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동향
조회수 5578 좋아요 4 댓글 0
소형 발사체 시장 변화와 개발 동향
김채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소형 발사체 동향을 서술하기에 앞서 우주 발사체의 체급은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언급하고자 한다. 발사체의 등급은 발사체가 궤도에 올릴 수 있는 탑재 중량(payload)을 기준으로 구분이 된다. NASA의 보고서를 참조하면 다음과 같다[1].


소형 발사체의 경우 탑재중량 500 kg 이하를 마이크로 발사체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소형 발사체는 탑재중량이 2톤 미만인 발사체를 의미한다.

1950-1960년대 초창기 우주 발사체의 시작은 소형 발사체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독일의 미사일 기술을 토대로 구소련과 미국이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기 시작하였기에 당연한 이야기이다. 최초의 인공위성 Sputnik는 1957년 10월 4일 구소련에서 발사되었으며 무게는 83.6kg의 마이크로급 위성이다. 이때 미국은 구소련의 Sputnik 충격에 우주 발사체 개발을 뒤늦게 시작하여 Vanguard rocket을 개발하였으나 발사는 실패하고 Juno로켓을 사용하여 Explorer 1 인공위성을 1958년에 쏘아 올리는데 성공하였다[2, 3]. Vanguard 발사체는 길이 21.9m로 3단형으로 지구 저궤도에 11.3 kg급 위성을 보낼 수 있다[2]. 총 11번의 발사에 3번 성공하였으며 1957년 12월, 1958년 2월 모두 실패하고 3월에 위성을 올리는데 성공했으며, 1959년에 퇴역하였다. 이때 당시에 RP-1이라는 액체추진 로켓 엔진을 1단으로 사용하였고 2단은 고체 부스터 로켓을 사용하였다. RP-1연료는 케로신 계열의 추진제로 현재 SpaceX의 Falcon 엔진에도 사용되고 있는 연료이다. 미국의 자존심을 세운 Juno 1발사체는 길이 21.2 m의 4단형으로 11 kg를 쏘아올 릴 수 있는 발사체이다[3]. 1단은 2차 대전 후 독일에서 얻은 기술인 Redstone이라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용 액체 엔진을 사용하였다. 2단은 Baby Sergeant 클러스터라는 11개의 고체로켓 모터로 구성되어 있다. 6번의 발사에서 1958년 2월 발사는 성공하였으며, 1958년 3월 실패 이후 2번의 성공과 2번의 실패이후 1958년 10월 23일 퇴역하였다.

이처럼 초창기 우주발사체는 소형 발사체로 시작되었다. 미국은 달탐사와 같은 대형발사체 개발과 병행하여 Scout 4단형 소형 발사체를 연구 개발하여 1961년부터 1994년까지 약 118회의 발사를 수행하였다[4]. 주로 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했으며 Scout X-2 초기모델부터 1994년 퇴역할 때까지 기존 모델을 개량한 Scout G-1은 궤도에 210 kg 탑재체를 보낼 수 있었다. 이때 당시의 발사체는 JPL(Jet propulsion laboratory)과 현재 미국 NASA의 전신인 NACA에서 개발을 주도하였으며, 과학/군사적인 목적으로 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최근의 소형 발사체는 국가 연구소에서도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민간 기업에서 소형 발사체에 대한 많은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990년 미국의 Pegasus 발사체를 시작으로 2021년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180개의 소형 발사체가 개발되었다[5]. 이 중에서 Falcon 1, ZQ-1같은 발사체 9 대가 은퇴하였으며, Electron, Long March 6, Hyperbola-1 같은 발사체 17대가 현재 운용 중이다.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100대 중 절반 정도가 개발이 완료되어 첫 발사를 계획 중이다[5].

소형 발사체 기업들의 연도별 예산이다[5]. 뉴스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기업들의 예를 들면 SpaceX는 2002, Rocket Lab은 각각 2002년과 2006년에 설립되었다. Virgin galactic, LauncherOne 같은 기업은 2009년에 설립되었으며, Relativity Space는 2016년에 설립되었다. 여기서 2014년에 예산이 증가한 이유는 CubeSat에 대한 개발 및 수요가 2013년에 급격히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Starlink와 OneWeb같은 다수의 소형 통신위성 계획이 2014-2015년에 발표되면서 급격히 증가하는 인공위성 수요에 맞추어 2014년부터 소형 발사체 예산이 증가하였다. 특히 2016-2017년 사이에는 대폭 증가된 예산에 맞추어 여러 스타트업 기업들이 소형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업체들이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거나 첫 발사가 불투명한 경우도 있기에 최종적으로 앞으로 2-3년 안에 소형 발사체 개발에 뛰어든 업체들 중에 경쟁력 있는 소수의 업체들만 생존할 것으로 사료된다.


1990년대 들어 최초로 발사된 소형 발사체는 Northrop Grumman의 Pegasus XL이다[6]. 탑재중량은 443 kg으로 과학적인 목적이 아닌 상업적 목적으로 민간 기업이 발사한 최초의 발사체이기도 하다. 총 40회 발사되었으며, 극초음속 공기흡입기체의 엔진인 스크램제트 엔진의 부스터 로켓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Pegasus는 공중 발사 로켓으로 L-1011에 실려 고도 12 km 해상에서 발사가 된다. 3단형으로 450 kg 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


Pegasus 소형발사체 이후 민간 업체의 발사는 SpaceX에서 이루어졌다. SpaceX의 최초 발사체인 Falcon 1은 2006년 3월에 최초로 발사시도를 하였으나 실패하였으며, 2008년 9월 4번째 시도에서 성공적으로 데모위성을 궤도에 보내는 데 성공하였다[7]. 2009년 7월에 상업용 위성을 궤도에 성공적으로 보낸 후 Falcon 1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Falcon 1은 케로신 추진체 RP-1 기반의 Merlin 엔진을 검증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Falcon1을 통해 검증된 엔진을 사용하여 SpaceX 사는 Falcon 9 개발에 집중하면서 Falcon1은 바로 퇴역하게 된다. 2006년에 Falcon 1이 처음으로 발사시도가 있었으며 그 다음 소형 발사체 발사 시도는 2009년에 대한민국의 나로호 1차 발사이다. 나로호는 2차례 발사 실패 후 2013년 1월에 성공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보내는 데 성공하였다. 나로호의 탑재중량은 100kg으로 소형(마이크로) 발사체이다.

Rocket Lab의 Electron은 최근에도 활발히 발사가 진행되고 있는 소형 발사체이다[8]. Electron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부품을 사용하여 발사체의 감량을 줄였다. 2017년 5월에 첫 발사가 수행되었으며 2018년 1월에 큐브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하였다. 2018년 11월에 첫 상업적 위성을 위한 발사에 성공하였으며, 이를 "Business Time"이라고 부른다. 이후 Electron은 30회 이상의 발사에 성공하였다. Electron은 길이 18 m, 지름 1.2 m 전체 중량은 12.5 톤이며 2-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 저궤도에는 300kg까지 태양동기궤도는 200kg 탑재물을 보낼 수 있다. Electron은 Rocket Lab에서 개발한 Rutherford 엔진을 사용하며 추진제는 RP-1과 LOX를 사용하고 있다. 추진제를 공급하는 터보 펌프는 전기 펌프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공급 전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Electron 1단의 경우는 지구 재진입 후 낙하산이 퍼지면서 회수 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2016년 중국에서 창업한 민간 우주 발사체 개발 기업인 i-Space는 Hyperbola-1 발사체를 개발하여 중국에서 순수 민간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2019년 7월에 지구 저궤도에 도달하는데 성공하였다[9, 10]. Hyperbola-1 발사체는 길이 20.8m, 지름 1.4m, 중량 31톤으로 고체 부스터로 구성된 4단형 발사체이며 중국의 군용 미사일(DF-21)에 사용되는 고체 부스터를 재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구 저궤도에 300kg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 첫 발사이후 2021년 2월과 8월, 2022년 5월 발사는 궤도에 안착하는데 실패하였으며, 2023년 4월 탑재체가 없는 상태에서 궤도 진입은 성공하였다. 그림4와 같이 엔진부에 그리드핀이 있는 것을 봐서는 Falcon 9과 같이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인 것으로 추측이 된다. Hyperbola-2는 2단형 재사용 가능한 액체 엔진 기반 로켓이며 지구 저궤도에 1.9톤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는 소형 발사체이다. 엔진의 추진체는 메탄과 LOX를 사용하며 2020년에 첫 엔진 테스트가 있었고 2023년에 첫 발사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Relativity Space사의 Terran1은 확장 가능한 2단형 소형 발사체이며 2017년에 개발을 시작하여 2023년에 첫 발사와 함께 종료된 발사체이다[11, 12]. Terran 1은 길이 35.2 m, 지름 2.3 m이며 자체 개발한 메탄엔진인 Aeron 1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Terran 1의 가장 특이한 점은 전체 구성품의 90% 이상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기존 로켓 제작 기간에 비해 100배 가까이 줄어들었기에 Terran 1의 구성품 제작에서 완성품 까지 60일의 시일만 소요되었다. Terran 1은 지구 저궤도에 1.5 톤, 태양 동기궤도에는 0.9톤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는 소형 발사체이다. 2023년 3월에 첫 발사가 있었으며, 최대 중력 지점을 지나는데 성공하였지만 2단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궤도 진입에는 실패하였다. Relativity Space 사는 Terran 1을 통해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기체의 내구성과 Aeron 1 엔진 성능 검증에 만족하고 Terran 1의 개량형인 Terran R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2026년에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Falcon 1을 기반으로 Falcon 9을 개발한 Space X처럼 Terran 1을 기반으로 Terran R을 개발하여 Space X의 Falcon 9와 경쟁할 예정이다. Terran R은 지구 저궤도에 33.5톤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는 대형 발사체이다.



국내에서는 나로호가 500kg급 발사에 성공하였으며, 올해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1.5톤급이기에 소형 발사체에 속한다. 누리호와 나로호 모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된 발사체이지만 국내 민간 업체에서도 소형 발사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Perigee Aerospace는 2018년에 창립한 국내 소형발사체 기업이다[13]. 현재 개발한 발사체는 Blue Whale 1이라 불리며 길이 21m, 지름 1.6 m, 무게는 2.2 톤으로 2단형이다. 태양동기궤도에는 170kg, 지구 저궤도에는 150kg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 Blue Whale 0.1 이라는 사운딩 로켓(과학 로켓)을 만들어 2021년 12월에 테스트를 한 바가 있으며, 2022년 3월에 지구 근궤도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Blue Whale에는 자체 개발한 메탄 기반 엔진인 1단용 Blue 1S와 상단용 Skyblue 엔진을 사용할 예정이다. Blue Whale의 첫 발사는 2024년에 예정되어 있지만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2024년 발사가 성공한다면 2025년부터 상업적 발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Innospace는 2017년에 설립된 국내 소형발사체 기업이다[14]. Innospace는 2023년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시험발사체 한빛-TLV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TLV는 테스트용 발사체이다. 현재 3종류의 발사체를 개발 중이다. 한빛-나노는 2단형 발사체로 길이 17m, 지름 1m의 발사체로 태양동기궤도에 50kg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 한빛-마이크로는 길이 20.1m 지름 2.7m의 2단 발사체로 태양동기궤도에 150kg의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 한빛-미니는 Innospace에서 현재 개발 중인 발사체 중 가장 큰 형태로 길이 23.7m, 지름 2.6m이며 태양동기궤도에 500kg 탑재체를 보낼 수 있다. 한빛 계열 발사체는 파라핀과 LOX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엔진을 사용하며 전기 펌프식 산화제 공급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본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소형 발사체는 소형 위성 수요 증가와 함께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소형 발사체에 대한 예산이 증가하면서 민간 업체들의 참여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소형발사체를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한 업체들 수는 미국이 약 79, 중국, 20, 유럽 국가들이 43 이다[5]. 이 외에 한국을 포함하여 자국의 발사체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에서 소형 발사체 개발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즉, 민간 기업들이 소형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가 발사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발사체 기술의 국가간 이전은 매우 제한적이고 국가 보안 기술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자국의 기업에게 기술이전을 하여 발사체 개발이 진행이 된다.

인터넷 기사를 통해 미국이나 중국 등의 국가에서 민간 기업들이 소형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발사체 개발이 쉬운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본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100대의 소형 발사체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절반 정도가 아직 발사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일본의 epsilon-s의 경우 JAXA에서 수년간 발사에 성공한 발사체이지만 최근에 성능 개량을 통해 민간 기업에서 시험을 하는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발사체 기술은 오랜 기술이 축적되어야 가능하지만 항상 기술이 있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소형 발사체라고 하지만 쉽게 성공할 수 없는 어려운 분야이다.








  • Vanguard rocket
  • Explorer 1
  • Scout X-2
  • Relativity Space
  • Business Time
인쇄 Facebook Twitter 스크랩

  전체댓글 0

[로그인]

댓글 입력란
사용자 프로필 이미지
0/5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