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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 연구 개발
최원재(Wonjae Choi)(이화여자대학교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조교수)/wj_choi at ewha.ac.kr/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대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열 및 에너지 공학자로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새롭게 필요하게 될 재생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에너지시스템들을 연구 개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소의 생산 및 사용과 관련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 개발하는 것과 새로운 기술들의 환경성을 전과정적으로 분석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돕는 것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변화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신재생에너지기반의 새로운 에너지시스템들을 연구하고 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4가지 주제로 연구를 하시는걸로 알고 있는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크게 아래 그림에 나와 있는 네가지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째, 고온 열을 이용한 수소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소 사용확대를 위해서는 경제적이면서 친환경적인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지금까지 재생전력을 이용한 물 분해 및 수소생산 기술이 크게 주목 받아왔습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생 열원을 재생 전력과 함께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하여 수소의 경제성을 제고하는 것이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열화학적 레독스 사이클(thermochemical redox cycle)과 고체산화물수전해(solid oxide electrolysis)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둘째, 고체산화물전지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고체산화물전지는 기존 에너지시스템들의 최대효율을 넘어서는 초고효율 전기생산을 할 수 있는 장치로 많은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저는 이 장치의 상용화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열화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해 장치의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체산화물연료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제시하고, 제품의 실제 상용화를 돕는 것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고체산화물전지의 각 용도에 맞는 셀 디자인 도출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체산화물전지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여 제품의 상용화를 돕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70% 이상의 초고효율 발전을 위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분산발전, 선박 및 열차 추진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시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셋째,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간헐성을 띄는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미래에는 경제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이 필수적으로 개발되어야 합니다. 저는 열전기화학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들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열풍로 타입의 열배터리, 열화학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 등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하는 전기 및 수소의 경제성을 제고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료 및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 및 시스템에 대한 전과정평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과정평가는 제품의 사용뿐 아니라, 제품의 생산과 수송, 사용과 폐기까지의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정량화하여 비교하는 평가방법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예를 들어 “전기차와 수소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얼마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가?” 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이에 대한 답변을 위해서는, 전기와 수소의 사용 뿐 아니라 생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계산하는 전과정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과정평가 분야에서 저는 특히 연료와 연료를 사용하는 제품 및 시스템에 대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소, 전기, e-fuel, 바이오연료를 포함하는 다양한 대체연료에 대한 분석, 철강제품 등 생산에 연료가 많이 사용되는 제품의 그 생산방법에 따른 전과정평가, 자동차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전과정평가, 그리고 전기차의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의 시간적 지역적 변동성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수소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어떻게 이런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기존의 에너지원을 대체해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경제의 당위성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수소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이 생성되게 되면,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더이상 사용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게 됩니다. 수소를 생산하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생성하는 않는 방법으로는 재생전력과 연계한 수전해기술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전해기술의 효율을 증가시키고, 간헐성이 있는 재생전력과 연동시켜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경제성을 제고하는 것은 수소경제실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에 더해서 재생 열원을 사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양이 풍부하고 재생전력보다 경제적인 신재생열원(태양열, 폐열, 바이오가스, 매립지가스, 폐가스 등)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면, 수소의 경제성을 크게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재생 열원을 이용한 물분해 및 수소생산기술을 연구해오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특히 재생 열원과 열화학적 레독스 사이클로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저는 신재생열원을 수소로 변환하는 초고효율 시스템 개념을 제시하고, 이에 적합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는데요. 신재생열원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4. "Well-to-wheel"은 에너지의 생성단계에서 소비단계까지를 전체로 생각하고, 내연기관차의 배출량을 대체 연료 차량과 비교하고 실제 주행 조건과 다양한 연료 생산 방법을 고려한 연구로 알고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Well-to-wheel 분석은 자동차 연료에 대한 전과정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전통적인 연료의 원재료인 원유의 well 부터 자동차 바퀴 wheel을 굴리는 전과정을 분석하고 비교하는 분석 방법입니다.

전문 연구자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전기차 수소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얼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가?” 에 대한 질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올바른 대답을 위해서는 well-to-wheel 분석을 통한 비교가 필요합니다. 전기차 수소차는 자동차 배기구의 온실가스 배출이 없지만, 전기와 수소를 생산할 때의 온실가스 배출은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예시로 내연기관차과 전기차의 전과정을 비교해서 보여줍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원유생산, 원유수송, 정유, 분배, 자동차운행 과정 등으로 전과정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기차는 전기차 운행, 전기충전, 전기발전, 전기발전연료생산 등의 과정으로 전과정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각각의 과정을 분석하고, 종합하여 전기차, 수소차, 내연기관차를 비교하는 well-to-wheel 연구를 2013년부터 진행해왔습니다. 특히 2020년 출판한 논문에서 국내실정에서 승용차로 사용하고 잇는 모든 자동차 연료 및 파워트레인 방식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또 전기차, 수소차의 경우 전기생산방식과 수소생산방식에 따라 내연기관차 혹은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하였고, 이를 통해 전기생산 및 수소생산 관련 에너지정책이 어떻게 수립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전기 생산 방식에 따라서 달라지는 전기차의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을 내연기관차 및 하이브리드차의 전과정적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한 것입니다.


이러한 연료에 대한 전과정평가의 결과는 이제 단순한 연구를 넘어 제도로도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의 RFS (Renewable Fuel Standard)와 캘리포니아주정부의 LCFS (Low Carbon Fuel Standard)제도에서 재생연료가 무엇인지, 저탄소연료가 무엇인지를 결정할 때에 아르곤 국가연구소의 연료 전과정평가 결과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4년부터 청정수소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인데, 이 제도에서 전과정평가 결과를 이용해 다양한 수소생산방법과 밸류체인 중 청정수소에 해당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구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과정평가의 결과들은 앞으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새롭게 생겨나는 분야에서 흥미로운 기여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5. 이외에도 현재 관심을 가지고 계시거나 새롭게 진행 중인 연구들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열저장장치(Thermal energy storage)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확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름이고 탄소중립을 위해 반드시 가야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에너지저장기술의 발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 특히 전력 그리드스케일의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큰 시장들이 열릴 것이고 다양한 기술들이 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눈여겨 보고 있는 기술은 이를 열로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남는 전력을 열로 저장하는 방법은 매우 저렴한 소재를 이용할 수 있어 그 경제성이 타 방법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도 관련해서 고온의 열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저장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들에 대해 연구를 해 나가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6. 현재 운영 중인 이화여대 ZERO EMISSION energy system LAB.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 저는 2021년 7월 ZERO EMISSION energy system 연구실을 만들고, 2050 탄소중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열 및 에너지공학자를 길러내는 비전으로 연구실을 운영해 왔습니다.

2023년 7월 현재 12명의 연구원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을 모집할 때에는 성실하고, 분야에 대한 흥미 및 동기가 뚜렷하고, 따뜻하고 선한 마음을 가진 학생을 뽑는 것을 항상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학생들이 전문지식과 연구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는 장소이자, 사회에 나가기 전에 사회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열 및 에너지공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과 환경을 제공하면서도,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일을 하는 따뜻한 태도를 연구실에서 배울 수 있기를 항상 희망하고 있습니다.



7. 많은 분들과 같이 연구를 진행해 오셨는데, 그 동안 영향을 받은 연구자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어떤 연구자 분들의 어떤 영향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먼저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신 서울대 송한호 교수님과 박사후연구과정 지도교수님이신 MIT의 Ahmed Ghoniem 교수님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박사과정때 송한호 교수님은 이제 커리어를 시작하시는 젊은 신임교수 이셨습니다. 송 교수님께는 뛰어난 연구 지식 뿐만 아니라 남들을 배려하면서 일을 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면서 산다는 것이 정말 보람된 일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학문적으로 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삶으로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박사후연구과정 때 Ghoniem 교수님은 이미 학문적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루신 70세에 가까운 노교수 이셨습니다. 7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본인의 연구와 전문분야에 흥미를 잃지 않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을 즐기시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정말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Ghoniem 교수님께는 정말 임팩트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연구에 접근을 해야 하는지,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본인의 전문분야에서 흥미를 잃지 않고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러려면 어떻게 연구에 접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서울대 AESL 연구실과 MIT RGD Lab에서 함께 일했던 뛰어난 동료들에게도 큰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가족보다도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연구실 동료들의 뛰어난 연구역량을 보는 것은 늘 제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그들처럼 좋은 생각을 하고, 그들처럼 깊은 이해를 하고, 그들처럼 잘 쓰고 잘 발표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 역량을 키워오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8. 연구 활동하면서 평소 느끼신 점, 자부심, 보람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 먼저 연구라는 일이 제 성향과 잘 맞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연구는 본인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고, 그것을 실험적으로 혹은 시뮬레이션적으로 검증하고, 글로 옮기고, 발표하는 작업의 연속입니다. 이 하나하나의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고, 저 또한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다행히 이러한 일들을 즐기기도 하는 성향입니다. 고달프지만 이러한 것들을 했을 때에 저에게 오는 강한 충족감이 있습니다. 계속해서 더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연구를 하면서 느끼는 자부심은 제가 낸 지적 결과물이 전세계적으로도 앞서 있는, 아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중요한 지식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느낄 때에 가장 크게 느낍니다. 그럴 때 제가 제 일로 조금이나마 세상에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교수가 된 이후에는 연구를 학생들과 함께 하게 되었는데요. 요즘에는 학생들의 연구능력이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가장 크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학생을 보게 되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 있는 일들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9. 이 분야로 진학(사업)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

- 2050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열 및 에너지공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매우 많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또 그만큼 이시기는 저희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흥미로운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흥미로운 시기에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함께 열심히 연구하자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 최원재 교수의 최근(대표) 논문들

1. Greenhouse gas emissions of conventional and alternative vehicles: Predictions based on energy policy analysis in South Korea, Applied Energy, 2020.

2. Solid oxide fuel cell operation in a solid oxide fuel cell-internal combustion engine hybrid system and the design point performance of the hybrid system, Applied Energy, 2019.

3. Experimental study of homogeneous charge compression ignition engine operation fuelled by emulated solid oxide fuel cell anode off-gas, 2018.

4. A reactor train system for efficient solar thermochemical fuel production, Journal of Solar Energy Engineering, 2022.

5. Well-to-wheel greenhouse gas emissions of battery electric vehicles in countries dependent on the import of fuels through maritime transportation: A South Korean case study, Applied Energy, 2018.

  • Hydro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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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fe cycle 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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