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 히어로’에 주인공 히로의 마이크로봇을 기억하시나요?
자석으로 만들어진 매우 작은 로봇으로 수많은 로봇이 조종자의 명령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며 서로 달라붙고 떨어집니다. 이 로봇을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원하는 대로 모양을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바로 ’다중 로봇 시스템(Multi-Robot System)’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마이크로봇은 매우 작은 로봇들을 집합시켜 생각하는 대로 조종하는 것이고, 다중 로봇 시스템은 이미 존재하는 로봇을 시스템을 통해 조종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긴 하지만 시스템을 통해 많은 로봇을 제어한다는 점에선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수많은 로봇을 제어하는 기술 정도지만 향후에는 정말 마이크로봇이 개발될지 누가 알겠어요?



영화 빅 히어로(Big Hero 6) 중

다중 로봇 시스템은 로봇들의 협조적인 작업수행 계획 및 실행을 통해 여러 곳에 분산된 작업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합니다. 특히 Multi-Robot Task Allocation 문제는 각각의 로봇을 어떤 작업에 할당하여야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을지 혹은 최소의 비용이 필요할지를 다룹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의 자동화된 창고에서 수십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수백 대의 로봇을 운용할 때에 어떤 로봇을 창고의 어떤 부분으로 보낼지, 충전이 필요한 로봇을 어떤 충전 장치로 할당할지 등의 문제는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발생합니다. 소수의 로봇을 운용하는 경우에는 휴리스틱(Heuristic) 한 방식으로도 효율적인 해를 찾을 수 있겠지만 시스템의 규모가 크고 불확실성이 큰 동적 환경에서는 다항 시간 내에 근사치가 일정 범위 내에 수렴하는 해를 찾는 알고리즘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남창주 연구원은 박사과정 연구 중 작업수행의 최적화에 이용되는 비용/효용을 비결정성 표현방식을 통해 모델링하여 로봇 및 환경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반영하였고 그 표현방식을 이용해 계산적으로 부담이 적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의 로봇 기술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일관된 성능과 정밀도를 보여주는 분야도 많지만 전반적인 상황인지 능력은 아직 인간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따라서 로봇 시스템의 장기 운용 시에 새로운 미션으로의 전환, 환경적 변화에 따른 운용방식의 변경 등을 적시에 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간 오퍼레이터가 감시제어를 통해 그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의 규모가 로봇 수십 대 이상으로 커지게 되면 인간의 인지적 부하가 과도하게 상승하여 한 명의 오퍼레이터가 각각의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일일이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웜 로봇의 창발적 행동(예 : Flocking, Rendezvous, Dispersion)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십 대의 드론이 이동할 때에 각각의 로봇이 협조적 경로계획을 통해 이동한다면 오퍼레이터는 이 로봇들이 정해진 경로를 잘 따라가며 충돌을 일으키진 않는지 지속해서 모니터해야 하고 이에 따라 인지 부하가 과도하게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로봇들 간의 지역적인 상호작용을 이용한 flocking 알고리즘을 이용한다면 오퍼레이터는 전체 로봇들을 하나의 개체로 간주하고 낮은 인지 부하를 유지하며 감시제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퍼레이터가 임무 수행 중에 다른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어 시스템의 전체 효율성을 높여줍니다.



Flocking behavior를 수행 중인 Turtlebot과 CUDA Swam Simulator 속 로봇들 (이미지 출처: 기계·건설공학연구정보센터)

인간 오퍼레이터의 포함은 시스템의 성능을 높여줄 수도 있지만 숙련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성능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오퍼레이터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스템에서 지속적으로 오퍼레이터의 인지적 상태를 모니터하고 그것에 맞게 적응적 행동을 보여야(로봇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의 효율적 제공, 로봇의 작업수행 모드 변경 등) 오퍼레이터의 오판을 최소화하고 시스템의 성능을 올릴 수 있습니다.

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Robotics Institute에서는 현재 다중 로봇 시스템과 스웜 로봇 시스템의 제어, 인간-로봇 상호작용, 다수의 로봇을 이용한 농작물 모니터링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인간의 인지적 상태(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인지적 부하 등)를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연구를 통해 로봇의 적응적 행동과 효과적인 인터페이스의 개발을 통해 로봇들이 인간의 인지 상태에 적응하며 인간도 로봇 시스템의 변화에 적응해가는 Co-Adaptive System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로봇에 대해 생각해보면 많은 로봇을 운용하는 부분보다는 로봇 개개인에 대해서만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향후 자율(autonomous) 로봇과 다수 로봇의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가까운 미래의 물류창고에의 로봇 활용부터 먼 미래에 경찰과 같이 다수의 로봇을 제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다중로봇시스템은 필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본 내용은 MATERIC(www.materic.or.kr)에서 제공받은 연재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였습니다.
인용 출처: http://www.materic.or.kr/community/rising_mterview/content.asp?f_id=34 page=2