은 HAWC(hypersonic air-breathing weapon concept)으로 이전의 X-43, X-51 비행 시험의 연속성을 가지는 것으로 사료된다. AGM-183과 같은 방식으로 B-52에서 로켓 부스터를 통해 가속이 되며 시험 결과는 비공개로 되어 있다. 현재까지 글라이드 부스터나 활강 방식의 경우 마하 5-10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실전 배치하여 운용 중이지만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의 경우 미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2016년 극초음속 활강 방식의 Avangard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5]. Avangard의 중량은 약 2톤 비행마하수는 20-27이다. 2018년 비행시험시 비행거리는 약 5955 km이며 ICBM 발사체인 SS-19에 장착되어 2019년 Yasnensky 미사일 기지에 실전 배치되었다. Zircon(3M22)은 러시아 해군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2012년 초음속 전략 폭격기인 Tu-22M3를 통해 처음으로 비행시험이 이루어졌다. Zircon의 길이는 약 9m, 비행거리 1500 km, 핵 탑재가 가능하며, 비행고도는 약 28 km, 비행마하수는 약 8-9이다. 함대함, 함대지용이며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 가능하며 지상 발사용으로도 개발 중이다. Zircon은 인도에서 개발한 BrahMos-II와 동일한 형상과 성능을 가지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2021년 이후 Krov급 순양함인 Admiral Nakhimov에 대함용 미사일로 탑재될 예정으로 72대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아직 성능면에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여 배치 시기는 늦어 지고 있다).

Zircon은 극초음속 비행시 앞서 설명한 정점 영역에서의 고온으로 인해 플라즈마 층을 형성하며 이로 인해 전파를 흡수한다. 플라즈마가 전파를 흡수하는 것을 Plasma stealth라고 하며 이로 인해 레이더 탐지가 어렵다. Zircon이 위협적인 이유는 레이더 탐지도 어렵지만 극초음속으로 비행을 한다는 점이다. 현재 최신 전함에서 운용중인 방어 시스템은 이지스(Aegis) 시스템으로 동시에 100개 이상의 목표물을 추적하여 타격이 가능하다[7].

이지스 시스템이 미사일 방어를 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8-10초가 소요되는데, Zircon은 8-10초 동안 이미 20 km를 비행한 상태이며 요격용 미사일이나 대공포 역시 Zircon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함정은 Zircon과 같은 극초음속 미사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한 시뮬레이션 결광에서는 100 마일 떨어진 곳에서 Zircon이 발사된 것을 미 군함이 포착하였지만 1분 안에 미 군함은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왔다. Zircon을 막는 방법은 발사 시에 공격을 하거나 Zircon의 비행 궤적에 차폐물이나 레이저 요격 등의 방법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Kinzhal(Kh-47M2)은 핵 탑재가 가능한 공대지 미사일이다[9]. 비행거리는 2000km이며 비행마하수는 12이다. 전략 폭격기인 Tu-22M3이나 MIG-31K 요격기에 탑재하여 발사가 가능하다. Kinzhal은 2017년 12월 실전 배치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스크램제트 엔진이나 궤도 활강 비행이 아닌 고체 로케 부스터를 사용한 구식의 방법을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중국 최초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2018년 8월에 비행시험을 했던 Sky Star 2(Xingkong-1)이다. 고도 30 km에서 마하 5.5-6으로 10분 동안 비행하는데 성공하였다[10]. 활강 방식으로 waverider라 지칭하며 미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와 기본 형상이 매우 비슷하다. DF-ZF는 현재 알려진 중국의 대표적인 극초음속 미사일로 극초음속 활강 타입이다.

미국 국방부는 기존은 WU-14를 개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2019년 중화 인민공학국 창설 70주년에 중거리 탄도 미사일인 DF-17에 탑재되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되었다. 고고도 30Km에서는 비행마하수 5 정도이며 준궤도 활강비행을 통해 재진입할 경우 마하 10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는 단거리 대함 극초음속 미사일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며, 핵탑재가 가능하기에 DF-21(중거리 탄도 로켓 2000-3000km), DF-31(대륙간 탄도 로켓, 8000-12000km)에 탑재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도는 러시아와 기술협력을 통해 BrahMos II를 개발하여 비행시험을 수행 중이다[11]. 인도는 이미 고체 로켓을 사용한 극초음속 미사일인 Shaurya을 배치하여 운용 중이다[12]. Shaurya의 비행 마하수는 7.5이며 2008년에 11월 고도 300 km에서 마하수 5로 비행시험을 성공하였다. 2단 고체 로켓을 사용하며 운용 거리는 700-1900 km이며 비행고도는 약 50 km이며 전략 핵미사일로 운용 중이다. BrahMos II는 순항시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하며 비행거리는 1000km, 비행마하수는 8정도이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함정, 잠수함, 전투기, 지상 이동 장비 등에서 이동 발사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아직까지 비행 성능 검증 중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현재 고체로켓을 추진력을 사용하는 재래식 방식과 준궤도에서 활강하는 방식 2가지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재래식 고체로켓 엔진이나 활강 극초음속 비행 방식의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여 운용 중이다. 극초음속 활강 방식은 일반적인 탄도 미사일의 포물선 궤적 비행에 비해 레이더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요격이 힘들다.

미국은 마하 20까지 비행 가능한 활강 방식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 중인데 가장 어려운 점이 비행 자세를 제어하는 것이다. 비행 자세 제어에서 0.1도만 틀어져도 매우 높은 항력으로 비행체가 파괴되거나 추락하게 된다. 이와 같은 자세 제어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정확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활강 방식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재진입 비행체(reentry vehicle)와 비행 궤적이 매우 유사하다. 단지 차이점은 준궤도에서 활강하다가 극초음속 미사일은 목표지점에서 가속하기 위해 비행 각도가 바뀐다는 점일 뿐이다. 그래서 러시아, 중국, 북한 등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위성 재진입 시험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기본적인 활강 비행 형태는 유사하기 때문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에서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가 안되고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사용할 경우 고고도에서 활강을 하기 위해 근궤도까지 쏘아 올릴 필요도 없으며 활강과 달리 스크램제트 엔진으로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마하 5의 스크램제트 엔진을 개발 중이며 아직 지상 시험 수준이지만 곧 비행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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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2
비행자세의 제어 기술이 공기층의 대전입자와 비체적 질량효과 와 유동성을 감안한 양력과 출력과 제어 알고리즘을 성장시키는 길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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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관심가는 주제였는데.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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