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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이 춤을 추려면? 춤에 숨은 기술

         박종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로봇응용연구부) / 2021-03-08 오후 2:40:22


    지난 12월 29일,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에서 새해를 기념하여 회사의 모든 로봇이 등장하는 춤 추는 로봇 영상을 공개했다. 전문 댄서처럼 스웩 있는 춤사위를 보이는 로봇들의 댄스 영상은 금세 SNS, 뉴스를 통해 확산됐고, 현재 유튜브 조회 수는 25백만을 넘어 3천만 조회 수를 향해 진행 중이다. 업로드한지 약 3주 만에 엄청난 수치이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의 춤 영상이 아닌, 로봇이 춤추는 영상이 이토록 화제가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https://www.youtube.com/watch?v=fn3KWM1kuAw&t=6s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매우 특이한 회사다. 얼핏 보면 이토록 유명한 것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최근까지 물건을 생산해서 판매한 적이 없으며 (2020년 6월 첫 상품으로 4족 개 로봇 Spot을 출시했다) 미래 비전을 과시하며 회사를 요란스럽게 홍보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회사 이름도 직관적이지 않아서, 이름만 듣고 로봇 회사라고 연상이 쉽게 되지 않는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해온 일은 팔지도 않을 로봇을 개발하고 (대부분 군사용 로봇), 연구 과정에 촬영한 실험 영상을 최소한의 편집으로 유튜브 채널이 비정기적으로 업로드 한 것이 전부다. 자신들의 실패 영상도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볼 수 없는 상상하기 힘든 행보를 보여왔다. 그런데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의 동네 꼬마도 이 회사의 이름과 로봇을 이야기한다. 수많은 사람이 이 회사의 로봇 영상을 패러디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회사라 극찬을 한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어떻게 대중적인 회사가 되었을까?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2005년 빅독(BigDog) 로봇의 연구 결과를 인터넷에 공유하면서 로봇계의 스타가 되었다. 영상 속의 빅독은 4족 로봇으로 엔진의 윙윙거림과 함께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놀라운 균형감을 보이며 야지를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당시까지 진행되던 로봇 연구와는 대비되는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된 것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NZPRsrwumQ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다리형 로봇 연구는 그 발전 속도가 매우 느렸고, 어떻게 하면 넘어지지 않게 균형을 잡을지, 무게 중심을 이동하기 위해 다리의 궤적 생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연구 중이었었다. 그러다 보니 개발된 족형 로봇의 움직임은 자연의 동물들과는 달리 좁은 보폭으로 걸었고 속도도 느리고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다.


    반면 빅독은 실제 생물처럼 (이름처럼 큰 개와 같이) 성큼성큼 걷거나 심지어 뛰는 장면을 보여줬다. 빙판에서 미끄러질 때 균형을 잡는 장면은 흡사 사람들이 빙판에서 미끄러질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 허우적대는 모습과 비슷하다. 이는 아직까지도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로봇들이 성큼성큼 걷지 못한 이유는 빠른 제어 응답성, 고출력 구동기, 정밀 관성 센서 등의 기반 기술과 동적 제어 알고리즘에 기인했다. 하지만 빅독이 이러한 엄청난 균형 감각을 당시 기술로 구현함으로써 로봇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 필요 없이도 단숨에 인터넷 밈이 되었고 사람이 로봇을 따라 하는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미 육군의 요청으로 화학 방호복의 테스트를 위해 2008년 겨울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에 착수했다. 빅독의 다리를 기반으로 개발한 PETProto를 거쳐 보스톤 다이나믹스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팻맨 (PETMAN)을 개발하였다. 팻맨은 당시 2족 보행 로봇을 연구하던 그룹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당시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평탄한 무대 위를 사뿐사뿐 걷지만, 팻맨은 일반 사람이 신는 신발을 신고 성큼성큼 걷는 장면을 보여준 것이다. 더군다나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휴머노이드 개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불과 4개월 만에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향후 팻맨은 휴머노이드의 벽을 깨기 시작했다. 스쿼트 동작을 빠르게 수행하고 팔 굽혀 펴기도 할 수 있는 등의 사람 크기의 로봇이 일반인이 하는 수준의 움직임을 구현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2013년 팻맨을 개량하여 만든 아틀라스 프로토(AtlasProto) 공개 이후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지속적으로 아틀라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다. 현재 아틀라스는 1.5 m 크기에 80kg으로써 비로소 일반 성인보다 작은 크기의 로봇 형태를 갖췄다. 아틀라스는 첫 영상에서부터 눈 덮인 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공개했다. 또한 기존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어떻게 하면 사람과 유사하게 걷는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사람의 움직임을 능가하는 기술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높이의 박스를 연속적으로 뛰어넘고, 공중에서 백 덤블링 하는 장면은 경이로웠다. 이제 로봇의 움직임이 사람의 움직임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Rj34o4hN4I




    지난 2020년 12월 29일 드디어 아틀라스는 사람처럼 춤추는 로봇의 영상을 공개했다. 움직임은 전문 댄서처럼 자연스러웠고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기존에 인간을 뛰어넘는 로봇 같은 움직임(백 덤블링, 파쿠르)이 놀라웠다면, 사람과 같은 스웩을 보여준 이번 군무 영상은 로봇 공학자에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일반인의 시선에서 보아도 너무나 흥겨웠고, 심지어 “잘” 췄다. 아틀라스가 스팟, 핸들과 함께 사뿐사뿐 춤을 추는 영상은 금새 인터넷 밈이 되었다.





    기존에도 로봇이 떼를 지어 춤을 추는 경우는 많았다. 과학관이나 로봇 박람회에 가면 로봇의 군무 시연은 꼭 한 번쯤은 접하게 된다. 기존의 로봇 군무와 아틀라스의 춤은 도대체 어디가 어떻게 다르길래 이리도 열광하는 것일까? 기존의 군무를 추는 로봇들은 대부분 소형 장난감 로봇으로 팔과 다리가 있어 최소한의 자유도로 사람과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게 제작된다. 움직임도 특정 시간 동안 팔과 다리의 위치를 정해 주는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사람의 춤사위처럼 아름답고 흥겹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로봇답게” 음악에 맞춰 움직인다. 소형 로봇은 쓰러져도 파손의 위험도 적고, 안정감 있게 제어가 가능하기에 이러한 군무에 적합하지만, 사람 크기의 로봇으로는 춤과 같은 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아틀라스는 사람처럼 춤추는 동작을 보여준다. 팔을 진자처럼 움직이거나 다리를 뻗어 올려서 한 다리로 서는장면,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움직이는 장면 등은 현대 무용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며 기존의 로봇 기술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는 하드웨어의 한계로 재현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연구가 굳이 필요한가 라고 많은 연구자들은 생각할 법했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이 장면들을 깔끔하게 소화해 냈다.





    아틀라스처럼 춤을 추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아틀라스는 춤을 추면서 순간적으로 허리를 돌리거나 점프하고 착지하는 동작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80 kg 휴머노이드 로봇이 점프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력한 구동기와 파워팩이 필요하다.








    아틀라스는 일반적인 전기모터 방식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달리 독자적인 전기식 유압 파워팩을 가지고 있다. 유압 파워팩은 배터리로 모터를 돌려 유압을 형성하고 이를 구동기에 전달해서 피스톤이나 모터를 구동하는 형식이다. 이 방식은 배터리의 에너지로 바로 모터로 구동하는 방식보다 효율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으나 모터가 아닌 유압 구동기를 사용함으로써 높은 파워 밀도를 갖는 장점 있다. 80kg 수준의 로봇을 순간적으로 무릎과 발목의 토크만으로 점프를 시키는 것은 매우 큰 힘이 요구된다.


    기존의 모터와 기어 조합으로는 순간적인 토크를 만드는데 현재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에서는 이러한 큰 힘이 요구되는 동작 수행을 위해서 유압 실린더 및 유압모터를 기반으로 아틀라스를 개발했다. 이러한 유압 기반의 로봇은 유지관리 및 제어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대체로 상용 유압 부품은 무겁고, 크기가 커 로봇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어 대부분의 로봇 연구에는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높은 파워 밀도를 갖는 유압 시스템은 모터 구동기술을 넘어서는 동적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만들어 낼 수 있기에 유압 시스템의 최적화 기술을 가진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와 같은 로봇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모터 시스템의 경우 모터와 링크를 적절하게 배치하면 로봇을 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그에 반해 아틀라스처럼 유압 기반의 로봇의 경우 링크와 구동기, 그리고 이를 지나는 전선과 더불어 유압유를 공급해주는 유압호스가 필수적이다. 유압의 특성상 큰 에너지 전달이 순간적으로 가능하지만, 구동기마다 유압호스가 연결되어야 한다. 유압 호스는 전선보다 훨씬 굵고 유연하지 못하여 아틀라스와 같은 다자유도 로봇의 경우 로봇의 전체 시스템 구성에 큰 제약이 있다. 아틀라스는 이러한 제약을 최소화하고, 로봇을 경량화하면서 유압유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아틀라스는 몸체 및 다리 구조체 내부에 유로를 구성하고, 형상 최적화 설계를 수행한 후 이를 금속 3D 프린팅으로 출력하여 로봇 링크 내부가 유로가 될 수 있게 하였다. 이를 통해 182kg, 188cm에 달했던 초기 아틀라스 로봇에 비해 80kg, 153cm의 현재의 민첩한 아틀라스 로봇이 탄생하게 되었다.



     


    https://www.bostondynamics.com/atlas






    자세 제어기술은 로봇 기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춤을 추는 동작에서는 상위 제어기가 춤사위를 만들어 내면 하위 제어기에서는 순간적으로 매 순간 로봇의 움직임을 예측해서 로봇의 균형 및 자세 제어를 수행한다. 아틀라스의 모델기반 예측 제어기는 매우 빠른 응답성을 갖고 있으며, 동적 시뮬레이터를 통해 다양한 동적 거동을 미리 구현하여 테스트해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같은 파쿠르 동작 연구는 이를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아틀라스는 춤추는 로봇을 넘어서서 파쿠르를 할 수 있는 로봇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파쿠르 선수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팔, 몸통, 다리 모두를 사용하여 몸이 낼 수 있는 모든 관성 모멘트를 활용하여 만들어 진다. 이러한 Full body를 이용한 동적거동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써 연구진은 순간적으로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인지기술을 포함하여 아틀라스의 역동성을 한계까지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대자동차에 인수되었다. 세계 최고의 로봇 기술을 가진 이 회사와 우리나라 굴지의 제조회사인 현대자동차와의 콜라보를 통해 로봇 산업의 미래에 어떤 역동성을 이식할 수 있을 것인지 로봇공학자의 눈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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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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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09
    궁금한게 있습니다. MPC는 본질적으로 Optimal control이라 Nonlinearity가 들어가면 계산량이 많아질텐데, 매우 빠른 응답성은 어떻게 확보하는 걸까요? 제 생각에 방법은 두 개인데, 1. Linearize 2. Predict horizon의 최소화 두 가지 방법으로는 엄밀하게 말해서 정밀한 제어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외에 다른 방법론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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