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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지혜를 빌린 기능성 표면 연구 개발
이정원(JEONG-WON LEE)(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 jwlee07 at chosun.ac.kr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조선대학교에서 다양한 기능성 표면을 제작하고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다양한 재료의 표면에 친수성/소수성을 부여하는 화학적 표면 개질과 마이크로/나노 표면구조를 부여하는 물리적 표면 개질을 통해 극대화된 젖음성, 즉 극친수성/극소수성 표면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극소수성의 경우 연잎 효과라고도 부르며 방빙, 방오, 자가세정능력 등의 연잎이 가진 이점을 산업에 적용하여 환경적, 효율적인 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본 기능은 이미 연구가 다수 진행된 바 있지만, 아직도 친환경 공정, 낮은 생산단가, 복잡한 형태의 표면적용 등 산업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응축성능 향상, 생체접합력 향상, 세균감염방지, 세포 성장촉진, 접촉대전 에너지발전 등 첨단 기술연구도 무궁무진하게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 극친수성/극소수성 알루미늄 컵을 제작하여 탄산의 거품발생을 극대화하거나 완전히 억제하는 현상을 연구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탄산음료의 기포억제기술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학문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이 연구는 제가 재미로 시작했다가 세계최초 발견을 한 논문이 되어서 제게 남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2000년대 초반에 ‘Diet Coke and Mentos reaction’이라는 이름으로 멘토스가 콜라와 만나서 거품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영상이 주목을 받았고 이후로도 여러 관련영상이 나와서 많은 분들이 아마 보셨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저는 표면 젖음성을 많이 공부했던 입장에서 단순 호기심으로 이런 거품현상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하였습니다. 탄산용액 내에서 기포의 발생에 관여하는 요소는 표면의 젖음성과 nucleation sites(기포가 만들어지는 핵) 으로 정리되는데요, 멘토스 표면성분이 친수성을 띄었던 것과 표면의 작은 미세 돌기가 nucleation sites의 개수를 극대화한 것이 폭발적 거품 발생의 원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정반대의 상황을 만들어보았는데요, 컵의 표면에 연잎 효과(극소수성)를 적용하였더니 기포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마술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마이크로 나노 구조가 액체를 떠받드는 현상이 일어나 표면과 액체 사이에 얇은 공기 층이 형성되었고 결국 nucleation site가 아예 형성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미로 끝나지 않고 생명공학 교수님과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세포성장의 중요한 요소인 Air-Liquid Interface는 표면에서 세포가 공기를 공급받는 환경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데 세포와 배양 판과의 접촉면을 줄이고 공기층을 만드는 원리를 이용해서 ALI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3. 극소수성 자동차 열교환기, 탄산거품방지컵, 나노발전기, 생물부식방지를 위한 초친수성/초소수성 표면 제작 등 매우 많은 연구를 진행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해주신 연구외에 진행중이거나 진행예정인 연구들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복잡한 형상을 갖는 3차원 금속에 나노구조 기반의 다양한 젖음성 표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하여 기존 평면에만 국한되어 있던 젖음성 패턴 응용 연구의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고자 하고있습니다. 한 표면에 극소수성 표면과 극친수성 표면을 동시에 가지는 패턴 표면은 연구자가 원하는 대로 액체 또는 세포의 거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 세계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공법 개발 및 응용 연구가 진행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 발표된 젖음성 패턴 표면 연구는 ‘평면’에 국한되어 있는데 한 표면에 젖음성 패터닝을 하기 위해서 대부분 UV 또는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기법은 극소수성 표면을 먼저 제작한 후 UV또는 레이저를 이용하여 원하는 부분만 소수성 기능을 잃게 하는 식으로 간단하지만, 빛의 직진성 때문에 굴곡이 있는 표면이나 3차원 형태의 구조물에는 적용이 불가능 했습니다.

젖음성 패터닝 표면이 응용되는 연구분야는 크게 물 수확(Water harvesting), 비등(Boiling), 세포배양(Cell culturing) 분야를 들 수 있는데요, 실제 상황에서 물 수확은 한 방향에서만 일어날 수 없고, 실제 비등은 관, 그릇 형태의 3차원 구조물에서 이루어지며 세포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몸 어디에서나 복잡한 3차원 형태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실제 환경에 가까운 상황에서 연구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응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3차원 형태의 구조물에 대한 젖음성 패터닝 기법을 연구하고 있고 현재 그 기술이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해서 먼저 계획중인연구는 실제 자연에서 존재하는 극친수/극소수 삼차원 표면을 모사하여 효능을 보는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물 수확을 획기적으로 하기위한 나미브사막 벌레의 등껍질, 바나나나무 잎사귀 등이 있습니다.



4. 표면공학이 화장품이나 건설재료에도 활용되기도 하고, 자동차나 선박등 초수성 표면을 만들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실제 활용가능한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표면공학의 주요 과제는 무엇이며,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지금까지 발표된 표면개질공법 중에는 레이저(lazer), 플라즈마(plazma) 또는 숏블라스트(shot blast)등이 많이 이용되는데 이런 공법들은 평면에만 국한되어 입체적인 구조를 가지는 표면에는 이용될 수 없거나 대면적에 적용하기 어려운 공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산업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입체구조, 대면적에 적용 가능한 방향이 기본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표면의 화학/물리적 내구성입니다. 마이크로/나노 미세구조는 작기 때문에 아무리 강도가 높은 소재를 이용하더라도 물리적인 데미지가 가해질 수 있는 가혹한 환경에서는 손상되어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또한 바다와 같은 적용분야에서는 염분이 높고, 접착력이 매우 높은 따개비와 같은 생물들이 붙음으로 인해 기능을 상실하는 문제들이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물리적/화학적으로 가혹한 환경에서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 확보가 중요하겠습니다.



5. 현재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나노기능성표면 연구실(Anse Lab.)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에 2020년부터 부임하여 1년반정도의 기간동안 새 연구실을 셋업 및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연구는 박사학위를 받았던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가 대부분이고 현재는 조선대학교에서 이전 연구와 연결되지만 좀더 발전한 단계의 연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고있는 3차원 표면의 극친수성/극소수성 패터닝 기술 연구와 정형외과용 금속임플란트의 감염방지 표면처리기술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현재는 박사후 연구원1명과 학석사 연계과정 2명, 학부 연구생 2명이 참여하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6.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있다면? 또한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가 늘 감사하고 존경해 마지않는 저희 지도교수님이신 황운봉 교수님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제가 감명 받은 교수님의 첫번째 철학은 ‘쓸모가 있느냐’ 입니다. 다소 유치하게 들릴 수 있지만 대학원 과정에서 많이 겪는 착각을 바로잡아줄 수 있는 열쇠입니다. 자신의 연구만 들여다보다 보면 되게 그럴 듯 하다가도 막상 객관화 해보면 문제점이 많이 드러납니다. 따라서 항상 내 연구는 기존 연구들 대비 객관적으로 얼마나 우수한가를 고려하고 경계하고자 하는 습관을 기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교수님께서는 회의때 종종 제자들에게 ‘여러분들은 미래에 나보다 우수한 인재가 될 사람들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고 항상 제자들의 사소한 의견도 존중해주셨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제게 보다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자세를 갖게 해주었고,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가장 감사한 말씀으로 간직하고있습니다.


7.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성과를 얻어 논문을 내는 과정 모두 제게 보람을 느끼게 하지만 무엇보다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게 될 때는 국내외 연구자들, 또는 기업이 제게 공동연구나 연구 문의를 요청해올 때 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너지가 발현될 수 있는 기회이고, 제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께 연구적으로 영향을 주고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설레고 보람되는 순간입니다.


8. 이 분야로 진학(사업) 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 주신다면?

- 연구에만 몰두한 나머지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본인의 연구를 남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잘 알아듣도록 납득시키는 능력이 연구에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발표, 논문작성, 학위디펜스 등 학생때부터 과제제안, 사업제안 등 연구자가 되어서까지 과학자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은 논리적 정보전달에서 빛을 발합니다. 평소에 본인의 연구의 우수성, 기대효과, 주장의 근거 등을 조리있게 정리하여 잘 전달해 보는 연습을 권장드립니다.


9. 앞으로 진행할 연구 방향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 기존에 새로운 연구도 진행중에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는 기능성 표면연구를 수행해보고 싶습니다. 오늘날 대기중에는 미세먼지부터 해서 이산화탄소, Nox, Sox등 갖가지 물질들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있고 그 심각성을 모두가 깨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가 속도를 줄이기 위한 기술은 아직 갈길이 먼 실정입니다. 이런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기술들은 모두 표면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지만 언젠가는 꼭 획기적인 기능성 표면 개발을 통해 공기 중 유해물질 제거 기술에 일조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 이정원 교수의 최근(대표)논문

- Lee, Jeong-Won, et al. "Exponential promotion and suppression of bubble nucleation in carbonated liquid by modification of surface wettability." Applied Surface Science 512 (2020): 145709.

- Lee, Jeong-Won et al. "Pump drill-integrated triboelectric nanogenerator as a practical substitute for batteries of intermittently used devices." Nano energy 56 (2019): 612-618.

- Lee, Jeong-Won, and Woonbong Hwang. "Theoretical study of micro/nano roughness effect on water-solid triboelectrification with experimental approach." Nano Energy 52 (2018): 315-322.

- Lee, Jeong-Won, and Woonbong Hwang. "Fabrication of a superhydrophobic surface with fungus-cleaning properties on brazed aluminum for industrial application in heat exchangers." Applied Surface Science 442 (2018): 461-466.

- Lee, Jeong-Won, and Woonbong Hwang. "Simple fabrication of superoleophobic titanium surfaces via hierarchical microhorn/nanoporous structure growth by chemical acid etching and anodization." Journal of Alloys and Compounds 728 (2017): 96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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