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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와인의 압력(2), 밀봉(Seal)

      조준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2020-07-01 오후 3:28:37


     






    지난 칼럼에 이어 샴페인 상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기술 중 하나인 압력 용기의 기밀을 유지할 수 있는 밀봉 기술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와인 병의 마개는 코르크로 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일반 소주 병마개처럼 스크류 캡으로 출시되는 와인도 자주 보인다. (뉴질랜드 와인의 93%, 호주 와인의 75%는 스크류 캡 사용, 출처: 와인 바이블) 코르크는 현재와 같은 스크류 캡이 개발되기 전부터 사용되던 전통적인 와인 밀봉(seal) 기술이며, 이에 ‘코르크로 되어있는 와인이 정통 유럽 와인이며, 코르크가 아닌 스크류 캡으로 된 와인은 저렴한 와인이다’라는 편견도 생기게 되었다. ‘스크류 캡 와인은 저렴한 와인이다’ 보다는, ‘저렴한 와인에서 스크류 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가 적절하다로 정리할 수 있다.

    코르크는 일종의 탄성을 가진 다공성 물질(Porous Medium)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와인을 병입하고 코르크를 압축하여 입구를 막는 방식이다. 이에 코르크 자체에 Permeability가 존재하여, 와인 병과 외기 사이에 매우 미세한 산소 이동이 존재하고, 이 때문에 와인이 병입된 상태에서 천천히 숙성이 된다는 와인계의 상식이 있다. 그러나 과학적인 설명에 따르면, 압축된 코르크에서의 산소 투과성은 매우 낮으며, 와인을 병입 할 때 와인 속에 녹아있는 산소, 병입 후 남아있는 공간에 존재하는 산소, 그리고 Figure1과 같이 코르크 구조 내부 미세한 pore 구조에 남아있던 산소에 의해 숙성이 진행된다는 결과들이 있어 이에 대한 갑론을박은 와인 모임에서 늘 등장하는 주제이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코르크가 말라 수축하게 되면 코르크와 병 입구 사이에 공간이 생겨 외기의 유입이 확실히 생기기 때문에 와인이 쉽게 산화되어 버려 식초와 같은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와인을 지하 까브(저장고)와 같이 저온 다습한 공간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하며, 그렇지 못한 공간에 보관할 때는 와인을 눕혀 놓아 코르크가 항상 와인에 젖어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이다.






    기포가 없는 스틸(Still) 와인과 달리, 샴페인은 내부 압력이 6기압 수준으로, 이러한 압력을 버티면서 밀봉을 할 수 있는 코르크는 더 강하게 압축된 코르크를 사용한다. 지난 칼럼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돔 페리뇽이 샴페인을 발견할 당시 널리 사용되었던 일반 나무 마개는 샴페인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였고, 탄성이 있는 코르크를 압축해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안전하게 샴페인을 병입 할 수 있게 되면서 버블이 있는 샴페인의 상업화가 가능해졌다.

    우리가 와인을 오픈한 뒤 남은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 뽑은 코르크로 다시 병 입구를 막을 수 있는데 (이 때 코르크를 원래 꽂힌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밀어 넣으면 더 잘들어간다) 샴페인 코르크는 한 번 병에서 분리 되면 사람 손의 힘으로는 다시 밀어 넣기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샴페인에는 Figure 2와 같이 다른 와인과 다르게 코르크 위쪽에 철제 캡과 철사로 다시 한 번 봉인이 되어 있는데, 이것을 뮤즐렛(Muselet) 이라고 한다.

    뮤즐렛은 1798년 샴페인 하우스 ‘Jacquesson 자크쏭’에서 개발하였는데, 철제 원형 판을 코르크 상부에 대고 병 목 하단에 철사를 꼬아 마무리를 하였으며, 이 철사는 360도로 3바퀴로 꼬아져 있어, 손으로 풀 때 180도씩 6번 돌리면 풀리게 되어 있다. 샴페인 압력이 6기압인데, 6번 돌리면 된다니! 이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과거로부터 경험적으로 이어져 온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뮤즐렛의 상부에는 샴페인 하우스의 이미지나 상표 등을 포함하여 각기 개성 있게 디자인 되어 있어, 이 뮤즐렛들을 수집하는 애호가들도 많이 있다.




    압력을 견디는 금속 압력 용기를 밀봉하는 최고의 방법은 용접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부위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부위에서 내부 유체의 누설(Leakage)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법으로 밀봉을 해야 한다.

    샴페인의 코르크와 같이 탄성이 있는 물체를 압축하여 조립을 한 뒤, 압축된 탄성체가 팽창하면서 내부 간극을 메워 내부 유체의 누설을 막는 것이 seal의 기본 원리이다.

    일상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고무 오링 (O-Ring)과 같은 탄성체를 조립부에 삽입하고 볼트와 너트를 이용하여 조립하는 것으로, 이러한 역할을 하는 것을 가스켓 (Gasket) 이라고 표현한다.
    많은 기계 장치에서 조립되는 부위에 가스켓을 사용하고 있으며, 너트 결합부에 사용하는 가스켓 뿐만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에서는 배관과 플랜지 결합으로 조립부가 구성되며, 작동 조건과 플랜지의 타입에 맞게 적절한 개스킷의 타입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소재의 종류에 따라 적절한 탄성을 가지는 온도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작동 온도 조건에 맞는 가스켓을 사용하여야 한다. 고무 재질은 보통 120-130℃ 정도, 테프론 계열은 260℃ 정도까지 사용한다. 허용 온도 범위에 벗어난 가스켓을 사용하게 되면, 재질의 탄성이 달라져 목표한 기밀 성능을 보장할 수가 없다. 더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는 Graphite나 금속 재질의 가스켓을 사용해야 하며, 이러한 재질을 사용한 경우, 고온의 작동 온도 영역 이외의 상온 상태에서는 기밀 유지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 단점도 존재한다.

    우주 탐사 역사상 비극적인 사건 중의 하나인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의 공중 폭발 사고는 로켓 부스터의 고무 오링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챌린저 호에 사용된 오링은 화씨 65℉(18.5℃) 이하에서 급격히 탄성력을 잃는 소재였는데, 발사 당일 이상 한파로 인해 발사 지역의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16도나 낮은 -1.1℃ 이었다고 한다. 또한 화재 감지 시스템 문제 보완으로 발사대에서 2시간 가량 낮은 기온에 노출되어 있어 발사 직전 고무 오링의 온도가 낮아져 탄성력이 설계 값에 미치지 못한 상태였고, 이에 점화가 시작되면서 부스터 내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오링이 파손, 이 부위를 통해 내부 가스가 분출되면서 폭발하게 된 것이다.(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pace_Shuttle_Challenger_disaster#O-ring_concerns)



    이와 같이 작은 부품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가스켓이 오히려 결정적인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밀봉 기술의 중요성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에너지 환경 관련 기계들에서는 높은 에너지 효율을 위하여 점점 고온화, 고압화 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밀봉 기술의 한계에 부딪혀 밀봉 기술이 새로운 에너지 기계 개발에 Bottleneck 이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움직이는 물체에서 유체의 누설을 막는 밀봉 기술은 매우 어려운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는 내연 기관 자동차에서 엔진 오일의 사용과 관련된 문제이다. 엔진 실린더 내에서 피스톤이 상하 운동을 하게 되며, 이에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엔진 오일을 사용하게 된다. 피스톤이 실린더 내에서 움직인다는 것은 피스톤과 실린더 벽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뜻이며, 이 간극을 통해 필연적으로 누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자동차 엔진 피스톤에는 압력링, 오일링의 피스톤 링이 장착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엔진 블록의 잦은 온도 변화에 따른 링의 변형, 링의 마모 등의 원인으로 엔진 오일이 엔진 연소실 내부로 더 많이 누설되게 되는데, 이에 엔진 오일량이 점점 빠르게 줄어들고, 엔진 내부에서 오일이 연소되면서 흰 연기가 배기구로 나오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발전사이클, 히트펌프 사이클 등 에너지 분야 열동력 사이클에서 필수로 사용되는 기기는 압축기와 터빈이다. 중소형 시스템에서는 자동차 내연기관과 같이 왕복동식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상용급 대형 발전소에서는 모두 회전체 방식의 압축기와 터빈을 사용한다.



    작동 유체를 고압으로 압축하거나(압축기), 고온 고압의 작동 유체를 팽창시켜 동력을 얻는 기기(터빈)에서 다양한 공학적 기술들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밀봉 기술 역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점점 더 고온 고압의 작동 환경에서 회전하는 물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간극을 통한 누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따라 기기의 성능, 안전, 시스템 구성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속 회전체의 누설을 막는 밀봉 기술로는 크게 라비린스씰, 카본플로팅링씰, DGS로 살펴볼 수 있다.



    Figure 5의 그림과 같이 회전하는 축계에서 발생하는 누설을 막기 위하여 작은 톱니처럼 생긴 형상을 가공하여, 내부의 유체가 이 좁은 영역을 통과하면서 압력을 떨어뜨려 누설량을 줄이는 방식을 라비린스 씰이라고 한다. 라비린스 씰은 구조가 간단하고 별도의 구동부가 필요 없는 장점이 있으나 누설량이 높은 단점(10~20%)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Figure 6과 같이 0.01mm수준의 매우 작은 간극을 가지는 링을 축에 설치하여 좁은 간극으로의 작동 유체 누설을 줄이고, 추가적인 링을 설치한 뒤 중앙으로 질소와 같은 안전한 가스를 주입하여 축계 외부로의 누설을 막는 밀봉 기술이 존재한다. Carbon 재질의 ring 형상으로 제작되며 작동 조건에 따라 4rings 5rings 등으로 링의 개수로 누설량을 제어할 수 있다. 이는 라비린스 씰보다 기밀 성능이 우수하나 (2~3%), 여전히 누설이 존재하며 가격이 라비린스 씰 보다 높아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상용 시스템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회전체 밀봉 기술은 DGS(Dry Gas Seal) 기술이다. 원리는 Figure 7과 같이 고정부(Stationary)와 회전부(Rotating) 사이의 Seal face에 특정 형상의 groove를 가공하여, 회전 시에 seal face에서 hydrodynamic pressure가 발생하여 두 면이 벌어지게 되어 매우 좁은 간극이 형성되고 이 면을 통해서 내부 유체의 압력이 대기압으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누설량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기기가 회전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간극이 필요하며, 이 간극을 회전에 의한 압력장, 회전부 후면에 위치한 스프링의 탄성으로 아주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인데,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일부 선진 기업들에서만 제작이 가능하다. Seal face에는 액체 상태의 유체가 아니라, 기체 상태의 유체가 존재해야 적절한 압력장이 발생하기 때문에 Dry Gas Seal 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DGS는 고속, 고압 회전체에 모두 사용가능하면서 누설량은 0.1% 이내로 성능이 가장 우수하나 역시 고가라는 단점이 존재한다. 더 낮은 누설량을 위해서는 DGS를 연속적으로 설치하는 텐덤 DGS 방식을 사용한다.


    필자의 주 연구분야는 (와인이 아니라)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 기술로, 고온 고압의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작동 유체로 사용하여 터빈을 구동하는 미래형 신발전기술이다. 고효율화, 소형화, 저비용화, 모듈화, 신재생에너지원과 연계가 가능한 발전 기술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존 발전 기술 대비 고압, 소형, 고압의 영역에서 압축기와 터빈과 같은 터보 기기를 개발 해야하는 기술적 난제가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누설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밀봉 기술은 기존에 개발되어 있지 않았던 분야로, 초임계 이산화탄소용 터보기기를 개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와인의 호일을 벗기고 코르크를 보면 가끔 코르크 윗부분까지 와인이 넘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코르크를 와인 오프너로 빼 보면 코르크가 와인과 닿아있는 아래부터 위쪽까지 모두 와인으로 젖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은 윗면은 정상인데, 중간 위치 정도까지 와인이 올라와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는 내부의 와인이 코르크를 통해 누설된 경우로, 그 원인은 수입 과정이나 국내 유통 과정에서 와인이 높은 온도에서 보관되었기 때문이다. 와인은 물과 알코올의 혼합물로 28℃ 정도의 온도에 노출되면 열화가 시작되고, 30℃ 이상의 고온에 노출되면 내부의 알코올이 기화하여 팽창하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져 코르크를 타고 와인이 외부로 누설되게 된다. 보통 이를 ‘와인이 끓었다’라고 표현한다.

    코르크의 중간까지 젖어 있으면 열에 충격을 어느 정도 받은 수준이며, 완전히 외부로 끓어 넘쳤다면 이 와인은 완전히 열화 및 산화되어 원래의 모습을 잃은 와인이다. 끓은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았다면, 와인의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와인이 이미 손상된 상태로, 마셔보면 과일 맛이 거의 나지 않고 밋밋한 느낌만 난다. (저가 와인에서 원래 와인이 밋밋한 것은 제외)

    따라서 와인을 오픈 했을 때 코르크가 많이 와인에 젖어 있다면, 한 잔 시음해보고 상태를 확인한 뒤, 와인을 버리지 말고 와인을 그대로 둔 채로 코르크를 다시 막고, 구매처로 전화 혹은 방문하여 와인 상태를 설명 혹은 보여주면 대부분 환불이 나 해당 샵 포인트로 적립 가능하다. (구매한지 너무 오래되었다면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온도가 30℃ 이상 올라 와인이 끓어 내부 압력이 높아지더라도 강한 코르크를 사용하여 코르크나 외부에 아무런 흔적이 남게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와인이 힘든 환경에 놓여져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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