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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연구자 인터뷰

    신진연구자 인터뷰는 기계공학과 건설공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성과를 알리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대상은 박사과정 이상 40세 미만의 연구자로 뚜렷한 연구성과가 있으면 언제든 참여 가능합니다.
    또한 주변에 추천할 만한 연구자가 있으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ariass@naver.com)

    • 김산하 (Sanha Kim)
      나노다공질 스탬프를 이용한 고해상도 플렉소그래피 기술
      김산하 (Sanha Kim)(KAIST 기계공학부)
      이메일:sanhkim at 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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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의 주 연구 분야는 생산 공학(manufacturing engineering)입니다. 주로 두 개의 공학적 표면(engineered surfaces)들이 물리적 접촉(contact)을 함으로써 발생하는 접착(adhesion), 마찰(friction), 마모(wear), 물질의 전달(material transfer), 변형(deformation) 등의 현상을 인위적으로 정밀하게 조작함으로써, 혁신적 기능의 부품들을 구현할 수 있는 첨단제조(advanced manufacturing) 공정 기술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연마공정기술을 예를 들면, 미세하지만 경도가 높은 연마재들을 표면에 강한 힘으로 접속해 상대운동을 지속해서 유도함으로써 광택이 나는 매끈한 표면을 갖는 제품을 제조합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화학적 기계연마 (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공정기술이 주요 연구 테마 중 하나입니다. 그 밖에 탄소나노튜브 3차원 구조를 활용한 다기능 표면(multifunctional surfaces) 제조 기술, 그래핀 등 2차원 물질(2D materials)의 롤투롤 전사(roll-to-roll transfer) 기술, 전자기계적 접착(electromechanical adhesive) 표면 기술 등 나노 소재(nano materials)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의 공학적 표면을 구현하고 이를 접촉역학(contact mechanics) 이론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제조 공정에 접목함으로써 혁신적인 제품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주요 연구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지난 2016년에 발표한 “나노 다공성 활자를 이용한 고해상도 플렉소그래피”라는 제목의 연구성과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흥미를 조금이나마 돋우기 위해, 먼저 이 연구의 배경에 대하여 조금 길지만,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제조기술 중 하나는 인쇄 기술입니다. 넓적한 나무판자 표면에 문양 및 글자를 정교하게 세긴 후 먹물을 표면에 묻혀 종이나 천 등 다른 표면에 접속함으로써 먹물을 전사시키는 방법입니다. 이는 2천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기술인 릴리프 인쇄술(relief printing)로 정의되며, 현재도 직인을 찍는 인감도장 등 일상생활에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14~15세기경, 릴리프 인쇄 방식은 기술의 진보를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이루는 데 성공했는데, 그 첫 번째 기술의 진보가 바로 금속 활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발명되었다고 알려진 금속 활자는 기존의 나무, 도자기 등보다 월등한 내구성을 가진 금속을 활용함으로써 도장의 반복 사용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두 번째 기술의 진보는 압착기(printing press)를 활용한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술 발명과 이를 통한 책의 대량생산입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가져온 ‘혁명’은 오늘날의 인터넷과 견줄만한 대단하고도 큰 변화였습니다. 활판 인쇄술 이전에는 2개월 만에 책 1권이 필사되었다면, 그 후에는 일주일 만에 책 500권이 인쇄될 수 있었기에 정보의 대폭발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식혁명’으로도 알려진 이 시기는 책이 널리 보급되면서 정보의 양뿐만 아니라 질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켰으며, 하나의 제조기술 혁신이 인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온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20세기에 들어 relief printing 기술은 또 한 번의 도약을 하였는데, 폴리머의 등장으로 도장의 소재가 금속에서 고무와 비슷한 폴리머로 대체되면서, 내구성을 겸비하면서도 경제적인 인쇄 도장의 생산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또한 인쇄 장비도 폴리머의 유연한 기계적 성질을 이용해 기존 압착기에서 대량생산에 훨씬 적합한 롤투롤(Roll-to-Roll) 방식이 사용되었고, 그 결과 생산성이 다시 한번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잡지나 신문, 식용품이나 일상품 패키지 그래픽 등 저가의 양산품들을 제조하는데 필수적인 기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천 년 전부터 사용되어오던 relief printing 기술이 몇 번의 소재/장비 혁신을 이룸으로써 오늘날에도 플렉소그래피(flexography) 라는 이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 등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지속적인 개발과 보급으로 인하여 플렉소그래피 기술은 또 다른 혁신이 필요합니다. 점차 잡지나 신문 등의 인쇄물들이 쇠퇴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디지털 콘텐츠가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플렉소그래피를 포함해 잉크젯(Inkjet), 그래비어(gravure), 스크린 프린팅(screen printing) 등 여전히 경제적이고 생산성이 우수한 인쇄기술 및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존의 실리콘 소재와 광 리소그래피 기반의 값비싼 전자 부품의 제조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인쇄전자(printed electronics) 기술에 대한 연구가 2000년대 들어 활발히 진행된 바 있습니다. 다양한 색의 잉크를 사용하여 그래픽 물을 효과적으로 인쇄하던 기존의 인쇄기술을 사용하되 컬러 잉크 대신 도체, 반도체, 전도체 등 다양한 전기적 성질을 지닌 나노 잉크를 정밀하게 인쇄함으로써 전자 부품을 제조한다는 개념입니다. 이미 경제성과 생산성이 보장된 매력적인 아이디어였지만, 실용화 단계에서 여러 가지 넘어야 할 문제점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해상도(resolution)입니다. 현재 반도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세 제조기술들은 10나노미터 미만의 패턴까지도 제조가 가능한 데 비하여 현재 인쇄기술은 제조 가능한 가장 작은 형상이 20-100 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성능 전자 부품의 생산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긴 배경 설명해 드린 이유는, 저의 이번 연구가 바로 이 플렉소그래피 기술이, 어쩌면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던 이 공정기술이, 또 한 번의 소재/장비 혁신을 통해 인류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할 수 없을까 하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다음 단계의 도약을 실현하고자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이 소재의 혁신입니다. 폴리머를 활용한 기존의 플렉소그래피 기술이 미세한 크기의 패턴을 인쇄하지 못하는 이유는, 형상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고체 표면에서 다른 고체 표면으로 액체 잉크를 전달시키는 이 단순한 공정 원리가 더 통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 및 나노의 영역에서는 액체가 표면장력(surface tension)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고, 따라서 도장의 미세한 패턴의 고체 표면 위에서 안정적으로 얇은 액체 막을 형성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나노미터 크기의 다공성 소재를 구현하여 나노 잉크를 도장의 표면 위가 아닌 도장 내부에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도장의 형상이 작아져도 액체 잉크가 2차원 막이 아닌 3차원의 도장 형상을 따라 저장되므로 마이크로 혹은 나노미터에서도 안정적으로 보관이 가능합니다.


    게재된 연구논문에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제가 순차적으로 수행했던 나노 다공성 활자의 설계 및 제조, 나노 잉크의 안정적 보관을 위한 활자 표면의 젖음성(wettability) 및 기계적 물성(mechanical behavior) 제어, 소량의 액체를 정밀하게 전사하기 위한 접촉 역학 모델링에 기반한 공정 변수 예측, 다양한 나노 잉크의 고해상도 인쇄 구현, 그리고 생산성과 고해상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롤투플레이트 인쇄 시연 등의 연구 내용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0.1 m/s 이상의 속도로 수 마이크로미터 해상도의 나노 잉크 인쇄를 구현하였는데, 이는 기존의 어떠한 제조 기술로도 구현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연구 논문 발표 후, 유럽의 한 연구자로부터 “금속활자가 동양의 한 나라에서 처음 발명된 것처럼 이번에도 제1 저자인 동양인이 비슷한 혁신을 이루어 낸 것 같다”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어 굉장히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본 연구를 통해, 나노 다공성 활자라는 새로운 소재로의 도약을 이룸으로써, 기존 릴리프 인쇄 방식의 제조 기술을 오늘날의 첨단혁신 기술로 재탄생시키고자 합니다. 그동안 대형 청정실 내에서 복잡하고 값비싼 제조 공정들로만 가능했던 미세 전자소자의 제조를 어디서든 손쉽고 빠르게 제조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본인의 대표 논문을 소개해 주세요.

    - Sanha Kim, Yijie Jiang, Kiera L. Thompson Towell, Michael S. H. Boutilier, Nigamaa Nayakanti, Changhong Cao, Chunxu Chen, Christine Jacob, Hangbo Zhao, Kevin Turner, A. John Hart, Soft nanocomposite electroadhesives for digital micro- and nanotransfer printing, Accepted in Science Advances (Technical Hold), 2019.

    - Sanha Kim, Hossein Sojoudi, Hangbo Zhao, Dhanushkodi Mariappan, Gareth H. Mckinley, Karen K. Gleason, A. John Hart, Ultrathin high-resolution flexographic printing using nanoporous stamps, Science Advances, vol. 2, e1601660, 2016.

    - Sanha Kim, Nannaji Saka, Jung-Hoon Chun, The role of pad asperities in chemical-mechanical polishing, IEEE Transaction o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vol. 27, no. 3, pp. 431-442, 2014.

    - Sanha Kim, Nannaji Saka, Jung-Hoon Chun, Sung-Ho Shin, Modeling and mitigation of pad scratching in chemical-mechanical polishing, CIRP Annals – Manufacturing Technology, vol. 62, pp. 307-310, 2013.

    - Sanha Kim, Bo Hyun Kim, Do Kwan Chung, Hong Shik Shin, Chong Nam Chu, Hybrid micromachining using a nanosecond pulsed laser and micro EDM, Journal of Micromechanics and Microengineering, vol. 20, 015037, 2010.


    3.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연구책임자로서 첫발을 내디디면서 저와 비전을 공유하며 목표를 함께 할 구성원들을 모집하며 새로운 연구실을 구축하느라 1년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첨단 생산기술 및 표면 공학 연구실 (Advanced Manufacturing & Surface Engineering Laboratory)” 이라는 이름 하에, 하나의 팀으로써 연구하고자 하는 생산기술들이 세상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또는 세상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강렬한 임팩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4.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이 있다면?

    연구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은 실패로부터 오는 허탈감이었던 것 같습니다. 며칠, 몇 달을 고민하고 생각하여 준비한 실험이 실패하는 날에 찾아오는 좌절감에 때로는 쉽게 회복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성공하는 날보다 실패하는 날이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라는 것은 누구도 아직 풀지 못했던 문제를 푸는 것이며, 그 문제를 푸는 순간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솔루션을 생각해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수한 실패에도 또 도전하게 되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거울삼아 가설을 다시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수없이 하다 보면 제가 생각했던 대로 마법같이 성공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의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어 다시 맛보고 싶은 도박과 같은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5.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산공학 분야는 현재 인기가 많은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흥미를 느끼다가도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공업기술(skill)로만 생각하는 생산공정 기술은 실제로는 첨단의 과학(science)을 집약 시켜 혁신적인 가치를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창출함으로써 일상생활에 강한 파급효과를 낼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그만큼 학문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지만, 논문의 양이 연구 능력의 중요한 척도가 되면서 연구 사이클이 긴 생산공학 연구 분야가 학계의 주목에서 멀어졌고,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전까지는 생산공학을 주 분야로 학계에서 연구를 계속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흥미를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어떤 분야로 진학하든 유행에 흔들리지 말고 본인이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여 ‘특별한(special)’ 커리어를 갖추고 싶다면 ‘잘함(greatness)’과 더불어 ‘다름(difference)’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도 유행을 너무 좇다 보면 똑같은 연구를 하는 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본인이 정말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 때까지 자신의 역량을 열심히 갈고 닦는다면 어느 곳에서든 인정받을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함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당장 어떤 특정 분야를 결정하기 어렵다면, 한 분야에서 정말 잘할 때까지 끈질기게 노력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점점 자신감이 붙고 자신이 잘한다고 확신하는 순간 반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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