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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현 명예교수
      소통하는 건축가, 세우는 자, 생각하는 자
      김광현 명예교수(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이메일:kkhfile at snu.ac.kr
      장소:홍익대학교 대학로캠퍼스 13층 공동건축학교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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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메이트릭 회원 여러분! 오늘 인터뷰에서 찾아뵐 분은 42년 동안 서울시립대학교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교수생활을 하셨고, 건축학에 기본이 되는 많은 서적들을 출간하신 김광현 교수님이십니다. 최근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건축은 우리 모두의 기쁨’이란 주제로 강연도 하셨는데요. 그럼 교수님을 직접 만나 뵙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오랜 기간 몸담았던 서울대학교를 떠나는 퇴임하는 소감이 어떠하신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그만두기 1년 전에는 섭섭하기도 하고, 이거 어떡하나? 그러다가 전철을 보는 순간 전철에 앉은 자리가 내 자리가 아니란 말이에요. 전철을 내리면 빨리 다음 역으로 가야지 자기 자리가 없어졌다고 뒤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자기 갈 길을 빨리 가는 거지. 그걸 아니까 생각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편해요. 서울대학교에 있다가 나오니까 ‘저 양반 참 섭섭하겠구나.’ 이제 뭐 하지 그게 아니라 나오니까 대학교 정식 교수가 아니고, 명예교수를 하면서 다른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져서 그게 좋은 것 같아요.


    2. 2014년도에 출간 된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서적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본래 그 책은 쓰려고 쓴 것이 아니고 "공간사"라는 유명한 건축 잡지 회사가 있는데, 단행본의 첫 번째 책을 교수님 책으로 내자고 요청이 와서 어떻게 책을 이렇게 빨리 쓰겠냐고 했더니, 옛날에 써놨던 글들을 다 모아서 선별해서 하자고 해서 그럼 이거 잘 됐다고 생각하여 중간에 고치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고 책이 편찬되었어요. 제목이 [건축 이전의 건축, 공동성] 인 글인데 처음엔 학생들이나 건축하는 사람들도 그게 무슨 뜻이냐 그러더라고요.
    건축 이전의 건축, 철학적인 얘기나 이런 것이 아니고, 건축하는 사람들이 설계하여 집을 지으면 개인의 생각도 있겠지만 화가가 그림 그리듯이 좋은 예술 그리는 것이 집이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초등학교라면 아이들이 어떻게 놀고 어떤 공부를 어떻게 하고, 선생님은 어떻게 가르치고, 그다음 졸업생들은 어떤 추억을 가지는 그런 건축을 만들기 이전에 이미 건축은 시작된다는 거예요.
    실제로 건물이 물리적인 모양을 갖추기 이전에 그 성질이 뭘까? 인간이라면 나라나 문화나 시대와 관계없이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데, 회화나 조각이나 또 다른 어떤 공학적인 사물들하고는 전혀 다른 우리 건축하는 사람이나 건축계나 현대건축에서는 그것을 잘 알아야겠다 하여 쓰게 된 것이에요.


    3.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서적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KBS1와 KBS2에서 모두 여섯 차례 건축 강의한 적이 있어요. 그 중 KBS1의 4회 강의를 연속으로 했는데, 그걸 보던 어떤 출판사 이사님이 오셔서 비슷한 내용으로 책을 좀 쓰라고 해서 나는 내 교과서 쓰는 것이 바빠서 못한다고 거절하다가. 유명한 건축가니, 작품이니 이런 말 쓰지 말고 그런 장르의 책들이 너무 많고 알아듣기가 어렵다고, 교수님 아파트 사시죠? 아파트에서 나와 현관문을 열면서 보이는 주차장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에 대해 먼저 글을 좀 써보시라고 제안했어요. 그 말에 제가 혹해서. 아 그래? 그렇다면 내가 해볼 만하겠다고 시작되었어요. 또 주의사항이 있었는데 어려운 용어들을 쓰지 말고 한 번 써보시래. 건축 전공한 사람이 아닌, 그냥 보통 사람들. 좀 더 강조해서 얘기하면 초,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 교육청에 계신 분들 ‘건축이 무엇이다.’라고 일반적으로 가르치는 분들이 뭔가 토대를 가지고 보고 그것을 참조해서 할 것이 없을까. 그때 생각은 꼭 그것을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우리나라 교과서 같은 책에 건축에 대한 많이 이야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하여 책의 서문에 이 책은 두 권으로 이루어진 국민 건축 교과서 중에 첫 번째라고 했거든요. 그렇게 시작되었어요.

    저기 보이는 “기초건축교육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제가 건축기본법을 만들자고 하여 연구했을 때 국가가 건축을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는데, 왜 안 가르치나. 대학교에 가르치는 강의 말고 정말 국민이 알아야 할 것들. 건축을 통해서 국가가 해줘야 할 것. 이것을 좀 가르치려고 국토부에다가 제안했어요. 그때 건축기본법 속에 있는 것들이에요. 제가 연구했고. 저런 내용으로 쓰였으면 좋겠다고 하여 똑같지는 않지만, 저 책을 가지고 썼으면 좋겠다고 쓰인 책이[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이라서 좀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어요.





    4. 건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도 내셨어요. 총 열권짜리인데요. [건축강의 세트] 서적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이론이나 설계에 관계되는 여러 생각을 정리하는 책이 없더라고요. 서양에도 없고, 우리나라에도 없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건축을 정작 가르치는 것에 체계가 없으니까 이게 바탕이 되겠는 가해서 공부를 하다가 저걸 10년 전에 빨리 냈어야 했는데, 괜히 이 일 하고 저 일 하고 끌다가 은퇴하기 전에 정년 맞이해서 3년 전에는 내야지 했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올해 2월 28일 정년을 맞이했는데 아마 1주일 전에 저 책이 나왔을 거예요. 책을 썼는데 10권이 되더라고. 처음에는 5권으로 편찬하려고 했더니, 출판사에서 책이 두꺼우면 문제가 있다고 하여 좀 더 편리해야지 무겁고 이러면 안 되겠다고 해서 10권으로 나누어서 편찬되었는데요.
    10년 전 20년 전 좀 더 빨리 써냈으면 저런 책을 못 썼어요. 저도 쓰면서 생각이 많이 변했고, 나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65세에 퇴직했는데 5년 늦게 낸 것이 5년 동안 숙성되어서 냈다고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저 책으로 서울대 건축학과 3학년 학생한테 가르치고 있는데요. 지금 4권 끝났나? 그래요. 한 학기에 10권짜리 책을 읽는 곳이 어디 있냐고, 근데 끝내볼까 해요. 또한 젊은 건축가들 30∼35세대정도 또래에 있는 사람들한테 저 책을 가지고 ‘한 달에 한 권씩 열 달 동안 가르쳤으면 좋겠다.’ 아직 시작은 안 했어요. 가르친다기보다는 학부생은 제가 가르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배울 수 있지만, 30∼35세대 정도가 되면 교수님 생각이 맞긴 맞지만 ‘이런 면에서는 좀 다른 점도 있습니다.’라는 얘기를 들을 기회를 만들어서 무언가 반성하고 고치고 더 나은 이야기를 쓸 수 있기에 가르쳐 보려고 그래요.

    이달부터 시작하여 제1권을 이미 두 번 가르치고 있다. 100명 정도의 젊은 건축가들이 열의에 가득 차 공부하고 있고, 들고 있는 책을 보니 이미 다 읽고 온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 안에 3권까지 모두 끝낼 계획이다.


    5. [세우는자, 생각하는 자] 라는 제목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해주세요.

    학교에서는 건축가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며 이런 얘기들은 없고, 죽으라고 도면들을 많이 배우는데 건축에서의 도면은 무엇이냐고 쓰인 책이 한 권도 없어요. 희한하죠? 건축가란 도대체 무엇을 하는 인간이고 어떤 책임을 질 것이냐고 하는 뜻으로 책 제목을 바꾼 것인데요.
    [세우는 자, 생각하는 자]는 저의 이야기가 아니고 하이데거의 제자였던 한나 아렌트[Hanna Arendt]*라는 유명한 정치 철학자 있잖아요. 유대인이면서 [인간의 조건] 훌륭한 책을 쓴 분. 책 내용 중 만드는 사람과 생각하는 사람이 분리되어서 만들어진 것이 노동(labour)이다. 그러나 이 둘이 합쳐질 때 워크(work, 작업)가 된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세운다는 것을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낮추보는 것 같아요. 첨단이 아니기에 낮추보는 것 같은데, 오래되었기에 낮추보고 마치 건축에 공공건물을 한다고 하면 집을 기획하는 분들이 그분들은 생각하고, 건축가는 받아 적기만 하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실제로 받아 적는 일만 하는 건축가들도 꽤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사회가 단순치가 않고 집이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를 하고 그것을 세운다는 것을 합체하지 않으면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것을 좀 일깨워야겠다는 생각으로 2권의 제목을 그렇게 정했어요.


     

     






    6. 우리나라의 현대 건축학의 위치라고 해야 될까요. 어느 정도 수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10년 전부터 건축학 교육이 상당히 달라졌어요. 5년제도 생기고 건축학과, 건축공학이 분리되어서 전공을 따로 해서 가르치다가 합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변화를 많이 시도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설계가 상당히 강조되었어요. 강조된 것은 숙원 사업이기에 강조되기도 하였는데, 강조된 나머지 잃어버린 것이 있어요. 모두가 같이 알아야 할 어떤 이론이나 생각에 대해서 잘 정립하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점차 개인의 일만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건축학 연구가 21세기에 맞도록 정보화 사회에 대응되는 건축들을 많이 생성하고 생각이 바뀌어야 할 텐데, 옛날에 하던 방식대로 계속 머물러 있으면 해악이 크다고 생각해요. 건축이나 도시는 한 번 만들어지면 50년이나 100년이 간다고 하잖아요. 그런 생각들을 미리 잘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최근에 와서는 조금 취약해진 것 같아요. 현대 건축은 현대 사회에 흘러가는 모습을 건축가가 잘 파악을 하고 규모가 크건 작든 간에 이걸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이것이 현대 건축의 일인데요. 근대에 지어진 것은 건축을 지었다고요. ‘건축물’을 지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책을 만들다’와 ‘책으로 만든다.’는 다르잖아요. 책을 만드는 것은 책이라는 물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책으로 만든다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을 책으로 바꾸는 거잖아요.

    현대 건축에서 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냐면 건축을 짓는 것이 아니고 무언가를 건축으로 바꾸는 일을 해야 되는 거지. 이건 아마 건축뿐만 아니고 다른 문화나 이것도 마찬가지인데 그거를 해야 하는 과제가 현대건축의 가장 큰 과제입니다. 건축가들이 부지런해야 하고 또 사회도 건축을 통해서 무언가를 바꾸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때야. 옛날처럼 우리는 이러한 조건을 주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설계해라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될 것 같아요.


    7.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현대 건축의 과제에 대한 해답. 즉 건축의 방향성이 있을까요?


    매우 큰 집단을 생각하지 말고 작은 집단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구청사를 짓는다면 멋있는 것을 만들어서 구를 상징하는 건물을 만드는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오히려 작은 것, 가령 옆에 유치원이 있다면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먼저 있어야 해요. 의미도 없이 집을 지으니깐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냐고요. 가령 어린이집 바로 앞 버퍼존 [buffer zone]을 하나 만들어요. 거기 동네 사람 지나가는 조그마한 카페나 빵집을 만들어서 함께 지내면 어른들이 늘 항상 옆에 있고 애를 데리러 오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있으면 인사도 할 줄 아는 아이가 될 텐데, 지금의 어린이집을 보면 그대로 들어갔다가 그대로 나와. 애들이 배우는 것은 뭐냐면 가서 머물렀다가 우리 엄마, 아빠 만나는 그 시간에 나오는 것 그 이외에 배우는 것이 없어요.

    앞으로 집이라고 하는 것은 지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어떻게 동네와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배울 건가. 그런 것으로 집을 바꿔야 하는 것 같아요.


    8. 현재 우리대학에서나 우리 교육에서나 이루어지는 건축학 교육이 이런 방향성으로 지금 가고 있을지 어떤지 궁금합니다.


    대학마다 예전보다 설계 분야로 많이 가르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학교에서 설계 쪽으로 과제들을 많이 주는데 그것이 단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합화하고 이론화하여 조금 더 크게 사회로부터 무언가가 필요로 한다고 말해야 하지. 내가 지금 하고 있다고 해서 사회가 알아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회가 그럴 정도로 관대하진 않다는 말이에요.

    건축은 사회가 만들어 주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어 예산을 편성한다고 하더라도 기재부가 건축물이 왜 필요한지를 충분히 본인이 알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예산으로 주어지고. 국토부가 의견도 수렴하고. 공모전에 의해서 만들어지면 뭐 해. 사용 가능성이 있어야지. 그냥 설계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되고 앞으로 무엇이 기대되느냐고 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해요. 더 필요한 것은 뭐냐면 요청하는 사람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을 계획하려면 교육이 필요한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과 건축을 하지 않는 사람, 건축에 참여하는 많은 분이 건축에 대해 아셔야 합니다.

    건축은 건축가, 건축 전문가가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것 외에 다른 것. 예를 들면 건축을 짓게 해주는 사람, 지으려고 기획 한 사람, 건축을 이용할 줄 아는 사람 이용도예요. 공간이라면 옛날에는 건축가가 공간을 만든다고 했잖아요? 오늘날은 그게 아니에요. 이용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공간을 만들어가는 거라고. 이러한 인식이 없으니까 만들어지면 나는 가서 쓰면 된다고만 생각합니다. 공간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어떤 쓰임새에 대해 생활하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21세기 현대건축이나 도시를 만들어가는 일인데, 단일화된 건물처럼 기념품 만들 듯이 하는 시대는 벌써 지난 지 100년 됐어요.


    9. 봉직하시면서 건축설계가 산업으로 일어 설 수 있는 발판인 건축기본법, 건축서비스산업진흥 법 등을 비롯한 법, 제도, 정책 개선에 많이 기여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기억에 남는 건축 관련 정책이 있을까요?


    본래 전공이 정책이나 제도가 아니었어요. 저는 건축 설계하고 이론, 디자인하고 개인화되어 있는 분야였는데 왜 이렇게 변했는지 저도 모르겠지만. 건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설계 대가를 잘 받는 것이거든요. 건축 설계 즉 대가 받는 것인데. 이게 돈의 문제가 아니고 건축가가 받는 대가예요. 건축사만 받는 것이 아니에요. 건축과 관련된 여러 전문가가 받는 것이거든요.

    거기서부터 건축하는 사람의 전문가 쪽에서 제도를 생각했는데 점검하다 보니 이 제도가 잘 해결이 되어야 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정부든 누구든 해야지 이게 풀려요. 학교에 앉아서 건축학 연구해서 논문 잘 썼다고만 하지. 왜 논문 많이 써야 하고 연구 많이 해야 하는지 아느냐고 법 제도 두 자 고치려고 하는 것이에요. 물론 연구와 논문이 무의미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고 쌓이는 힘이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정말 어렵더라고. 정부나 누구에 가서 이렇게 해줍시다, 절대 그분들 쉽지 않아요. 연구를 많이 하고 데이터도 제시한다면 반드시 국가 정책 분들이 귀를 기울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꾸면 어떻게 되느냐면 일단 건축 전문가 수십만 명이 혜택을 받아요. 그 혜택을 받은 것은 건축 전문가에게만 가지 않고 국민에게 돌아갑니다. 그 제도라는 것이 늘 얽혀져 있어서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건축기본법을 제정해야겠다고 하는 움직임이 생기면서 어느 날 전화가 왔는데 저보고 연구를 해보래요. 건축기본법 연구를 3천만 원에 해보라고. 1년 반했습니다. 정말 보람된 일이었고, 근데 그게 법이 되더라고요. 입법해서 될 확률이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3%래요. 운이 좋아서 갑자기 국회에 통과가 되었는데, 김광현이라는 사람이 건축계에서 무슨 일을 제일 잘했냐면 딱 하나 있다면 건축기본법 말했고, 연구자였고, 거기 쓰이는 시행령을 만들어 봤고, 또 통과도 해 본 것이다.

    그 일의 계기로 설계 대가를 올리는 일과 건축교육, 건축사 교육, 인증원 문제 등을 전공도 아닌 사람이 해보라고 관심도 켜졌고 그러는 사이에 건축을 보는 눈도 많이 달라졌어요. 건축 강의 책도 학교에서 가르친 강의를 주로 모은 것이지만, 사실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이사이 그와 유사한 생각들을 가지고 쓰고, 또 설계를 가르치고, 서로 엮이게 되면서 작성한 내용이었습니다.


    10. 현재 건축 관련 제도 중 가장 비판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도가 있을지.


    전자입찰 같은 것들은 10년 전만 해도 고치세요, 심한 이야기 했습니다. 국토부에서 놔두면 범죄라고. 많이 달라졌어요. 20년 전에는 국가가 안 바뀔 것처럼 보였는데 국가가 오히려 더 잘합니다. 앞장서서 해줍니다.

    현재 제일 필요한 제도는 건축설계 대가에 관한 것이에요. 대가가 너무 적습니다. 오래전부터 고쳐야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쉽게 고쳐지지도 않고 모든 사람이 합의해야 되는 것인데요. 공공건축을 만들 때 설계 대가를 올려주는 건들이 있는데, 국토부가 고시도 만들고 그 외에 설계 대가를 만드는 것을 제도로 건축사, 다른 기술사들, 정부, 민간이 따라주어야 제도가 개선되는 거잖아요. 요즘 젊은 건축가들이 상대해서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기에 뭐 어느 것이 꼭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많은 기대를 해야 하고 건축 전문가들이 열심히 해야죠. 뭐.


    11.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공공건축물의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이 있을까요.


    공공건축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것이니까 정부나 사법기관에서 쓰는 건물은 빼고 우리가 얘기하는 공공건물 좀 더 생활에 가까운 것. 그런 가까운 건물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발동이 걸린 것 같은데 그 중에서도 좀 더 빨리 고쳐야 할 것은 학교건축입니다. 학교 건축은 교육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이 많고, 대한민국 건축학에서 학교 건축 연구 안 하는 것도 아니고, 많이들 연구했어요. 근데 왜 좋은 학교가 안 지어지냐면 교육과정과 함께 연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정말 학교에 생활이나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고려했어야 합니다. 최근에 저희 제자가 교육청에서 무슨 체육관 당선이 되었대요. 그래서 잘 되냐고 물어봤더니 다 바꾸고 있다고 그 안을 보니 교실 옆 체육관도 있는데 저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체육관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큰 공간이라고 본다면 가까이 놓으면 좋은데 시끄럽다고 애들이 넘어진다고 생각을 하니까 집이 옛날 집처럼 그대로 가고 있어요.

    공공건물이라고 하는 것이 학교 건물이든 작은 건물들이 우리 몸에 참 있어서 좋았다고 기쁨을 느끼는 것처럼 주변에 좋은 집이라고 하는 것도 가깝고 작은 집이 나에게 기쁨을 주지 크고 상징인 건물도 좋지만, 그것이 먼저가 아니니까 우리 주변에 공공건물에 대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어진 것이니 어떻게 지어지든지 관계없다고 볼 일이 아니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얼마나 잘 지어졌는지.

    언론에서 학교 건물이 이러하다 고쳐야 하겠다고 한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럴 정도로 관심이 없다고. 인생의 7분의 1 정도를 학교에서 보낸다고 한다면 7분의 1이 이게 평균이 아니잖아요. 연세가 많이 드신 분의 1년하고 감수성이 가장 많은 학생의 1년은 다르니까 7분의 1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4분의 1일 지도 모릅니다. 그 중요한 생활공간을 잘 쓰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학교 건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건물을 빗대서 우리가 공공건축을 어떻게 하나 현재 불만을 안 가지고, 고칠 생각 안 하고, 학교 교과 과정은 교과과정 따로 가고, 교과 선생님들은 따로따로 가다 보니 건물이 밀도 있게 지어지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12. 교수님께서 지은 건물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천호성지 천호부활성당-2008년 한국건축가협회상, 성바오로딸 수도회 사도의 모후집-2005년 가톨릭미술상 본상, 농심어린이집 등






    기억이 나는 건축물은 제가 천주교 신자이기에 천호성지라는 성인 열 명이 누워있는 곳에 성당을 짓게 해주셨던 것이 정말 고맙고요. 그 밑에는 봉안당(납골당)도 있고, 그 근처에다가 성물 박물관도 짓고, 이렇게 한 것이 저로서는 제일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뭐 다른 연수원도 짓고 학교도 지어보았는데 그것이 젤 낫고.



    농심 기업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지어달라고 하여 어린이를 데리고 오는 엄마들이잖아요. 엄마들은 바로 그 위층에서 일하고 있고, 점심때도 와서 만날 수 있고 퇴근할 때쯤이면 데려갈 수 있고. 그때 뭐가 제일 중요할까 생각했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엄마 만났을 때 기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은 집 밖에서 기다리지만, 농심 직장어린이집은 사내니깐 앞에 마당도 있고, 여유가 있잖아요. 어떤 엄마는 안에 들어와 있는데 어떤 엄마는 뒤에 있으면 안 되고, 대체로 그 시간대에 몰리니깐. 퇴근시간대에. 바로 옆에 원장 선생님이 설명도 해주고, 아기 껴안는 그때가 어린이집의 최고다. 그다음에 좋은 환경이 있고, 어떤 교육을 했다는 것이지. 그래서 앞에 있는 입구와 마당과 정원이 좀 더 잘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본래 다니던 곳에다가 아이들 복도를 연장해서 미끄럼틀도 내려오고 계단으로 해서 극장처럼 아이들을 가르치고 하려 했는데 길이가 잘려서 계단을 돌리는 바람에 하지는 못했는데, 그게 참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를 상대로 건축을 해봤다고 하는 것이 앞으로도 열 개 더 짓고 싶어졌어요.


    13. 교수님께서 건축물을 보시면 가장 먼저 잘 지었다고 하는 기준과 교수님께서 거주하고 싶은 건물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루이스 칸(Louis Kahn) 건축가가 너무 좋았어요. 그분이 설계한 필립 엑서터 도서관이라고 하는 미국 동부에 있는 유명한 사립 고등학교 도서관이 있어요.





    구멍이 뻥 뚫려있고 책이 있는데 고등학교 도서관이니까 그렇게 책이 많지는 않은데, 루이스 칸이 도서관이 해야 할 가장 큰 것은 카탈로그 상자를 없애는 것이라고 했어요. 직접 책을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그래서 고등학교 도서관에 가운데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데, 그 가운데를 보면 책들이 쌓여있는 모습들을 보고 아이들이 지적인 어떤 호기심이나 충동이 일어나게 하겠다고, 그 가운데에 이름을 지었는데 ‘책이 초대하는 장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금도 그 이름을 쓴대요. 책이 책을 찾고 있는 것 나름의 깊은 정신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건물로는 문화일보에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지식카페에 쓰고 있는데, 어디에 어떤 집이 좋으냐 하니깐 피셔 주택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주택이 있는데요. 그런 주택을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조그마한 건데 평수 따지면 사는 집만 한 50평밖에 안 돼요. 설계하는데 4년, 짓는데 3년. 넓지 않은 집에도 창가에 가 있어도 식당에 앉아 있을 때마다 수십 년을 살았는데도 깜짝깜짝 놀란다는 거예요. 살고 있던 딸이 3살 때 집을 짓기 시작해서 딸이 10살 때 완성이 되고, 거기서 한 20년 살다가 결혼을 하고.
    이런 집이 참 좋은 집이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활을 침착하게 다 하면서 10년, 20년 동안 살아가면서 무엇인가를 발견해 나갈 수 있는지. 아파트라고 혼내지 말고 아파트 안에서도 무엇이 가능한지 100점이 아니면 어때요. 30점 맞아도 30은 넘는 것 아니에요? 그런 마음으로 우리 주변을 가꾸어 나가면 집이 정말 깨닫게 해주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14. 퇴임을 하시고 많은 활동을 하시고 계세요. 건축가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삶이 또 앞으로가 어떻게 구상이 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정년으로 퇴임하기 2∼3년 전부터 저는 하느님에게 받은 조그마한 재능이 있다면 가르치는 일인 것 같아요. 공동건축학교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왜 유명한 건축가만 강의하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반대로 집을 짓는 목수들. 목수가 가르쳐주는 건축계는 아무도 없어요. 그분은 왜 이름 없이 임금만 받고 떠나야 하나? 좋은 건축의 일들이 많은데. 목수가 와서 ‘집을 이렇게 짓는 것이다.’라고 가르쳐 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학교를 만들어야겠다고 공동건축학교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지금 한 2년쯤 했는데, 계획안을 많이 세웠어요. 젊은 건축가들을 위해서 강의도 만들고 나도 가르치고 또 그들이 자기 목소리로 자기 이야기를 하고 또 괜찮은 젊은 건축가가 있으면 부각도 시키고, 학생들도 질문할 것이 있으면 너희들도 좀 자발적으로 하자고 시작한 것이 공동건축학교를 만드는 것인데요. 올 10월부터 하려고 해요.


    15. 현재도 30, 40을 위한 젊은 건축인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사실 공동건축학교라 이름을 붙여서 시작했던 프로그램의 한 제목이었어요. 앞으로 한 4년, 5년쯤 하다가 후에 제자나 다른 대학교 출신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하고 자꾸만 모여서 이야기를 확대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6. 공동건축학교라는 것이 어떤 분들을 위한 것이고 어떤 분들이 꼭 들었으면 좋겠다, 어떤 분들이 꼭 왔으면 좋겠다 뭐 그런 방향성이나 지향하는 점이 있으시나요.

    30∼35세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넘어가시는 분들이 안 된다고 아니에요. 그분들이 주류였으면 좋겠다.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자기 사업하는 것도 아니고, 사업에 대한 희망을 품고, 시간만 있으면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들이 그 나이에 필요로 하는 공부들, 고급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30∼35세대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건축 공부나 자기 발언들.

    그들에게 테마를 줄 테니까 에세이를 쓰라고 정확하게 말을 했어요. 모인 자리에서 발언도 하고 말로 하면 끝나니 책자를 만들어서 필요한 것이 국토교통부면 국토교통부에 보내고, 정책관이 알아야 한다면 보내드리고, 협회 회장이 알아야 한다면 보내드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젊음 사람들이 앞으로 조금 있으면 또 40대가 되니깐 조금 있으면 지도자가 돼야 하니깐.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문 닫아놓은 상태에서 불만, 불평을 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제도를 바꾸고 제안하는 것도 그 사람들한테는 해야 하는 공부라고 생각해요.


    17. 기억에 남는 제자도 있을 것 같아요.

    학부 다녔을 때 집안이 어렵다고 저한테 와서 하소연하던 제자가 있었는데 “너는 왜 설계를 안 하니”라고 하니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어 집에 못 들어가고 있고, 집이 팔려서 떠돌아다닌 지 6개월이 되어서 그래서 교수님 숙제를 잘 못 합니다.”라고 그 학생이 말해주었어요. 참 그때 그 친구가 정말 고맙더라고. 자기 이야기를 어떻게 하냐고요. 부모님이나 형한테도 말하기 어려울 건데. 나중에 장학금도 받고 그 학생이 잘되어 학위도 받고 그 친구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자기가 말한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부끄럽게 생각 안 하고 자기가 자기를 연마하고 또 잊지 않고, 또 그 마음은 저한테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한데도 가는데, 그런 마음으로 다른 공부도 아닌, 건축 설계를 한다면 그런 따뜻한 마음이 훗날에 나이가 들어서 자기가 더 큰 일을 할 때 배어 나오지 않을까. 그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18. 마지막으로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과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학부생은 건축 설계를 주로 강조하기에 정말 공부 열심히 하시고, 설계 열심히 하라고. 건축의 일은 정말 넓어요. 길도 많고.
    대학원생한테는 누군가 필요로 한 사람을 위해서 설계한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한다면 반드시 세상과 사회는 댓가를 줄 거라고.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나 모두가 건축 공부, 건축 설계, 건축 이론 공부를 해서 사회를 보는 눈을 배우는 것인데, 건축을 공부하는 젊은 사람들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기질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어려운 일을 어떻게 역전시켜서 만들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축 설계는 사업입니다. 자기가 설득해야 하고 어디 가서 일을 꾸려야 되는 직업이기에 특히 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주석: 한나 아렌트[Hanna Arendt] : 독일 태생의 유대인 철학사상가이며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였다. 1,2차 세계대전 등 세계사적 사건을 두루 겪으며 전체주의에 대해 통렬히 비판했다. 사회적 악과 폭력의 본질에 대해 깊이 연구하여《폭력의 세기》를 집필하였다. 파시즘과 스탈린주의 등 '전체주의'에 대한 그녀의 분석은 탁월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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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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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08
    건축 설계에 대한 대가(저작권)의 필요성.. 생각치 못한 부분이었는데 .. 창의성에 대한 부분을 한번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좋은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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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08
    인터뷰하실때 교수님의 건축에 대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건축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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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08
    건축이라는 분야도 크레이티브한 요소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그리고 건축가의 마인드, 건축물에 대한 목적성 등 이유없는 건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고싶은 말이지만 이 시대에 많은 건축가들이 자신의 이익에 눈을 돌리기보다, 정말 필요로 하는곳에 쉼을 주고, 도움을 주는 Architect가 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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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1.08
    교수님의 블로그를 보면 제자들과 끓임없이 소통하시는 모습이 너무 인상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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