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학위를 취득한 직후의 포닥 시절은 연구자의 생애주기 중 가장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는 시기로 꼽힌다. 1990~2015년 과학 부문 노벨상 수상자 182명이 해당 연구 결과를 발표한 시점이 평균 39세라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을 떠나는 건 교수만이 아니다. 대학 연구실에서 교수와 대학원생 사이를 잇는 ’허리’인 박사후연구원(포닥)들도 국내에선 설 자리가 없다. 1년 전 서울대에서 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미국에서 포닥을 시작한 김모씨(30)는 국내에선 교수 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샌프란시스코를 떠도는 한국인 포닥만 5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연구자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4~5년간 포닥이나 조교수로 생활한 뒤 마흔이 다 돼서야 귀국한다. 국내 대학 대부분이 임용 기준으로 일정량 이상의 연구실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교수신문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학 신규임용 교수의 평균 연령은 43.6세다. 김성근 서울대 자연대 학장은 해외 연구자들은 늦어도 30대 초반이면 교수로 임용돼 독자적인 연구를 시작하는 반면 한국은 연구력이 가장 왕성할 때 외국 대학에서 보내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돌아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