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우주 발사체는 지상 발사대에서 카운트다운을 세면서 발사가 된다. 액체 로켓의 경우 발사대로 발사체를 이동하고 산화제와 연료를 충전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지상 시험장에서 발사되거나 가끔씩 해상 발사대에서 발사되기도 한다. 해상 발사의 경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해상 이동 발사대는 자유롭게 발사 장소를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고체 로켓의 경우는 이미 화학연료가 채워져 있는 상태(안정적이며)에서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상, 이동차량, 해상, 공중에서 발사가 가능하다.
최근에 위성은 통신, 전자, 광학,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인해 큐브셋 등 소형 위성이 많이 만들어져 우주공간으로 보내지고 있다. 이에 굳이 큰 발사체 보다는 소형 발사체로 지구 저궤도나 심우주 탐사를 목적으로 저렴하게 쏘아 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상에서 발사할 경우 해수면에서 고도 10 km 이상 보내기 위해 1단과 같은 매우 큰 발사체가 필요하지만 고공에서 발사하게 된다면 2~3단 크기의 발사체로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중량과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적이다. 공중 우주 발사체는 쉽게 생각하면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우주로 날라가는데 미사일이 좀 크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공중에서의 우주 발사체 발사 실험은 1940년대부터 시작되었다[1]. 공중 발사의 장점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것에 비해 하중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고도 10km 이상에서 발사가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설계되는 노즐이 과소 팽창 노즐이다 보니 노즐의 성능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대류권 이상에서 발사가 되기에 날씨의 제약이 적으며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발사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점은 비행기에서 발사가 되기 때문에 전체 발사체 크기 제한이 있으며, 수평에서 수직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운동 모멘텀이나 제어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기계적인 구조나 안정상의 문제로 액체로켓보다는 고체 로켓이나 단일 화학종 발사체만 사용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공중 우주 발사체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유명한 기체는 페가수스(Pegasus)이다[2]. 페가수스는 OSC(Orbital Science Corporation)에서 개발하여, 미국의 방산업체인 Northrop Gumman에서 제작하여 발사를 수행하고 있다. 1990년 첫 발사 이후 2021년 현재까지 45회가 발사되어 40번 성공하였다.
페가수스는 지름 1.27 m, 길이 약 17 m, 18톤의 3단 로켓으로 페이로드는 443 kg을 쏟아 올릴 수 있다. 100 kg 페이로드를 발사하는데 사용된 나로호가 중량 140 톤, 길이 33 m, 지름 2.9 m인 것을 고려하면 페가수스 로켓은 작고 매우 경제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페가수스는 Fig 1에서와 같이 대형 여객기나 군용 수송기에 탑재되어 공중 발사가 된다. 필자의 경우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인 X-43A의 비행 시험에 사용되어 장착된 페가수스를 처음 접했으며, 이 경우에는 페가수스의 1단 로켓모터만 사용되었다. 가장 최근에 발사된 페가수스는 페가수스 XL 로켓을 사용하여 2021년 6월 13일에 미 우주군의 TacRL-2 임무로 발사가 되었다[3].
페가수스 XL의 운반 비행체는 Lockheed의 L-1011 TriStrar 항공기를 사용하였고 페가수스 XL 로켓은 고체모터를 사용한다. 미 우주군은 미공군의 냉전시대에 사용된 특수 임무용 항공기 프로그램인 빅 사파리(Big Safari)를 본떠서 우주 사파리(Space Safari)라 명칭하고 있다. 고고도 정찰기 등을 사용하여 수시로 적국을 감시하거나 조사했던 것처럼 안정적이고 검증된 기술을 사용하여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위성을 발사하여 위협국가를 감시하거나 정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TacRL-2 테스트는 발사 결정이 나고 수개월 안에 발사가 성공하였다. 일반적으로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1-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매우 짧은 시간에 발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Stratolaunch (Scaled Composites Model 351)는 단일 항공기가 아닌 항공기 동체 2대를 붙여 발사체 크기 제한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공중 발사체용 항공기이다[4]. 2011년에 시작하여 2017년에 시제기가 완성되어 2019년 4월에 첫 비행을 하였다. Stratolaunch의 날개 스팬 길이는 117m로 기존에 세계에서 가장 큰 수륙 항공기인 Hughes H-4 Hercules(98m)보다 길다(Fig 3). 동체길이는 73 m이며 최대 이륙 하중은 590톤, 탑재 중량(payload)은 250톤으로 나로호(140톤)를 실어 비행할 수 있다. 최대 비행고도는 11 km이며, 최대항속은 850 km/h, 비행거리는 1900 km 이다.
2012년에 Stratolaunch의 초기 목적은 SpaceX의 Falcon 9을 실어서 2017년도에 발사하려고 하였다[5]. 하지만 액체 로켓인 Falcon 9을 수평 상태에서 발사하기에는 구조적 변경과 기술적 어려움이 있기에 취소되었고 이후 Falcon 9은 수직 이착륙으로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의 새시대를 열게 된다.
2017년에 발사예정이던 SpaceX의 Falcon 9 발사 취소와 2019년 재정적인 이유로 공중 우주 발사 프로젝트를 중단했던 Stratolaunch는 2020년부터 미군의 극초음속 발사체인 Talon-A 비행시험을 진행하고 있다[8].
Talon-A 극초음속기는 미공군이 2018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시제기 명칭이다. 미군은 위성이나 사람을 궤도에 올려 보내기 위한 TSTO(Two stage to orbit) 개념의 극초음속 혼합기를 Hyper-Z, Talon-Z, Black Ice등의 명칭으로 개발하고 있다. 시험기 Talon-A는 Fig 5와 같은 무인기이며 길이는 28 feet, 하중은 6000 pound, 비행 속도는 마하 5-7 정도이다.
Stratolaunch는 2022년에 Talon-A 1대 비행시험이 예정되어 있으며, 2023년에는 Talon-A 3대를 동시에 발사하는 시험 비행을 계획 중이다. Falcon 9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용도로 개발된 Stratolaunch는 현존하는 공중 발사용 비행체 중에서는 최대의 탑재중량을 가지기 때문에 미군의 예산이 편성된다면 중급 위성용 발사체도 발사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Boeing 747를 개조한 Cosmic Girl를 사용하여 고도 11 km 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Virgin Orbit라는 기업이 있다[9]. Virgin Orbit에 사용되고 있는 LauncherOne 3단 로켓은 무게 30톤에 적재하중은 500kg이 된다. 앞서 언급한 페가수스 같은 경우 거의 단일 위성을 발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발사 횟수가 적은 반면 LauncherOne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큐브셋, 마이크로나 나노위성 등을 화성이나 금성까지 보낼 수 있다.
2021년 1월 초에 나사에서 개발한 10대의 큐브셋을 지구 저궤도에 보냈으며, 앞으로 1500대의 위성을 보낼 예정이다. Fig 6에서 보는 것처럼 LaunchOne은 Cosmic Girl의 날개에 장착되어 발사가 되는데 단발로 발사가 되지만 비행시험 횟수가 증가하고 신뢰성이 입증되면 날개 2군데, 동체에 부착되어 여러 발의 LauncherOne이 발사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대형항공기나 여객기를 개조하여 공중에서 우주 발사체를 발사하는 기본 개념과 달리 드론을 사용한 공중 우주 발사체도 있다. Ravn X 드론은 80 feet길이에 3만에서 6만 피트(10~19 km) 상공까지 상승이 가능하며 최소 1.6 km거리에서 180분동안 이륙, 상승, 로켓발사, 하강, 착륙까지 모든 비행절차가 자동항법 시스템으로 운용되도록 되어 있다[10].
이와 같은 자동 항법 시스템을 기반으로 Ravn X 드론은 3시간마다 지구 저궤도에 위성을 발사하는 게 최종 목표이며 아직까지 비행시험은 수행되지 않았다. 2016년에 설립된 Aevum은 Pegasus 발사체를 모티브로 설립되었다. 즉 항공기 동체 하부에 우주 발사체를 장착하여 발사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LauncherOne의 실패를 참고하여 유인 대형 항공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된 드론을 사용하여 비행 준비에서 발사까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이런 자동화 비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해야 할 공중 발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상조건이다. 2018년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30일 안에 위성을 쏘아 올리는 Launch Challege에 최종 선정된 기업(50개 기업이 지원)은 2020년 Astra Space라는 기업이다. Astra Space는 DARPA의 요구조건을 최대한 만족시킨 업체였지만 궂은 날씨로 인해 다중 발사시도는 실패하였다.
Aevum은 이런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Ravn X를 설계하여 1년에 96% 발사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Ravn X는 미공군의 ASLON-45 프로젝트와 계약이 되어 있으며, 이는 24시간 이내에 위성을 발사하는 것으로 첫 발사는 2021년 말로 예정되어 있다. Aevum의 경우 미우주군과 미국방부의 신뢰 가능하고 신속한 위성 발사를 인한 요구조건을 맞춘 민간 기업이며 민간 위성 시장에서도 향후 많은 소형 위성을 저렴하게 궤도에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종료로 인해 고체 로켓의 사거리, 탑재중량 제한이 없어졌기에 고체 로켓에 대한 다양한 활용 방안이 검토 중이다. 지상 발사체의 경우 액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누리호 및 후속 발사체가 계획되어 있기에 군사 위성 용도로 소형 정찰 위성을 국방부에서 검토 중이다[11]. F-15K나 KF-21는 Fig 7의 Ravn X 드론보다 크기 때문에 Ravn X 에 탑재된 우주 발사체 크기는 가능할 것이며, C-130 수송기를 사용한다면 페가수스급으로 200~300kg 탑재체를 근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통신, 전자, 광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성의 크기는 소형화되었으며, 큐브셋 같은 몇십 kg정도의 나노 위성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에 우주 발사체도 경제 논리가 적용되어 적은 비용으로 발사해야 되는 시기가 도래하였다. 우주 발사체에서 가장 큰 비중(중량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지상에서 발사되는 1단이며 이 부분이 없다면 발사체의 크기와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 우주 발사체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미사일 지침이 종료됨에 따라 고체 로켓의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었다. 국방 분야에서는 첩보위성을 보내기 위해서 민간 분야에서는 소형 위성 발사를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항공기와 고체 로켓이 준비된다면 공중 발사를 위한 기술은 어려운 수준이 아니며 액체 로켓보다는 안정성이 높기에 앞으로 단기간에 발전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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