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카오스를 접하게 된 것은 박사학위 과정에 있을 때인 198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저의 지도교수가 응용수학 분야를 전공하고 후에 이론유체역학을 연구하신 분인데 박사과정을 지도하시면서 제게 카오스 이론을 수시로 언급해 주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카오스 이론을 주로 수학이나 물리학 하는 사람들이 관심 있게 연구하였는데, 응용보다는 재미가 있으니 연구를 많이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주식시장이나 화학반응 혹은 유체유동이 일어나는 어떠한 동적 시스템이 있을 때 학자들은 주어진 시간 후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예측하고 정량화하는 일에 관심이 있죠. 그런데 이 경우 카오스 이론은 “짧은 시간 후에 일어나는 일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하는 것이죠. 즉 내일 주가가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라는 해답 대신에 그 예측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라는 사실을 결론으로 내리는 것입니다. 즉 “답이 없다” 라는 사실 자체가 답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기상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일기예보를 하는 사람들이 카오스 이론을 즐겨 인용하였는데, 오늘 우후 날씨는 예측이 되고 내일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모래 날씨는 거의 예측이 불가능하다라는 카오스 이론이 그들의 틀린 예보를 정당화하기 때문이라고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전공용어를 써서 표현하자면, 카오스 현상은 주어진 동적 시스템의 해가 초기조건에 민감하게 변하는 현상이라고도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날씨를 다시 예로 들자면, 내가 한 여름에 대청 마루에 앉아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를 부칠까 말까 하고 고심하다가 부채를 사용한 경우와 그대로 참고 사용하지 않은 경우는 그 후의 날씨에 큰 차이를 줄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효과를 사람들은 나비효과라 부르죠. 북경에서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 때문에 플로리다 해안에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죠. 제가 공학도로서 이러한 카오스 이론에 흥미를 느낀 이유는 또 다른 데 있습니다. 불교에서 '회자정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즉 만나면 헤어지고 또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오묘한 불교의 진리를 이 카오스 이론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서, 갖힌 공간 내에서 흐르고 있는 유동장 내에 두 입자를 매우 가까이 놓고 흐름에 맡기면 두 입자 사이의 거리는 시간과 더불어 기하급수적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유체는 갖혀 있기 때문에 두 입자는 언젠가는 다시 만나죠. 그래서 1980년대 말에 대한기계학회지에 제가 카오스 이론에 대해 소개하면서 동양사상의 일면과도 일치한다고 언급하였었죠. 그런데 이 카오스 이론을 어떻게 하면 과학이나 공학에서 이용할 수 있을까 하고 여러 분야에서 시도를 하였는데 저는 유체 혼합에 응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낮은 레이놀즈 수의 유동이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인기가 없었습니다만, 지난 10여년 전부터 마이크로 유체 세계에서는 혼합이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인식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카오스와 관련지어 혼합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 원리와 특성을 기계공학에 응용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실용화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혼합이라고 하면 단적으로 말해서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이 섞이는 것을 의미하죠. 두 가지 예를 대비적으로 들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예는,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가 공기와 뒤섞여 결국 형체도 없이 되어 버리는 형상이고, 두 번째 예는 어떠한 미소한 양의 바이오 물질을 미소한 크기의 마이크로 채널 내에서 다른 생화학 물질과 섞어서 그 반응을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예에서는 스케일이 매우 커서 스케일에 비례하는 레이놀즈 수가 몇 십만 혹은 몇 백만 정도로 아주 큽니다. 이렇게 큰 레이놀즈 수에서 유체흐름은 복잡한 난류의 형태가 되고 따라서 굴똑의 연기는 가만히 두어도 저절로 주위 공기와 혼합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죠. 그러나 두 번째 예에서는 스케일이 매우 작고 레이놀즈 수도 이에 따라 매우 작습니다. 이렇게 작은 레이놀즈 수의 흐름은 난류가 아닌 층류가 되므로 유체입자들은 자기의 층을 절대 벗어나지 않고 다른 층을 침범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혼합이 잘 안되죠. 물론 층과 층 사이의 점성작용 때문에 분자의 열적운동에 따른 확산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그러나 생화학물질의 경우에는 분자가 커서 이 효과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여기서 microfluidics 연구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issue가 나옵니다. 즉, 마이크로 혹은 나노 스케일의 층류 유동에서 어떻게 하면 혼합이 잘 일어나게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입니다. microfluidics를 바이오 칩에 응용하려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을 연구한 사람들이 희망의 등불을 비추어 주죠. 즉,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층류임에도 불구하고 난류에 못하지 않은 혼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유동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이라고 하죠. 저는 1990년부터 이러한 문제에 깊이 있게 다가가서 연구를 수행하였고 몇 가지 단순한 경우에 대해 그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유체의 속도장 자체는 매우 단순하고 규칙적이며 혼합에 별 효과가 없을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입자들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그 자취는 매우 복잡하고 불규칙적이며 예측 불허의 거동을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아주 양호한 유체혼합이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의 현상을 다른 말로 Lagrangian turbulence 즉 라그랑지 난류라고도 하고 있죠. 앞에서 제가 회자정리의 불교진리를 언급하면서 초기에 매우 가까이 있는 두 입자는 시간과 더불어 급속히 멀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멀어진 두 입자는 다시 만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 원리의 핵심입니다. 혼합이란 결국 활발한 입자의 교환이라 말할 수가 있겠는데, 가까이 있는 입자는 그 동안 서로 충분한 교감을 하였기 때문에 성질이 비슷해졌으니 다른 데로 보내고 대신에 멀리 있는 입자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가까이 끌어당겨 교감을 통해 서로 비슷해지도록 하는 것이죠. 여기서, 핵심은 어떻게 하면 이렇게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이 되도록 유동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죠.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의 원리가 유체공학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하나는 조금 전에 제시한 바 있지만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을 유도할 수 있는 유동설계의 문제입니다. 카오스 현상을 수학이나 물리학의 입장에서 연구한 사람들이 카오스 현상의 핵심원리를 가장 쉽게 설명하기 위해 Horse-shoe map 즉 말굽사상이라는 동적 시스템을 제안한 바 있는데, 이것은 물질을 늘이고 접는 stretching-folding의 과정을 반복하면 최초에 매우 가까이 위치한 두 입자는 시간과 더불어 급속히 멀어져서 불과 수차례 반복과정 뒤에는 입자가 어디 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는 예측 불가능성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러한 기초 개념이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에서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라그랑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유체 뭉치를 어떻게 하면 stretching-folding의 과정이 반복되도록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그렇게 되도록 유체유동을 고안한다면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은 가능한 것입니다.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 의 원리가 유체공학에 기여할 수 있는 두 번째는 혼합의 효과를 정량화하는 일입니다. Microfluidics의 혼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혼합지수라는 양으로 혼합효과를 비교하려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분석해 보면 맹점을 갖고 있습니다. 즉 초기에 두 물질이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가, 예로서 수평으로 나누어져 있는가 아니면 수직으로 나누어져 있는가에 따라 혼합지수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는 올바른 정량화라 볼 수가 없죠. 그런데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에서는 리야푸노프 지수를 도입하여 혼합효과를 정량화합니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의 혼합효과 정량화를 위해서 리야푸노프 지수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더불어 지역에 따른 혼합효과의 비교를 위해서 Poincare 단면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가 있죠. 즉,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에서 개발한 두 가지 정량화 도구가 유체공학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가 있죠. 4. 근래에 들어 MEM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연구도 활발해졌는데요, 교수님께서 연구를 시작하신 때에는 미개척 분야였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처음 가면서 겪게 되는 시행착오, 그리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얻게 되신 노하우가 있습니까? MEMS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초소형 전기기계 시스템”정도가 되겠죠. 처음 이 개념이 등장하였을 때는 주로 어떻게 하면 작은 기계를 만들 수가 있을까 하는 fabrication의 문제가 주된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다가 이것을 과학이나 각종 공학 분야에서 응용하려는 시도가 뒤따랐습니다. 그 중에서, 화학공학에서는 이것을 복잡하고 큰 스케일의 화학적 분석실험을 소형화하려는 아이디어와 접목하게 되었고 이러한 초소형 분석 시스템을 micro TAS라고 부르죠. 한편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화학공학에서 시도하는 것과 유사하게 복잡한 공정을 MEMS의 도움으로 소형화하자는 시도가 있었고 이러한 것을 BioMEMS라 부르고 있습니다. MicroTAS든 BioMEMS든 유체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Microfluidics의 역할이 이 경우 매우 크게 인식된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MEMS라 하면 유체유동이 크게 중요시 되지 않은 초소형 기계의 설계 제작의 개념이 주된 것이고, Microfluidics라 하면 유체유동이 중요시되는 초소형 장치의 유체역학적인 분석이 주된 내용이라 말할 수 있겠죠. 제가 MEMS에 관심을 둔 것은 2000년대 초반쯤입니다. 그 때까지는 주로 카오스 혼합(chaotic mixing)이나 회전유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제는 보다 응용 쪽으로 눈을 돌려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범세계적인 연구추세에 맞추어 변신을 할 때라 생각하고 MEMS Handbook이라는 Gad-el-Hak의 저서를 구입하고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책은 Microfluidics에 관한 내용은 별로 없고 관련 학회에 자주 다니면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지 눈여겨보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저희 연구실에 박사과정 학생 한 명이 Microfluidics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기 스스로 마이크로 채널 같은 것을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전극을 심어서 전해질의 펌핑에 대한 실험도 수행하였습니다. 동시에 T자형 마이크로 채널에다가 바닥에 블록을 심어서 혼합을 증대시키는 실험도 수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반복되면서 차츰 제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더라고요. 특히 이 분야 논문을 읽을 때는 타 학문분야의 기초 지식 부족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허다하여 답답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배운 이 후로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기초화학과 기초전기학을 새로 공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동안 물론 실적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당연하고요. 그리고 제가 공부한 내용은 그대로 실험실 학생들에게 전수하여 빠른 시간 내에 모든 연구원들이 필요한 기초 지식을 쌓도록 유도하였습니다. 또한 같은 학교 내 화학과의 교수님을 초빙하여 기초 전기화학을 배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니 조금씩 이 분야 논문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논문이 읽혀지니 다른 사람들이 연구한 내용을 그대로 따라서 해 볼 수도 있고 나아가 우리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것도 가능하였습니다. 제가 볼 때는 약 2년간은 교수가 아닌 학생이다 생각하고 연구가 아닌 공부를 한 것 같아요. 물론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게 학문이라 하듯이 아직도 저희 실험실은 바이오 분야의 기초 지식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 동안에는 같은 학교의 생물학과 실험실을 빌려서 생물공정 실습도 하고 기초생물학을 배우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타 분야 학문과의 접목이 필요한 경우 혹은 공동연구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해당분야의 기초 지식을 상당한 수준까지 알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학제 간 연구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호 공통된 부분을 넓힐수록 원활한 연구수행과 더불어 좋은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혹자는 이 경우 다른 분야 연구까지 세세히 알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만, 저는 그 반대입니다. 그 분야 내용을 알면 알수록 더 창의적이고 수준 높은 연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희에게 연구 과제를 제안한 기업체도 새로운 기술을 인증받기 위해
기존 장치의 현황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 연구를 저희 실험실에
의뢰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약 2년간 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의외로 기업체는 학교를 믿었고 연구 결과를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이해하면서
상호간의 신뢰가 쌓이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저희도 열심히 연구하여
기존의 장치보다 성능이 월등히 우수한 분리기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기업체는 그 성과를 환경신기술 획득으로 연결 지었고 현재 이로부터
제품 판매 실적이 급격히 상승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전공분야 외 다른 이웃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심도 있게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론 실험실의 연구 성격이 학제 간 공동 연구의 형태라면 두 말할 나위 없겠습니다. 제가 대학원 과정을 공부할 때는 전공분야에 깊이 들어갈수록 더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졌고 따라서 주위 다른 사람들의 연구내용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아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이웃하는 학문분야와의 공통점을 찾고 연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기계공학 전공자라도 생물학이나 화학을 필수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세 번째는 개인별로 좋아하는 운동 하나는 꼭 배워서 일과의 하나로 생활화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공부나 연구도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대학원 다닐 때는 근처에 사는 한국 유학생이 거의 매주 주말마다 저의 집에 모여서 탁구를 치고 술도 한잔 하고 했는데 그게 체력증진에 큰 도움이 되었고 또 한 주 동안의 스트레스를 푸는데 안성맞춤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야구를 좋아해서 주말마다 실험실 대학원생들을 운동장에 집합시켜 캐치볼이나 배팅으로 몸을 풀도록 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연구에 임하는 자세로서 끈질긴 자세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 과제를 붙들고 조금 연구하다가 안 되면 바로 포기해 버리고
다른 과제로 방향을 전환한다든지 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게 쉽게 성과가 나온다면 이미 다른 연구자들이 성과를
내놓았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연구할 가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할
것입니다. 물론 한정된 기간 내에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발 빠른 방향전환이 때로는 필요하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는 연구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들 각자에게 한 평생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주어진 시간은 길다고 하면 길지만 또한 짧다면 짧은 것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하고 싶다고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학자로서의 목표를 세웠다면 과감히 가지들을 쳐내야 할 것입니다. 골프는
참 좋은 운동이지만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과 경비는 상당할 것입니다.
증권이나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활동이 때로는 이익을 남겨 윤택한 생활을
보장할 수도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거기에 투자되는 시간과 또한 매일
되풀이되는 심적인 동요는 필시 연구자에게 방해꾼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자신 싫어하는 편입니다. 한 평생 연구에
몸 바쳐 Science에 한 편의 논문이 게재되는 것으로 후회 없는 생을
살았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대학원 과정의 학생이라면 또한 연구를 하더라도 흥미가 가는 주제를 다루어 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재미없으면 하지 마세요. 물론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재미와 상관없이 연구를 수행해야 하겠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스스로 재미를 붙여서 연구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신명난 연구 활동, 이것이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지식을 고루 갖추어라 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즉, 물리학, 전기, 화학, 생물학 등 이러한 지식을 골고루 갖춘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구절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은 그리고 미래는 지식사회입니다. 많이 배우고 이해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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