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순간부터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구직은 포기했다. 하긴 설사 계약직 구직에 성공하더라도 아르바이트나 계약직인 이상 단순 반복 작업에 그칠 뿐, 개인적으로 흥미나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또, 더 나아가 운 좋게 정규직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내 삶이 행복해질 것 같지는 않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국내 청년 실업자 중 ’쉬었음’ 인구가 지난해 기준 30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일제히 ’니트족’이라 불렀다. 니트족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란다.

즉, 구직 의욕이 전혀 없이 고용, 교육, 직업훈련 상태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채 집안에서 쉬는 청년층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니 일반적 의미에서의 구직을 포기한

니트족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니트족을 ’사회문제’, 또는 ’문제아’로 여기는 인식인 것이다.

집안에서 쉬고 있는 청년층을 니트족이라 부르지 말라고. 우리는 고용·학교·직업 훈련 상태에 ’소속되지 못한 비정상인’이 아니라, 대안이 없는 현 시대를 보이콧하고, 현 체제에 균열을 내며 가장 선두에서 대안사회를 맞이할 주체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