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건설업계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층간소음 저감을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트에 자체 개발한 자재나, 층별 설계구조를 변경하는 등의 특화 설계를 적용시키고 있는데요.
벽식 구조 아파트의 층간소음에 대응하기 위해 바닥 두께를 증가시키는 방안은 실제로는 작은 면적의 실에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고, 바닥 이외의 부재에서 전달되는 소음의 기여율 비중도 상당히 크기 때문에 바닥에만 집중한 현재의 방법은 매우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합니다.


공동주택의 바닥은 각 층간의 바닥 충격음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구조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 14조 3항) 바닥 충격음이 경량 충격음은 58dB, 중량충격음은 50dB이하가 되도록 고시하고 있는데요.

바닥 충격음에 의한 피해는 소음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공간의 주변 구조물이 충격원(이웃집)에 의해 떨리고, 이것이 피해자가 있는 공간의 공기를 진동시킴으로써 발생하는데, 이러한 구조를 통한 전달 중 충격이 직접 가해진 구조체를 통한 전달을 직접전달(Direct transmission)이라고 하고 이외의 구조체를 통해 전달되는 것을 간접전달(Flanking transmission)이라고 합니다.

아파트에서 위층의 소음이 아래층으로 들리는 현상은 직접전달의 영향이 클 것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 중 가장 많은 부분이 위층에서의 소음 때문에 발생할 만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기존 연구가 이 직접전달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층간소음 관련 민원을 살펴보면 전체 민원의 약 20% 정도는 위층에서의 소음 때문이 아니라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건축과 연구소에서는 바닥 충격음에 대한 부재별 영향 정도를 파악하였으며, 이를 통해 층간소음 저감구조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간접전달에 의한 비중 파악을 위해 아파트의 한 방을 기준으로 실을 둘러싼 각 면의 진동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부재별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위) 충격원실, 뱅머신 타격/(아래) 수음실, 소음진동 측정 (이미지 출처: 기계·건설공학연구정보센터)

분석 결과 부위별 진동량의 크기가 바닥>천장=벽으로 나타났는데요.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천장과 바닥은 같은 슬래브임에도 바닥이 크게 진동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아파트의 바닥은 직접전달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알려진 뜬 바닥 구조의 형태로 시공됩니다. 그런데 간접전달의 측면에서는 이 형태는 골조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워 실내 소음의 기여도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측정결과를 정리하면, 층간소음은 뜬 바닥층, 비내력벽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재들의 진동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뜬 바닥 구조 단면 (이미지 출처: 기계·건설공학연구정보센터)

이에 서울대 연구팀은 직접전달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뜬 바닥 구조보다는 효과적인 이중건식바닥구조 형태를, 간접전달에 대한 대응으로 골조로의 접근법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타 건축유형보다도 경제성에 굉장히 민감한 건축유형입니다. 현재의 뜬 바닥 구조가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이유 역시 경제적으로 상당히 최적화가 이루어진 형태이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때문에 이 틀에서 많이 벗어나는 형태는 당연히 공사비 측면에서 건설사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 연구진은 바닥구조에 있어서 기존 습식공법을 건식공법으로 대체하고 이를 통한 공기 단축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건설사가 감당 가능한 초기공사비 증가분을 측정하고자 하였으며, 기존 습식바닥공법이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오면서 공정관리 측면에서도 많이 최적화가 되어있기 때문에, 단순히 공법 변화를 통한 공기 단축이 아니라 TACT와 같은 공정관리 측면에서의 공기 단축 기법과 함께 고려해야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사비, 실제 현장시공 등을 통해 하자발생 가능성, 시방서의 개선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층간소음 문제를 개선한 완전 건식 바닥공법은 교체·수선·철거의 용이성에 따른 리모델링 혹은 아파트의 장수명화 등의 측면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 문제는 공동주택의 확산 및 도시화와 함께 대두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해당 분야 연구의 시발점은 도시화가 빠르게 이루어진 영국 등 유럽 선진국들이고, 많은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바닥 충격음 중에서도 중량충격음의 문제는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한국, 일본 등 동양 문화권에서 먼저 제기되었습니다. 주거환경의 질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서구에서도 최근에는 이 문제에 관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동주택 주거비율이 높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아파트의 차음 수준도 매우 높습니다. 이는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힘든 문제지만, 이 분야에 관한 연구를 하기에는 역설적으로 좋은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연구를 계속한다면 건축산업의 측면에서 한국이 기술을 선도하는 분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내용은 MATERIC(www.materic.or.kr)에서 제공받은 연재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인용 출처: http://www.materic.or.kr/community/mterview/content.asp?f_id=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