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로고

국내 최대 정보 기계·건설 공학연구정보센터
통합검색 화살표
  • FlowVision
  • M-Terview

    (연구자인터뷰)

    연구자인터뷰는 기계.건설공학 분야의 종사자의 추천 및 자체 선정을 통해 선발된 우수 연구진을
    직접 방문하여 연구 정보를 취합하여 제작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알리고자 하시는 분이 계시면
    연구자료 인터뷰 신청을 통해 신청해 주세요.

    • 조영호 교수
      기계 인간 정신적 상태연구
      조영호 교수(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메일:mems at kaist.ac.kr
      장소:부산대학교 11공학관 407호
      659 2 2

     

    안녕하세요. 메이트릭 회원 여러분!
    오늘 인터뷰에서 찾아뵐 분은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영호 교수님이십니다. 교수님의 연구를 보면 인간과 기계가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하셨는데요. 인체의 속도, 방향, 체온, 혈류량 등을 감지하여 의도와 상태를 인식하는 기술 연구로 매우 유명하십니다. 2015년 녹조근정 훈장을 받으셨으며 MEMS 기술을 나노 바이오 정보 기술로 확장한 분이시기도 합니다. 그럼 교수님을 직접 만나 뵙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교수님께서 하고 계시는 연구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인간의 피부에서 여러 가지 생체신호를 읽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나를 연구하는 것과 또 하나는 혈액 안에 있는 암세포의 표면에서 여러 가지 신호와 물리적인 특성을 읽어서 암의 상태를 분석하는 두 가지, 주로 센서와 칩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2. 사람이 느끼는 추위와 더위 상태에 따라서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는 인지형 냉 난방기의 원천기술인 <인지형 말단 혈류량 측정기>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인간의 감정 중에서 희로애락도 있지만 추위와 더위(냉온감도)도 감정이에요. 현재 에어컨들은 온도나 습도를 얼마나 잘 조절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모든 냉·난방기는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같은 온도와 습도라도 북극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더울 것이고, 적도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추울 겁니다. 그래서 온도와 습도는 사람들이 덥거나 추운 것과는 별로 관계가 없습니다. 에어컨은 사람들의 쾌적함을 위한 기계인데 왜 온도와 습도만을 보느냐고 생각해서 사람을 보고 관찰하는 이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추우면 혈류량이 줄어들고 더우면 혈류량이 늘어나요. 그래서 혈류량 변화를 보면 이 사람이 추위를 느끼는지 더위를 느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추위와 더위를 알아낼 때는 혈류량 뿐 만 아니고 피부 온도와 땀도 봐요. 더우면 땀이 날것이고 추우면 땀이 안 날 것입니다. 또한 추우면 피부가 단단해져요. 영계수가 높아지는데, 영계수 변화를 봐도 이 사람이 추운지 더운지를 안다는 것이죠. 말단 혈류량을 측정해서 사람이 더운지 추운지를 알 수도 있습니다. 보통 말단혈류량 측정은 유체역학하시는 분들은 혈관 속에서 지나가는 혈류의 양과 속도를 잴 것이지만 저희는 그렇게 측정 안하고 열적으로 재요. 열자극 방식이라고 해서 피부에 40도 정도의 온도를 순간적으로 국부적으로 올렸다가 히터를 끕니다. 그러면 40도에서 온도가 떨어지는 속도가 혈류량과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 피부의 온도를 살짝 올렸다가 떨어지는 속도를 측정하면 현재의 혈류량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하죠. 히터와 온도계 만 있으면 됩니다. 혈류량을 직접 재려고 하면 광학적 방식으로도 잴 수 있는데, 그러면 주위의 빛은 다 차단해야 하고 매우 거대해져요. 그런데 이러한 열자극 방식으로 말단 혈류량을 재면 조그마한 히터와 온도계 만 있으면 됩니다. 지금은 상용화를 위해 모 회사에서 기술이전을 요청해서 비밀유지 계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생각입니다. 습관적으로 에어컨에서 조절하는 공기 온도와 습도에만 자꾸 익숙해 있는데,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이에요. 왜 에어컨은 온도와 습도만 재고 있을까? 온도를 정확하게 빨리 유지하려는 에어컨은 기계의 입장입니다. 사람이 춥거나 더운지만 알면 돼요. 사람이 추우면 더운 바람을 보내면 되고, 더우면 추운 바람을 보내면 되는데, 공기 온도를 왜 측정하느냐 이 말이에요. 그리고 어떤 사람의 추위, 더위의 감정을 알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요. 요즘 뇌를 많이 연구하여 뇌 신호도 측정할 수도 있고, 다 가능한 데 제일 간단한 방법이 뭐냐는 거죠. 똑같은 온도, 똑같은 습도 환경에서도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은 다 다르거든요. 체질에 따라 다르고 살아온 환경에 따라 다르니 이런 온도에서 이 사람이 어떻게 느낄 것인가는 유추한다는 것은 공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러지 말고 사람이 추우면 떨리고 피부가 경직되고, 더우면 땀이 난다는 것은 누구나 똑같은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람을 보면 더운지 추운지를 알 수 있으니,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재는 것 보다는 오히려 사람 피부에 나타나는 생리신호를 직접 읽는 게 더 낫다는 것이죠.


    3. 기존의 열적 쾌적감 지표 외에 인간의 피부경도를 추가적인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발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추가적으로 발견되어 활용이 된 건지 궁금합니다. 그 원리 및 과정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간이 덥거나 추운지를 무엇을 보면 될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피부 온도입니다. 더우면 피부 온도가 올라가지요. 또 하나는 땀과 피부 전도도가 바뀌지요. 지금까지는 더위와 관계된 생리 신호는 피부 온도 혹은 피부 전도도 혹은 발한량이었어요. 근데 이걸로 판단하려고 하면 오차가 생겨요. 더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화가 나도 변하고 여러 신체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변해요. 생리 신호가 신체적인 요인인지 정신적인 요인에서 나오는 건지를 구분하려면 또 다른 지표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찾은 게 피부 경도입니다. 피부 발한량과 피부 전도도는 독립적인 변수가 아니라 연관이 있어요. 피부 온도와 피부 전도도는 조금 다른 것이니, 또 이것들과 관계없는 지표를 찾아야 하는데, 이게 피부 경도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지표로 피부 경도가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실제 실험에서 이 세 가지(피부 온도, 피부 전도도, 피부 경도)를 넣어 본 결과 훨씬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알았죠. 인간의 더위와 추위를 알아보려 할 때, 이때까지 피부 경도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4. 앞으로 조금 더 보완이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은 대체로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이 기계공학을 하시는 분 같으면, 기계공학을 하는 사람이 왜 저것을 하지? 기계공학이랑 무슨 관련이 있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관련이 있냐면, 인간의 감정과 암세포를 진단한다고 했잖아요. 진단하는 것은 물리량입니다. 화학량을 보는 것이 아니고 물리적인 신호와 징후를 보는 것입니다. 그럼 물리 센서잖아요. 속도나 가속도, 열, 혈류량 등은 전부 물리센서에요. 또한 기계적인 계측이죠. 근데 이때까지 우리가 환경계측만 했었지, 사람 신호의 물리량을 계측하는 것을 안 해봤다는 얘기에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문제가 생기는 것이에요. 환경을 예측하는 물리량 센서와 사람을 예측하는 건 달라요. 그 문제를 어떻게 푸는가 하는 것이 제가 연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말단 혈류량을 잰다고 했잖아요. 혈류량을 재는 혈류량 계를 얼마나 세게 누르냐에 따라서 혈류량이 달라져요. 누르면 혈관이 쪼그라드니까 달라지죠. 그럼 어느 것이 맞는 것이냐 하는 문제가 생겨요.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그러면, 혈류량 소자가 사람과 닿는 이 힘까지 재는 센서까지 같이 있어야 해요. 힘까지 재고, 이 힘에 의한 혈류량 변화를 보정 해줘야 해요. 환경적인 것만 감지하다가 이걸 사람에 쓰려고 하면 문제가 3가지가 발생해요. 첫 번째 문제는 센서 자체가 인체 신호에 영향을 미치는 것. 예를 들어 온도를 잰다고 덮고 있으면 더워지잖아요. 열이 더 많아지죠. 아까 얘기했듯이, 혈류량을 재겠다고 센서와 접촉하면 접촉력이 달라져서 오차가 생기는데, 그걸 어떻게 바로잡을 거냐 이 문제가 있고요. 두 번째는 스트레스를 재는 건데, 병원 가면 신체 검사할 때 전극을 붙이고 가만히 있어야 해요. 움직이면 안 되고 잘못하면 다시 해야 해요. 신체적인 요인과 정신적인 요인을 지금의 기계는 구분을 못 해서 그런 것이에요. 상시로 재려면, 걸어 다니면서 밥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측정해야 하잖아요. 이게 왜 안 되냐면, 피부 온도를 잰다고 하면 온도계 자체가 피부를 막고 있는 현상이나 선풍기 켜거나 우리가 움직이거나, 바람이 불면 열이 나가는 것이 벌써 달라지죠. 그럼 이런 영향들을 어떻게 바로잡을 거냐. 즉 첫째는 센서 자체의 영향, 둘째는 외부환경 변화 혹은 사람의 움직임에 의해 사용 중에 바뀌는 영향을 어떻게 알아낼 것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 번째가 제일 머리 아픈 것이에요. 환경계측은 환경이 바뀌면 바뀐 것을 재면 돼요. 그런데 사람은 어떤 사람은 이런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를 안 받거든요. 사람마다 워낙 달라요. 이게 왜 다른가 하면,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그 환경에 따라서 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과 기억 모든 것의 종합적인 판단이라서 그 사람의 모든 기억을 다 알지 않는 한 인공지능 할아버지라도 그건 모르는 것이에요. 그리고 인공지능(AI)이 할 수 있는 게, 주로 이성적인 것들이에요. 논리적인 것. 바둑, 장기 같은 논리적으로 딱딱 떨어지는 것은 AI가 케이스를 많이 학습하면 아주 잘해요. 근데 감정은 손을 못 대는 것이에요. 그 사람의 기억과 살아온 환경과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해요. 이런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를 어떻게 풀까? 사람마다 다른 편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일 앞의 문제는 주로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신호를 이용해서, 예를 들면 혈류량을 잴 때 접촉력도 같이 재서 보정을 한다는 방법 등을 쓰고요. 두 번째 문제는 외부환경을 측정해서 바로잡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측정방식을 외부환경과 덜 민감한 방식으로 유연성 있게 갑니다. 나머지 세 번째 문제는 개인별 피험자 실험을 통해서 같은 사람에게서 여러 가지 상황별로 얻은 데이터, 즉 생체신호를 상시 모니터링해서 인공지능 센서로 추정해 볼 방법밖에 없어요. 하는 방법은 같아요. 다 물리 센서잖아요. 근데 인간에 대해서, 인간의 생리학적인 혹은 인체생리 특성을 알아야 해요.

    그리고 암이라는 질병은 암의 특성과 암에 대한 분자 생물학을 알아야 해요. 그건 공부하셔야 하죠. 융합이라는 게 실은 저도 잘 모르니까 누구하고 같이 하냐면, 우리가 연구하는 것은 생물학 하시는 분과 의학 하시는 분, 공학하시는 분 이렇게 3분의 1씩 인원을 구성해서 함께 일을 해요. 왜냐면 제가 지금 아무리 생물학과 의학을 공부한다고 하고 하더라도, 지금 의사 선생님이나 생물학자보다 잘할 수 있겠어요? 저는 센서는 잘하거든요. 이것을 잘하는 사람과 저거 잘하는 사람이 함께 합치면 서로 이익이 되는 거죠. 저 혼자 하는 연구는 아니에요. 인간의 감정 같은 것도 결국 감정을 판단하는 것이 신경정신과 의사 선생님들이고 가정의학과 분들하고 같은 협력을 하고, 피험자 실험 같은 것이라든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병원의 절대적인 도움이 있어야 하죠. 암 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의 8개 암센터하고 같이 일을 하는데, 암 환자의 샘플을 가져와서 실제로 봐야 하니까 의료현장과 일을 같이할 수밖에 없죠.





    5. 학계에서는 MEMS(초소형 정밀기계기술)분야에서 국내1호, 세계1호라는 타이틀로 유명하신데요. 현재 관련 분야의 인지증강 기술은 국내 및 해외동향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알파고 이후로 워낙 AI 열풍이 불어서, AI를 연구하시는 분은 조금 어떨지 모르겠지만, AI라는 건 도구(Tool)에요. 딥 러닝이라는 것은 이때까지 AI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파라미터의 웨이팅을 조절하는 방법을 뒤에서 여러 단, 즉 멀티 단이 많아질 때, 이걸 어떻게 끝까지 영향을 깊이 주느냐는 이 알고리즘이 새로 나왔다는 것이에요. 요즘은 보시면, AI Tool들은 거의 오픈인데, 문제는 AI의 핵심은 데이터에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좋은 데이터, 양질의 데이터로 학습해서 제대로 된 것이 나오느냐. 아무리 AI라도 데이터를 엉터리로 넣으면 엉터리가 나와요. 그래서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편이고. AI도 지금 국내외적으로도 관심이 있는 것은 인지 증강형 로봇. 로봇이 장애인을 움직이는 것을 보세요. 이런 인지 증강이라는 게 주로 무엇인가 하면, 신체적인 운동에 관한 것이에요. 아직 잘 안 되어 있는 것이 감정입니다. 우리 소름 센서도 세계 최초였고요. 소름으로 감정을 알아내겠다는 것을 우리가 맨 먼저 엉뚱하게 한 것이에요. 그리고 피부 경도로 추위, 더위를 안다는 것, 그것도 우리가 제일 처음이에요. 이게 무엇인가 하면, 감정에 관한 영역은 우리가 아주 일찍부터 연구 했어요. 우리는 8년 전부터 감정을 연구했습니다. 외국도 감정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지금 AI는 인간의 ‘신체적’ 건강에 관한 것, IBM에서 하는 왓슨연구소에서 하는 암 진단기기, 이런 것은 주로 많이 되어 있는 것이 영상분야입니다. 고양이냐 개냐? 혹은 암이냐 아니냐? 이런 영상적인 판단, 영상신호에 대한 AI 연구가 많고요. 인지증강이라는 것은 ‘신체적 결함’ 중 무엇을 극복하느냐가 많이 있었고요. 저희처럼 ‘감정’을 연구하는 것은 저같이 이상한 사람(?)만 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더 많이 연구되겠죠. 현대인들의 업종 부분에서 서비스직이 점점 늘어나고 지금도 은행, 홈쇼핑 등 콜센터의 감정노동자가 아주 많아요. 지금 이것을 보고 있는 학생들도 그렇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습 스트레스도 심해요. 그것들을 어떻게 관리할 거예요?

    치매 환자의 한 40%가 우울증이 된다는 것 아세요? 치매에 걸려서 기억은 못 하고 있지만, 그 사람들도 우울해서 정신적으로 행복하지 못한 것을 느껴요. 그러니까 신체적인 결함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정신적으로 어떻게 더 건강하고 행복 하느냐도 생각해야지요. 대학에서 연구개발을 해보면, 지금 있는 것을 조금 더 개선하는 것은 회사들이 더 잘해요. 그러고 기본적으로 내 학생들은 앞으로 5년 후에 직장을 잡고 사회에 나갈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대학은 최소한 3년에서 5년은 앞서서 가르쳐 줘야 해요. 그래야 그 학생이 잘되는 것입니다. 대학은 교수가 훌륭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잘되는 것이 좋은 대학이에요. 우수한 학생과 졸업생이 그 대학의 수준을 좌우한다고 보면 돼요.


    6. 기계전공을 쭉 전공해오셨는데 인공지능 쪽으로 가셨잖아요. 앞에서도 잠시 나왔지만 그런 학우들도 꽤 많습니다. 기계전공을 했지만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정말 많거든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를 하고 또 관심을 가져야 할지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미래를 보려고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과거만 알고 있어요. 제가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 MEMS(초소형 정밀기계기술)를 연구하고, 지금 바이오로 왔다가 뇌에 왔다가 감정까지 오는 걸 저도 생각 못 했어요. 저도 첨부터 이것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생각하던 바를 따라 오다가 이렇게 된 것이에요. 결과론적이고, 지금 학생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나올지 인공감성이 나올지 모르는 시대에 사는 사람들 아니에요? 아까 얘기했듯이 인공지능은 Tool이거든요. 인공지능을 하려면 수학을 좀 더 알면 돼요. 공업 수학에서 배우는 것이 대수기하, 적분과 미적분 만 알면 되지요. 행렬의 곱, 행렬의 역, 그리고 웨이팅, 적분과 미분, 함수와 대수기하 등을 알면 AI Tool을 얼마든지 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인공지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인공지능으로 뭘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MEMS로 뭘 할 수 있고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거죠. 그래서 자기가 MEMS를 잘하면 그걸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아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도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구의 기능과 가치가 중요한 거예요. 똑같은 기술이라도 이렇게 쓸 수도 있고, 저렇게 쓸 수도 있는 것이에요. 뭐가 큰 기술이고 중요한 기술일까요? 기술의 중요도와 크기는 적용의 가치 창출에 있는 것으로 기술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에요.


    7. 계기가 있으실 것 같은데 어떤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은 제가 제일 처음 기계공학을 하고 전산학을 했어요. 수치해석 쪽으로 연구한 거죠. 수치해석을 할 때는 국산 포니 자동차의 충돌이나 전복이 되었을 때 차체가 얼마나 단단할까 이것을 분석하는 일을 했어요. 이것을 전산으로 분석하는 거죠. 이걸 하다 보니까 자동차는 뼈대와 껍질만 기계고, 전부 전자장치로 움직이는 거예요. 자동차를 이해하려면 전자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도무지 자동차의 반밖에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전자를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박사과정으로 버클리를 갔어요. 버클리가 전자를 되게 잘하는 학교거든요. 그래서 전자를 부전공으로 한 거예요. 공부하러 갔는데, 기계 전자를 한꺼번에 칩으로 같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때는 MEMS라는 말도 없고, 그냥 Micromechanics 라고 부르기도 하고 통일된 용어도 없었어요. 근데 그걸 한다니까 저는 기계와 전자를 다 하고 싶은데 이것을 하면 딱 맞잖아요. 그래서 한번 해 보겠다 해서 만든 것이 자동차 충돌 에어백 센서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자동차 충돌 감지용 가속도 센서를 개발해서 실제 차량 테스트까지 갔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떤 일이 생기냐면, 자동차가 얼마나 튼튼한지가 문제가 아니고, 충돌 시 사람이 얼마나 안 다치느냐만 측정하더라고요. 그러니 자동차 구조라는 것은 단단하게 만들면 안 되는 것이었어요. 적당히 찌그러져야 충격을 흡수해서 사람이 다치지 않는데 이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자동차의 충돌 안전성 같으면 차를 튼튼하게 만들려고만 하죠. 그게 아니라는 거죠. 에어컨 만드는 사람이 기온과 습도를 조절하듯이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들도 자동차의 차체 강도만 생각하는 데, 그 보다는 사람을 생각해야죠. 결국은 사람이 안 다치게 만들면 차는 다 망가져도 괜찮아요. 사람이 안 다치면 안전한 자동차에요. 그때 무엇을 느꼈냐면, ‘아 모든 기술과 기계는 사람을 위한 것이니까 사람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추위와 더위도 공기는 안 보고 사람을 보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에어컨도 사람을 위한 것이지 공기 온도를 위한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전산실에 컴퓨터가 과열될까 봐서 하는 에어컨도 있지만, 대체로 냉·난방기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요. 사람을 위한 것인데 왜 사람을 안 보고 공기만 보냐. 난 이 생각을 한 거죠. 아무리 온도를 정확하게 조절해도 사람이 덥고 추운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다. 사람 더운지 추운지를 보면 공기 온도는 잴 필요도 없고, 사람만 보고 더우면 시원한 바람 내고, 추우면 더운 바람 내면 된다 딱 그 생각을 한거에요.

    기존에 있는 제품을 싸게 만드는 것, 예를 들어 휴대전화기 액정을 내가 좀 더 싸게 만드는 것 등은 별로 학교에서 할 일이 아니더라고요. 회사에서 할 일이고 회사가 더 잘해요. 우리가 어떤 제조업을 했냐면, 싸게 많이 만들어서 물량을 늘려서 단가를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이것은 중국이 더 잘하는 거예요. 앞으로 기계도 무엇을 생각해야 하냐면 기계의 부가가치는 양을 늘려서 단가를 떨어뜨려서 경쟁력을 갖는 기계는 이제 끝이다. 단가와 관계없이 비싸게 받을 수 있는 기계를 연구해야 하는 거죠. 아까 얘기했듯이 스트레스 측정 센서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금방 베끼잖아요. 제일 마지막 세 번째, 앞서 특허도 이야기했지만, 특허를 다 피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신호를 가지고 스트레스가 얼마라는 걸 판정하는 그 기준과 방법이 돈이 된다는 거예요. 병원에 가서 스트레스 측정기를 보면 전극 몇 개밖에 없어요. 그런데 기계가 비싸요. 왜? 비싼 게 뭐지?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가격인 거예요. 그러면 이것은 원가가 10원이 들었지만 만 원을 받아도 팔리는 거예요. 기계에 어떤 콘텐츠를 넣어서 가격을 높여야지 양을 늘려서 가격을 떨어뜨려서 이윤을 내는 기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8. 제일 생각나는 제자나 기억나는 협력자가 있으신지요?

    생각나는 제자는 많죠. 보통 교수들이 두 가지 부류의 제자들이 많이 생각이 나요. 하나는 교수의 속을 되게 썩이는 학생, 아니면 아주 모범적이고 가만히 둬도 잘하는 학생. 이렇게 두 부류의 제자들이 기억에 남는데, 교수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애먹이고 이러면 미워요. 근데 지나고 나면 참 이상한 게, 부모가 되어보면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어요. 지나고 보면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아주 애를 많이 먹인 사람이 더 생각나요. 지금도 1년에 한 번씩 홈커밍 행사를 해서 모든 제자가 다 모여요. 1년에 한 번씩 가족들도 데리고 와서 모입니다.

    저는 연구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예를 들어 자동차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자동차 안전도는 자동차가 안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안 다치게 하는 것이다. 이러면서 깨달은 거죠. 주위에 같이 만나서 서로 의논하고 차 마시고 하는 사람들이 연구소에서 있는 친구들도 있고 산업체에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산업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 기업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뭐가 힘든지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어요. 미래는 아까 이야기했듯이, 대학은 학생들이 미래에 일할 사람들이라서 앞서서 가르쳐 줘야 해요. 제가 생물학을 몰랐잖아요. 그러면 연구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생물학을 제가 공부하는 거예요. 의학을 모르면 의학저널도 보고 의학공부도 해야 하거든요. 아니면 잘하는 사람들을 불러서 학생들을 서로 공동지도하든지요. 그러니까 융합은 융합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융합이냐는 거죠. 암에 대해서 연구를 하면 의사와 암센터하고 연구해야 하는 거고, 감정을 연구하면 신경정신과와연구해야 하는 거지요. 각기 다른 영역과 자기가 융합한다는 것이지, 내가 넓게 안다는 것 만 융합이 아니에요. 넓게 고만고만하게 알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에요.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죠. 많이 아는데 잘하는 게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융합이라는 것은 자기가 어느 정도- 기계 같으면 기계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암의 연구라든지 감정의 연구에서 저같이 기계적인 방법으로 물리적인 신호를 보는 사람이 드문 거예요. AI 하는 사람은 대부분 전산학 하는 사람들일 거고. 암 연구하는 사람들은 생물 아니면 의학 하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 중에서 물리적인 신호를 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거죠.


    9. 후배 분들이 이 분야에 연구를 하고 싶어 하는 분들도 꽤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분야를 알고 연구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요. 학생들이 AI나 우리가 하는 암 연구라든지, 감정연구를 하려면 뭘 공부하면 될까 하는 것은 잘 모르는 사람이 묻는 것이에요. 잘 모르면 섣불리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알고 나서 질문을 하는 것이 맞고요. 그다음에 어느 정도 알았으면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뭔가 자기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좀 진지한 사람들이에요. 무엇을 할까요? 라는 것은 자기도 별로 적극적인 생각이 없이 하는 질문이고, 어떻게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10. ‘이것이 이공계다’라는 책을 출간을 하셨는데 금방 해주신 말씀도 이 책안에 들어있을 것 같은데 이 책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3년 전에 출판사에서 이공계 진로서적을 써달라고 요청이 왔었어요. 연구재단에 과학기술 앰배서더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가 초기부터 계속 강연을 나가고 있거든요.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에요. 그 강연에 가보면 학생들이 ‘내 꿈이 뭔지를 찾는 게 꿈이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러니까 꿈을 찾는 법, 진로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학생들이 궁금해 하더라고요. 출판사에서는 지금까지 진로 관련 서적은 대학입시 가이드밖에 없어서 대부분이 어느 대학 어느 과에 가려면 어떤 스펙을 쌓아야 하고, 미래의 유망분야나 10대 분야 소개 또는 전문분야의 소개가 대부분이었다 합니다. 즉 현재 무엇이 있는지는 알겠는데 그럼 미래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나오는 것이죠. 이건 어떻게 관한 문제에요.

    이 책을 보면, 대학원생들은 교수님과 논문토픽 이야기하잖아요. 대학원생들은 논문토픽을 뭘 잡을 것인지 이야기를 하죠. 기존의 진로 서적은 대부분 직업적인 학과 소개, 입시 교육 지도책이라서, 그것이 아니라 이공계에서 진로를 찾고 선택하는 법을 써 달라고 하던데, 제가 그런 능력이 없잖아요. 학생들이 워낙 생각이 다양하고 전공이 다양한데, 이게 꼭 기계공학을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넓은 이공계에서 내가 어떻게 진로 지도를 할 수 있겠나 싶어 못하겠다고 했더니, 출판사에서 그럼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무슨 문제를 만나고 그 문제에서 어떻게 풀었고 무슨 결정을 했으며 그 결정한 이유와 어떻게 했는지를 적고 나서 그것을 보고 독자들이 유추하게 하자고 해서 이 책 방향이 바뀌게 된 것이에요.

    중요 쟁점은 제가 살아온 길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요소마다 사람마다 길이 다르니까 요소마다 결정하는데 어떤 고려를 했나, 왜 그런 결정을 했냐, 이게 핵심이에요. 그렇게 쭉 적은 것입니다. 책 제목이 ‘이것이 이공계다’인데 사실 제목하고 내용과 조금 안 맞아요. 제목은 아주 크고 거창하지만, 내용은 매우 소소하고 미약해요. 이책은 대학원생이 보는 게 나을 거예요. 이공계를 걷는 사람이나 현재 연구를 하는 사람요. 왜냐하면 제가 30년 동안의 연구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적은 것이거든요. 책 안을 보면 왜 암 연구를 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해서 감정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감정연구에서 나오는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등 제가 실제 겪은 근본적인 문제들과 이를 풀게 된 동기와 생각 그리고 왜 하필 그 많은 질병 중에서 암 연구를 택했는지 그 이유도 들어 있어요.


    오늘 인터뷰에서 하지못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는 책이니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장시간 인터뷰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다음 좋은 기회에 만나 뵙도록 하겠습니다.
     
    • 페이스북아이콘
    • 트위터 아이콘

    전체댓글 2

    사용자 프로필 이미지
    |2018.11.06
    교수님의 인품에 대해 너무 감동받았습니다.
    댓글 입력란
    프로필 이미지
    0/500자
    사용자 프로필 이미지
    |2018.10.10
    기계공학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인간이 먼저라는 말이 적용이 되는거 같습니다. 수치적인 온도와 습도보다는 인간의 감정(?)에 맞추는 기술이 더욱 더 필요해 지는 오늘인거 같습니다. 또한 기계에 어떤 콘텐츠를 넣어서 가격을 높여야지 양을 늘려서 가격을 떨어뜨려서 이윤을 내는 는 정말 이제 아닌거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유익한 인터뷰인거 같습니다.
    댓글 입력란
    프로필 이미지
    0/500자
    댓글 입력란
    프로필 이미지
    0/500자

    서브 사이드

    서브 우측상단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